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속의 도덕률(道德律)과 내 위에 있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 칸트
독일 민족은 세 사람의 위대한 정신적 산맥을 인류 앞에 내어 놓았다. 문학의 괴테, 음악의 베토벤, 철학의 칸트다.
칸트는 철학의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그는 진(眞)과 지식의 문제를 다룬 <순수이성비판(純粹理性批判, 第一批判書)>과 선(善)과 도덕의 문제를 다룬 <실천이성비판(實踐理性批判, 第二批判書)>과 미(美)와 예술의 문제를 다룬 <판단력비판(判斷力批判, 第三批判書)>의 세 批判書를 써서 그의 비판철학의 기초를 확립했다.
위에 든 말은 <실천이성비판>의 말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칸트의 묘비에는 이 말이 조작되어 있다. 칸트에 의하면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놀라운 것이 이 세상에 둘 있다. 하나는 내 가슴속에 있는 도덕률이요, 또 하나는 내 머리 위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다.
우리의 양심에는 도덕률이 있다. 양심은 내적 법정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재판소다. 양심은 우리를 내적 법정에 끌어내어 우리를 준엄하게 고발하고, 재판하고, 비판하고, 경종을 울린다. 인간은 도덕적 양심의 주체다. 옳은 것은 옳다고 판단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판단하는 양심은 우리 인격의 최고의 빛이요, 권위요, 자랑이다.
또 우리 머리 위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 있다. 수억의 별이 저마다 제 자리를 지키고 제 궤도를 돌면서 일대조화(一大調和)와 장엄한 질서의 체계를 이룬다. 무수한 별이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은 무한하고 장엄한 미(美)의 극치다. 내 가슴속의 양심의 존재와 별이 찬란한 대우주, 칸트는 인간미(人間美)와 자연미(自然美)의 극치를 발견한 철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