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각 제작사에 있습니다. 이미지의 사용이 저작권 법에 위배될 시에 사전통보 바라며 문제가 될 시에 삭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휴가인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난 후 몽롱해진 정신을 번쩍 들게 할 만한 영화를 보기 위해 오펀: 천사의 비밀을 선택하였다. 역시 여름에는 공포물이야~하면서 나름 보고 싶었던 영화였기에 기대를 만땅하고 들어갔는데 영화 시작한 후 20분부터 무서워서 나가고 싶다고 귀찮게 하는 친구 덕에 덩달아 더 무섭게 본 것 같다;;
또 내가 보자고 했던 영화이니만큼 가볍게 리뷰를 읽어보고 갔는데 리뷰에서 느껴지는 감성어린 호러스러움과 반전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을 갖고 봤는데 목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상영관이 작아서 그런지 여튼 객석은 거의 만석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조용한지...관객의 퀄리티? 아주 훌륭했음.)
셋째 아이를 사산한 기억으로 아이를 한 명 입양시키고 싶어하는 콜먼부부. 오랜 치료 끝에 고아원에서 둘째가 될 아이를 입양하게 된다.
아이는 참 예쁘게 생겼는데 왠지 모를 편견같지만 그래서 더욱 공포스러움은 배가 되는 듯하다.
이 영화는 신출귀몰하는 이 아이의 섬뜩한 무표정과 음향효과로 아주 사람 못살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존의 공포 영화가 어떤 음향효과와 함께 공포물을 등장시켰다면 이 영화는 음향효과로 사람 무섭게 하면서도 정작 그 때는 무서운 것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놀란 가슴 좀 진정시키려고 하면 그 때 다시 한 번 쐐기를 박는 연출을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긴장감을 놓기 힘들다. 다양한 요소로 사람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영화.
피아노도 수준급이고 그림도 수준급이고 무엇보다 사람다루는 기술이 수준급이라 그 아이의 천사같은 미소와 아이답지 않은 성숙함에 다들넘어가는 '꼴'을 보며 가끔 답답함에 이 @#$#^#$%&%!!라고 소리칠 뻔한 적도 있으나 잘 참았다.
청각 장애 아동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막내 맥스.
예전에 무언의 목격자 (Mute Witness)란 영화에서도 말 못하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엄청 답답한 기분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말을 못하는데서 오는 공포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게 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가 곁에 있지만 아이들은 에스터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말도 못하고 항상 죽을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러한 경우 역시 우리 사회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얼마나 무능력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비약이 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정말 그렇다. really!)
이 영화를 보면 잔인한 장면이 몇 가지 나오는데 정말 눈 뜨고는 제대로 봐주기 힘들다. 어디서 저런 애를 캐스팅 했는지 진짜 연기 잘 하더라.
엄마보다 아빠에게 유난히 애착을 갖고 가식적인 모습으로 아빠를 이용하는 에스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마디 안하고 조용하던 관객들이 everybody 쓰러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영화를 보면 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믿기 힘들었던 점은 왜? 몇 년 동안 같이 산 서로를 못 믿고 새로 온 아이의 말을 믿어서 (물론 그 아이의 말을 믿는다기보다는 아이가 어떻게?라는 심증에서 시작되는 거겠지만) 화목했던 가정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느냐는 말인데 그냥 역시 같이 사는 사람들한테는 더욱 신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영화평의 묘미는 항상 이런 쌩뚱맞음에 있지. 음핫핫핫!!;;)
아 그리고 끝에 가서 경찰들이 오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경찰들이 아니라 주인공 아줌마의 몫이라는 거. 여튼 공포영화에서 거진 무능력하게 나오는 공권력의 현실과 비교되는 리얼리티 존재감은 정말 짱난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같은 집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공포를 그것도 9살짜리 애가 보여줌으로써 재밌고도 긴장감있게 볼 수 었었다.
게다가 영화 시작 전에는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영화보다가 추워서 기절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에어컨이 나온다는 사실도 깜빡 잊을만큼 영화에 몰입해서 보았던 것 같다. 역시 여름엔 액션 아니면 공포가 짱이다!
중간중간 엄마가 아이의 악마스러움을 발견하고 열받음을 주체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강 싸대기?를 날리는 장면이 있는데 완전 통쾌하다. 하지만 병원관계자가 와서 붙잡는 통에 한 번밖에 못때렸다;;
포스팅 할 걸 생각하니 다시 공포스러워져서 살짝 걱정했는데 실재로 1997년생의 12살인 주인공을 보니 역시 아이구나 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ㅎㅎ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위의 미소와는 180도 다른 영화 속 에스터.
오펀: 천사의 비밀을 보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는데 맥컬리 컬킨 주연의 영화(지금 찾아보니 반지의 제왕:일라이저 우드도 나왔네) 좋은 아들(영화 제목은 기억이 안났는데 찾고 보니 제목이 완전 정직하다;;)이다.
이 영화도 꽤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데 여기서도 맥컬리 컬킨이 완전 악마로 나오지. 그래서 여기도 반전이 있다면 나중에 절벽에 매달린 2명의 아이들을 놓고 맥컬리 컬킨의 친엄마가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데 결국 살려달라는 친아들의 아이스러움?에 속지 않고 일라이저 우드를 구하는 장면이 있다.
오펀: 천사의 비밀에서도 마지막 장면이 에스터가 얼음 물속에서 죽을 지경이 되어 엄마에게 살려달라고 얘기하지만 "I'm not your f***ing mother!!"과 함께 멋진 Back 발차기로 에스터는 얼음 물속으로 슝슝슝~
하여튼 좀 미안하긴 하지만(왜?) 올 여름에는 제대로 된 한국 공포 영화가 안 나와서 오펀: 천사의 비밀을 봐주었는데 정말 친구들한테 강추라고 문자 보낼 정도로 재밌게 봤고 또 그래서 두려움을 감수한 포스팅을 무사히 마쳤다.
요즘은 일주일만 지나서 인기없으면 바로 막 내리던데 아직도 상영하는 곳이 있다면 늦은 여름(이제 거의 가을) 늦은 공포를 맛 보아도 괜찮을 듯 싶다.
|
출처: 글쓰는 스타일리스트 무뇽이네 집 원문보기 글쓴이: Style Motiv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