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너를 만나다!
<스토너 /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김승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스토너-이 소설을 향한 문단의 찬사를 듣고 관심 기울여 읽었다. 역시 이야기 솜씨가 훌륭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196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50년 만에 부활한 수상작가 존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라 한다. 세계의 출판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이 고전소설은 조용하고 절망적인 생애에 관한 소박한 이야기, 슬프고 아름다운, 고귀한 실패를 엮은 이야기다. 고독을 견디며 자신만의 길을 걷는 한 남자의 생애와 그 인생을 진실하고 강렬하게 펼쳐 보이는 깊이 있는 소설이다.
특이한 문장의 표현과 이색적인 언어의 표현으로 주인공 스토너의 모습을 그렸다. 키 크고 깡마르고 구부정한 시골 농부의 아들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농과 대학에 입학하여 4년 동안 좁은 방에서 하루 몇 시간씩 농장 일을 해가며 학사 학위를 받는다. 다시 3년을 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하여 영문학 강사가 되고, 석사와 박사의 길과 미주리 대학의 인기 있는 교수가 된다. 결혼도 한다. ‘이디스’라는 미모의 여성인 무남독녀와의 만남이다. 그 배우자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 겉은 아름다웠지만 평생토록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딸을 낳았다. 그 딸도 행복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딸과 아버지를 분리시키는 가정 분위기는 애처로웠다.
대학교에 입학한 딸 그레이스는 가정이 싫어 집을 탈출하려고 고의적인 수단으로 임신을 한다. 결혼시킨 학생 사위는 전쟁에 나가 전사한다. 아들을 낳았지만 시가집에 맡기고 술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고향의 부모님은 17년의 세월이 흘러 세상을 떠나고 그 무덤 앞에서 허전해하며 인생은 땅의 점령을 받는 존재. 결국 땅의 무의미한 일부가 되고 마는 허무를 지독하게 느끼며 그 의식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고통과 자신이 분리되는 아픔을 느낀다. 바탕은 농부의 자식, 현실은 중년 교수였지만 그의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영국 르네상스 시대를 연구하며 고전과 중세시대까지 연구 확장의 꿈을 꾸었지만 직장에서의 대립이 있었고 가정 상황 모두가 그에게 무익하며 공허했다. 그러나 한 때 찾아온 비연, 사랑과 공부를 나누는 연인이 있었다. 첫 사랑 같은 제자 캐서린 드리스콜과의 만남은 지속되지 못할 사랑이라 캐서린 드리스콜이 떠남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병이 오고 종말의 날이 오고 있었다.
끌어 낼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여 평생에 못 이룬 꿈을 이루려 하였지만 마지막 버틸 수 있는 정년퇴직을 2년 앞두고 그는 병원에 눕게 되었다. 암 환자가 되어 수술을 받고 그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이 너무 슬프고 애잔하다. 고통과 즐거움이자 “현실로의 탈출”이라고 묘사했다. 책 한권을 매만지는 마지막 모습을 보고 그의 애착을 알았다. 우리 모두는 필연코 닥쳐오는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만져야 할까?...... 50년 만에 부활한 이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남성 “위대한 개츠비”도 연상하게 되었다.
스토너의 죽음의 묘사는 현대 문학이 따라갈 수 없는 뜻 깊은 것으로 길게 펼쳐진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에 크게 성공을 못해도, 인생의 마지막이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짠한 감동으로 남겨지는 소설이다. 존 윌리엄스는 귀한 것을 남겼다.
첫댓글 부산 월요 연구원 모임에서
귀한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와~~ 정동희권사님 글을 카페서 보다니 넘 좋아요^^
역시 글은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