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 만에 집사람과 서산의 롯데마트에 갔습니다. 어쩌다 가도 거의 평일에 주로 갔는데 토요일엔 정말 간만에였습니다. 평일의 수준을 생각하고 갔던 저희들은 적잖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차도 그리고 당연히 사람들로 많았습니다. 반대편에 이마트가 생겨서 롯데마트가 타격을 입을 줄 알았는데 잘 버티고 있다며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처럼 이마트는 좀 멀어서 사람들이 가지 않는 것 같다고 하며 지하 매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일단 헤어져서 필요한 것을 각자 사고 다시 만났는데 집사람이 수박 매장에 서 있는 것입니다.
수박은 두 종류였습니다. 만원에 살 수 있는 수박과 만 사천 원에 살 수 있는 수박. 당연히 집사람은 전자 편에 서 있으면서 저보고 고르라는 것입니다. 고르려고 하는데 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보통 큰 수박이 비싼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정말 싼 수박이 더 큰 것입니다. 그것도 눈에 확연히 구분이 될 정도로.......
처음엔 싸고 생각 외로 커서 사기로 결정을 했는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알 수 는 없고. 게다가 좀 더 비싼 수박은 거의 다 팔려 나가서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싼 수박은 팔려 나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돼 보였습니다. 수박이 크기만 하고 맛이 없나 했는데 수박을 소개하고 있는 명찰(?)을 보니 고당도라고 쓰여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비싼 수박은 별다른 설명이 없고....... 그 만큼 자신 있다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주저함 없이 더 비싼 수박을 사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마 비싼 이유가 있을 거야 하면서도 저희는 주저함 없이 싸지만 큰 수박을 사기로 했습니다. 제가 골라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것 큰 것 중에서 더 큰 것을 골라 보자는 마음으로 가장 커 보이는 것을 골랐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사택 거실에 있는 수박을 다시 한 번 봅니다. 지금 이 때에, 즉 아직 제철이 아닌 지금 저렇게 큰 수박이 만 원일 수가 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예전이면 큰 것 싸게 그리고 맛있으면 금상첨화지 하며 생각 없이 먹었을 텐데 요즘엔 과일이나 농산물이 너무 싼 것도 마음이 왠지 그렇습니다. 저렇게 큰 수박을 키위기 위해서 농부가 얼마나 애쓰셨을까? 저 수박은 제 값을 받고 팔리고 있는지 그리고 적당한 이익이 농부에까지 가는지....... 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낼 초원식구들이 저 수박을 쪼개서 함께 나눌 것입니다. 맛을 떠나 수박에 서며 있는 농부의 땀을 먼저 맛 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환경운동을 하시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너무 젊은 나이에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선배 목사님의 노래 제목이 생각이 납니다. ‘농부 하나님’
농부의 마음 그 이상으로 우리를 키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농부 하나님!
농부 하나님............. 얼마나 얼굴에 주름이 많으실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