柔 軟 (부드러울 유 / 부드러울 연)
- 부드러운 것은 억센 것을 이기건만 -
뉴질랜드의 중고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국어교육이 중단될지 모른다고 한다. 이에 유관단체에서 7백여만원의 지원요청을 했으나, 교육부에서는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모양이다. 역시 火急(화급)한 것은 柔軟한 자세이다.
柔軟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賢者(현자)라면 아무래도 老子(노자)를 들지 않을 수 없다. "弱之勝强 柔之勝剛"(약지승강 유지승강) 이는 그의 [道德經](도덕경)에 나오는 구절로, "弱한 것이 强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老子는 이 사실을 천하가 다 아는데도 행하지를 못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수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思考(사고)의 柔軟함이 절실한 것은 예나제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矛盾(모순)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춘추전국시대의 대표적인 무기는 창과 방패였다. 그런데 창의 경우, 창끝이야 물론 예리하고 剛해야 하지만 창의 자루는 낭창낭창한 것을 으뜸으로 쳤다. 이를테면 剛과 柔의 적절한 조화였던 것이다. 柔가 '부드럽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柔는 矛에 木가 결합된 글자로, 이는 '창의 자루로 쓸만한 부드러운 나무'라는 뜻이 되는 때문이다. 柔의 힘을 武道(무도)에 응용한 것이 곧 柔道이다.
軟은 輭 의 俗字(속자)이다. 輭의 <而(이)+大(대)> 뜻은 '부드럽다'는 뜻이니, 곧 軟은 수레가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양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軟膏(연고)와 軟體動物(연체동물)의 軟이 그러하다. 軟에는 軟弱에서와 같이 '약하다'는 뜻도 있다.
정부에선 언필칭 규제완화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것은 실무자의 柔軟한 思考가 아닐는지
<輭가 본자(本字). 뜻을 나타내는 수레거(車☞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欠(흠)의 전음(轉音)이 합(合)하여 이루어짐. 뜻을 나타내는 車(거)와 음(音)을 나타내는 연(☞본자 輭의 而(이)+大(대))으로 이루어짐. 차바퀴가 느슨해져서 연하게 되다의 뜻에서 연하다, 부드럽다의 뜻으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