토요일 하루 뒹굴거리니 일요일에는 근질거려 늦으막히 나섰습니다.
온나라가 가뭄으로 난리가 났는데 방동저수지에는 물이 찰랑찰랑합니다.
여기를 올라보면 확인이 되겠죠. 보만에서 얼마나 무리를 했는지...
소나무터널을 지나며 보니까, 햇빛 잘받은 나무는 많이 컸는데 옆나무에 가려서 햇빛을 못받은 나무는 크지 못하거나 죽었더군요.
오늘도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전에 친구들과 함께왔을 때를 생각하며 찍었습니다. 그런데 저 나무아래에서 일이 벌어졌습니다.
건너와서 점심 때우려고 그 나무 그늘이 진 이바위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술 한 잔 따라놓고 떡 하나 집으려는데, 등뒤에서 "툭"소리가 났습니다.
툭?
뭐 떨어질 게 없는데...
그러면서 옆 바위에 올려놨던 배낭의 어깨주머니를 만져봤습니다.
그랬더니 '아이쿠두야!!"
휴대폰이 없습니다.
얼른 뒤돌아서 절벽 밑을 살펴보니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모자 벗어놓고 썬글라스 벗고 조심조심 나뭇가지, 바위 모서리 잡으며 바위 아래 절벽을 기어내려갔습니다.
첫째 턱에 물론 없고 둘째 턱으로 또 겨우 내려가서 봐도 없고, 셋째, 넷째 마지막 턱까지 아슬아슬 내려가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주 저 아래 골짜기로 떨어졌나? 누가 전화 한통 해주면 금방 알 수 있을텐데... 그놈에 대출 전화 안오나?
온갖 생각하며 아무리 둘러보고 내려다봐도 보이지 않아, 위로 올라가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전화 한통 부탁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다시 절벽을 기어올랐습니다.
이리저리 붙잡을 나무 찾으며 올라올 길 찾으며 겨우겨우 셋째턱 오르고 바위에 납작 붙어 둘째턱 오르는데 저쪽 풀포기 끝에 전화기가 걸려있는게 보였습니다.
우와!!!
로또보다 더 반가왔습니다.
얼른 옷에 문질러 닦고 살펴보니 깨지진 않았습니다.
조심 조심 또 조심 절벽을 기어올라와 전화기를 켜보니 트랭글도 살아있고요.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나서 아까 벌려논 송편을 안주 삼아 봉삼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바위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구봉정 앞에서 아까 고생했던 절벽을 바라봤습니다.
위치를 표시해 보면 이렇습니다.
관풍정 지나갑니다.
오늘 날씨가 이렇게 좋아 대전 풍경을 한눈에 담았습니다.
구봉산 끝자락에서 고리골쪽으로 내려갑니다.
고리골에 다 내려오니 그전 기억에 없는 고택이 보이는군요.
괴목과 신도비와 고택이 한데 어우러져 범상치 않습니다.
통정대부 파평윤씨 비석이군요.
庶尹은 조선시대 한성부와 평양부에 두었던 판관보다 위이고 좌우윤 보다 아래인 종사품 벼슬이랍니다.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고택이었습니다.
고택에서 괴곡동으로 가는 길가에는 이런 오리도 세워놨습니다.
언제 봐도 기품이 넘치는 명품 느티나무(괴목)입니다.
갑천을 건너가며 보니까 도슬비 잡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정림중, 수미초 지나 효자봉 들머리에 왔습니다.
효자봉입니다.
쟁기봉 통과합니다.
쟁기봉 들머리 철탑에서 안영교로 가지 않고 유등천 따라 귀가했습니다.
첫댓글 폰 얘긴 소설이네^^
꼼꼼한 이원이 수난 주말였네.
늘 안전 산행을~
아차 하는 순간에 절벽아래로 전화기가 없어졌을때 정말 아득했습니다.
그 속에 다 들었는데...
그래서 악착같이 찾으려 했던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