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완전한 롯데맨이 된 듯하다. 느낌이 좋다.”
‘부산 사나이’가 된 정수근(26)이 처음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을 달렸다. 부산에서 진행 중인 팀 자율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12월 18일 처음으로 등번호 8번이 선명하게 새겨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을 돌았다. 11월 26일 입단식에서 ‘사진용’으로 유니폼을 입긴 했지만 제대로 롯데 복장을 갖추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옷을 입고 땀을 흘린 그는 “오래 입은 옷처럼 편안하다”면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첫 느낌을 전했다.
정수근에게 올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다. 11월 프리에이전트(FA) 사상 역대 최고액인 6년간 40억6000만원에 롯데로 옮긴 그는 지난 12월 11일에는 마음 한쪽에 어둡게 자리잡고 있던 일말의 불안감마저 모두 털어냈다.
지난 8월 오른쪽 허벅지 앞쪽 근육 파열로 고생했던 그는 12월 11일 서울의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X선 검사와 자기공명촬영(MRI) 결과 ‘100% 완전한 몸 상태’라는 전문가의 소견을 받았다. 다친 근육이 모두 아물어 운동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제 구도 부산에 야구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일만 남았다”며 의지를 다졌다. 부인 서정은씨와 아들 호준을 서울에 두고 부산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그는 요즘 사직구장 근처의 헬스클럽과 구장을 오가며 기초체력을 충실히 다지고 있다.
올해는 예전과 달리 방송 출연계획도 없다. 크리스마스와 연말도 조촐하게 가족과 보낼 예정이다. 새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훈련한 날, 그는 부산 시내의 한 미용실을 찾아 머리를 깎으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새 옷을 입고 깔끔하게 머리도 정돈하고 싶었다”며 “요즘처럼 팬들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낀 적은 없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야구를 잘 하는 것뿐”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