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맛집] 제주도든 서울이든 자주 가는 시장. 인심이 있고 맛집들이 즐비해 있어서 시장을 가는 길은 늘 즐겁기만 합니다.
신원동(신림1동)에 살면서 정말 많이 드나들던 시장 속 죽집이야기예요. 죽 프랜차이즈가 많이 생겨서 죽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어요. 하지만 저렴하고, 믿을 수 있고 푸짐한 양을 주는 시장죽집이 전 좋더라구요. 죽 한 그릇에 4천원! 쭉쭉 김치 찢어먹으면서 맛나게 먹기. 그리고 죽집의 별미, 팥칼국수까지~
▲ 팥칼국수
△ 신원시장 입구
시장죽집. 특별히 그릇도 없고 특별히 찬도 없습니다. 프랜차이즈와 비교할 수는 없죠. 가격은 그에 절반이니까요.
작은 테이블 두 개에 간이의자 몇 개가 이 신원시장 죽집의 전부입니다. 마치 소주 포차를 연상케 하지만, 여기는 죽집입니다.
수북히 쌓여있는 김치. 많이 먹는다고 뭐라할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먹을만큼만 접시에 덜어 잘라서 먹으면 된답니다.
주문하자마자 종이그릇 한 가득 넘칠듯 말듯 담겨 나온 호박죽. 늙은 호박이 이 죽 안에 들어갔어요~
적당히 달달하니 목넘김도 좋아요. 프랜차이즈 죽집에서 만나는 단호박죽과는 다른 맛, 시장표 늙은 호박죽.
이게 바로 호박에 들어가는 늙은 호박! 연세가 참으로 지긋해보입니다.
장보러 나온 아주머니들의 입맛도 사로잡고, 지나가는 학생들도 꼭 들리는 죽집. 호박죽, 흑임자죽, 녹두죽, 팥죽 종류는 4가지를 고를 수 있어요.
죽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호박죽이랍니다.
참!!! 이 시장죽집의 숨겨진 메뉴는 팥칼국수!
종이그릇에 나오는 죽과는 달리, 팥칼국수는 나오는 그릇 자체가 다릅니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 칼국수 면을 썰고, 믹서에 팥을 갈아서 만들기에 시간이 좀 걸리긴 합니다.
죽은 냄비에서 한 국자 훅 떠서 그릇에 넣으면 끝이지만 팥칼국수는 그게 아니거든요.
팥칼국수에 빠질 수 없는 설탕. 설탕을 듬뿍 넣어주세요.
하지만 전 설탕을 넣지 않았네요^^; 너무 단 게 싫어서 ㅎㅎㅎ 적당히 단 팥칼국수가 좋아요 ^^
도톰한 칼국수 면과 팥의 달콤한 맛이 어울림이란. 하루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랄까요. 참, 팥이 스트레스 저하에 좋다는군요~ 암튼 건강에 좋은 팥이랍니다.
팥죽만 먹기에는 좀 허전하다 싶을때는 팥칼국수가 제격입니다. 무엇보다도 든든하니까요. 죽은 먹고나서 뒤돌면 허전한 느낌인데, 칼국수 면을 먹으면 왠지 모르게 든든합니다.
팥죽은 텁텁하지 않고 깔끔합니다. 너무 달면 먹다가 질리기도 할텐데 그렇지도 않았어요. 뜨거운 팥칼국수를 호호 불면서 먹다보니 어느새 한그릇 뚝딱~
세월을 가득담은 솥 위에서 찜질하고 있는 죽들
여기저기 찌그러진 냄비를 보니 이 죽집만큼은 아직 80년대인 것 같은 느낌이죠.
그리고 호박죽에 들어가기 위해 열탕욕을 하고 있는 늙은호박까지...
4,000원의 행복, 죽. 죽 전문점의 절반 가격으로 먹고, 그릇이 넘칠듯이 주시는 푸짐함에 훈훈함은 덤으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시장인심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동네 시장을 자주 다니면서 맛집 몇 군데를 알고 있었는데 사실 저만 알고 있으려고 했어요. 왠지 이건 신원동 사는 사람들만 아는 비밀로 하려 했으나... 이제는 밝힙니다 ㅋㅋㅋㅋ
동지도 지났고 대보름도 지났지만, 팥칼국수의 달달한 그 맛은 계속 쭉! 이어지지 않을까요?ㅎ
추천 꾸욱 부탁드립니다. ^^ 날씨가 춥네요~ 빙판길 조심, 감기 조심하세요^^* |
출처: 사고뭉치 꼬양의 탐구생활 원문보기 글쓴이: 꼬양
첫댓글 제가 좋아하는 팥 칼국수에 호박죽까지 넘 맛있겠어요^^*
팥칼국수 호박죽 ....맛있겠다~~~
맛있겠어요....침이 꼴깍 하고 넘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