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김태륭 칼럼] ‘풀뿌리 축구’ 디비전리그와 독립구단에 대하여
[김태륭 칼럼] ‘풀뿌리 축구’ 디비전리그와 독립구단에 대하여
<포포투>를 재 창간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바로 ‘풀뿌리 축구’다.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풀뿌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포포투>가 어떻게 하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까? 이런 고심을 하고 있는 가운데, ‘양천 TNT FC’의 김태륭 대표를 만났다. 풀뿌리 축구와 디비전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래서 이 칼럼이 시작됐다. 2030년 프로 진출을 노리고 있는 ‘양천 TNT FC’의 김태륭 대표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글 김태륭(양천 TNT FC 대표)
‘독립구단’
독립(獨立) :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구단(球團) : ‘야구, 축구, 농구 따위를 사업으로 하는 단체.
‘독립구단’의 사전적 의미는 해당 종목 협회의 관리와 통제 없이 스스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단체를 뜻한다. 이들은 프로에 실패했거나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들의 프로 입단을 최우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 산업에서 독립구단은 축구보다 야구 쪽이 익숙하지만, 몇 년 사이 축구계에도 독립구단의 활동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다만 축구와 야구 독립구단의 현황과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는데, 하부리그를 포함한 디비전 시스템의 존재가 핵심이다.
한국 성인축구는 전문 축구(K리그1~K4리그)와 동호인 축구(K5리그~K7리그)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 승강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대한축구협회는 2027년부터 프로와 세미프로,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성인 축구 승강제의 시행을 발표했다. 해외 선진 사례처럼 축구 저변 확대 및 전문축구와 동호인 축구의 연동 차원에서 디비전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승강제가 진행되지 않는 2부(K리그2)와 3부(K3리그) 그리고 4부(K4리그)와 5부(K5리그)에 산적한 문제들을 포함하여, 각 디비전 진입을 위한 클럽 라이선스 기준, 디비전 구단들을 위한 제도적 가이드라인 구축 등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 디비전 시스템은 대한축구협회의 핵심 사업이다. 지난 2017년 디비전리그 출범 이후 해마다 나아지고 있지만, 이제 막 한 사이클을 지났을 뿐이다. 지금 단계부터 모든 관계자들이 더 세밀하고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축구 독립구단은 디비전 시스템에 편승해야 한다.
이는 구단의 경쟁성, 소속성, 연속성, 상업성, 가치성, 장래성 등 구단의 존재와 연관이 있는 모든 핵심 요소를 고려한 주장이며 구단의 생존을 위한 제언이다.
첫 번째 ‘경쟁성’이다. 독립구단은 소속된 협회나 리그가 없기에 훈련과 연습경기로 팀 일정을 소화한다. 시즌 단위의 경기 일정이 아닌 주 단위로 일정이 결정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주기화 및 훈련 계획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일괄적인 선수단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상도 자주 발생한다. 디비전리그의 첫 단계인 7부(K7리그)는 연간 경기 수가 보통 5~8회로 적은 편이지만, 평일 연습경기와 공식경기를 병행한다는 점, 팀 전체에 승리와 승격이라는 목표가 부여되는 점이 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두 번째는 ‘소속성’이다. 팀 스포츠에서 선수의 소속감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독립구단 선수들이 팀에 갖는 소속감은 높지 않다. 마치 팀보다 아카데미처럼 개인의 필요에 따라 활동 시기를 결정하고, 선수와 선수의 마음가짐 또한 들쭉날쭉 하기 때문에 팀 구성원 사이에는 희생보다 개인을 위한 행동이 우선시 된다. 자연스럽게 팀 스포츠에 필수인 집단 응집력이 형성되기 어렵다. 이는 독립구단의 경기력이 일정하지 않은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세 번째는 ‘연속성’이다. 독립구단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선수가 무등록 상태다. 이는 소속성과 연관되는데 선수들은 해매다 두 차례 열리는 이적 기간이 아니라도 다양한 사유로 언제든 이탈이 가능하다. 축구단을 운영할 때, 다음에 대한 계획과 기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연속성이 없다면 해결하기 너무 어려운 문제다.
네 번째는 ‘상업성’이다. 독립구단의 재정은 대부분 선수들의 회비로 마련된다. 디비전에 속한 동호인 구단들도 마찬가지이나, 언급한 요소에 따라 디비전 구단이 독립구단보다 한 지역을 연고지로 설정하여 해당 지자체와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마치 학원 클럽 팀처럼 구단 운영을 위한 재정을 온전히 회원 또는 선수들에게 의존한다면, 구단은 축구 서비스와 축구 교육 사이에서 정체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축구단의 핵심은 경기장이며 경기장은 연고지와 연결된다. 독립구단과 디비전구단 모두 연고지에 기반을 두며 축구와 축구 외적인 활동을 동시에 할 때, 비로소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스토리가 축적되어 새로운 기회들이 연결되는데, 보통 이 단계에서 지자체 사업과 후원사가 연결되는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는데, 이는 지역 축구단에 기반을 둔 축구산업 활성화로 이어진다.
다섯 번째는 ‘가치성’이다. 축구단이 어떠한 이념을 우선 가치로 여기는지, 그 가치가 집단의 확고한 철학으로 연결되는지, 그래서 브랜딩이 가능한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이 프로세스를 정해서 실행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대신 ‘우리 축구단은 무엇을 우선으로 한다’에서 ‘무엇’에 대한 기준은 갖고 출발하는 것은 가능하다.
한국 디비전 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인 ‘양천 TNT FC’가 좋은 예가 된다. 2000년에 동호회로 창단한 ‘양천TNT’는 2014년 국내 최초로 독립구단을 출범했고, 2017년 한국 디비전리그의 시작을 함께 하며 현재 K5리그에서 세미프로화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일을 꾸준히 반복한 덕분에 축구팬들에게 ‘TNT’는 제법 친숙한 이름이 되었고, “TNT는 사람을 키워서 프로에 진출시키는 구단”이라는 인식은 TNT의 브랜드로 연동되었다. 앞으로도 디비전리그를 통해 각 구단이 갖는 고유 키워드와 브랜드는 더욱 세분화 될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가치성에서 독립구단과 디비전구단의 차이는 크다.
여섯 번째는 ‘장래성’이다. 독립구단은 당장 내년을 기약하기 어렵다. 지금도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수많은 독립구단이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단순한 팀이 아닌 구단의 개념으로 운영하려면, 코칭스태프 이외의 운영스태프가 필요하다. 그래야 축구장 다음 단계의 시스템 구축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협업하여 나아가는 모든 단체에는 비전이 필요하다. 결국 현실적인 비전이 사람을 모으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비전을 현실화 하려면 행동이 필요하다. 당연히 다음 경기, 다음 분기,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이 명확한 쪽이 행동하기 수월하다.
* 양천 TNT FC 다큐멘터리 - "우리는 프로가 될 겁니다."
https://youtu.be/HIU0emEIILs?si=yhCQgGEF4fEKTmHZ
현재 국내 전문 축구에는 K리그1 12개, K리그2 14개, K3리그 15개, K4리그 11개, 모두 52개의 프로/세미프로 구단이 활동하고 있고, K5리그 94개, K6리그 177개, K7리그 1,105개까지 총 1,376개의 아마추어 구단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한국축구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디비전 시스템은 계속해서 질적 및 양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국내에는 10여개의 축구 독립구단이 활동하고 있다. 모든 독립구단 운영자들이 한번쯤 진중히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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