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청석 임병식]

한솥밥

임병식

어제 저녁에는 여수문인협회 새 집행부가 선출된 후 첫 모임이 있었다.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였는데 회원들은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였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문득 ‘한솥밥’을 떠올렸다.

한솥밥이 무엇인가. 같은 솥에서 푼 밥을 말한다. 한데, 이 어휘를 관용어로 ‘한솥밥을 먹다’라고 하면 한 조직 안에서 여러 사람이 어떤 목적, 아니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그려진다.

여기서 연상어로 떠오르는 말은 식구이다. 식구의 한자는 ‘食口’이다. 밥을 먹는 입인데 이 글자를 파자해보면 한 지붕아래서 함께 밥 먹는 모습이 그려진다.

농경문화 속 예전 우리의 모습은 대 가족이 함께 모여서  밥을 먹었다. 사람이 바로 일력이니 일손을 모으자면 그게 불가피했다.

그런 끈끈한 유대의식 때문인지 나는 어디를 가자면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마음 편하다. 엊그제는 어렸을 적 한솥밥을 먹고 살았던 조카를 대동하고 지리산 자락을 둘러보고 왔다. 문척 다리를 지나면서 조카가 옆 산을 건너다보며 말했다.

“저 사성암 올라가 보셨어요?”

“아직 못가봤다.”

대답하니 바로 그곳으로 안내를 하였다. 둘러본 소감은 ‘이곳을 와보지 않았다면 엄청 후회할 뻔 했다’였다. 그만큼 비경이 인상적이고 좋았다.

아무튼 모임을 갖던 그날 한솥밥 먹는  식구같은 회원들의 식사자리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회장이 문득 발언을 하였다.

“많이 오실 줄 알고 넉넉하니 식사를 시켰더니  많이 남게 생겼네요. 식비는 주문한 대로 내야 된답니다.”

그러자 한 회원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가 모두 가져가야지요”

해서 이날 식사를 마치고 모두 갈비탕 한 그릇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내 70평생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앞으로도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한다. 특별히 이날은 한솥밥의 의미가 확장되어서 집으로까지 이어진 날이라고나  할까. (2024)

[人山 이희순]

한솥밥..어느덧 그리운 단어로 기록되었군요. 식구라는 말이 '가족'보다 더 정겹게 다가오는 까닭을 굳이 돌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세상에 살면서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밥을 먹고 뜻을 같이 하는 인연의 귀함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청석 임병식]

식사를 마치고 싸둔 갈비탕을 들고 집에 왔네요. 내 생애 처음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회원들이 웃으며 헤어지는 모습이 꼭 갈비탕만은 아니겠지만 더욱 밝아보였습니다.

[인제1 김권섭]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기대하지 안 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다면 기분이 좋지요!
모임식사를 하고 돌아 올 때 생각지도 못했던 갈비탕이 포장되어 받았다면 선물로 흐뭇하셨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청석 임병식]

그날의 모임은 즐거운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