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루하루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게 해주는
작지만 묵직하고, 쉽지만 심오한 목판화
담백한 그림과 명징한 성찰이 담긴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시대정신을 이끌어온 예술가 이철수의 신작 판화집이다. 데뷔 그간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민중판화부터 종교적 수행과 깨달음을 담은 구도판화에 이르기까지, 자본과 물질의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심신을 곧게 일으켜세우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그가 40주년을 앞두고 그간 모아두었던 소품 연작을 책으로 묶었다.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새긴 ‘작은 판화’들이다. 작가의 일상과 밀착되어 있는 이 작품들에는 판화가 이철수가 독자에게 청하는 가장 내밀하고 소탈한 대화가 담겨 있다.
판화집은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맑은 마음에 비친 삶’에는 이철수의 예리한 성찰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가 담겼다. 작가는 노동과 자본, 환경 문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경계한다. 바깥세상에 현혹되던 마음을 스스로 가눌 수만 있다면 삶을 능동적으로 일궈나갈 수 있게 된다는 귀중한 진리가 다양한 소재와 장면으로 표현된다. 2부 ‘사물에 깃든 생각’에는 평범한 사물들이 이철수의 시선을 거치며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이 나타난다. 사방으로 트여 모든 시선을 받아들이는 사방탁자, 투명해서 제 속을 다 보여주는 유리병, 불을 켜면 자연히 일렁이는 그림자를 드리우는 호롱, 누군가에게 오롯이 기댈 자리를 마련해주는 의자 등등 작가의 삶의 공간에 놓인 소박한 멋을 지닌 물건들이 깊은 사유의 단초로 등장한다. 3부 ‘일상이 곧 수행’에는 이철수 자신이 화자로 등장할 법한 판화들을 모았다. 작가가 사는 동네 풍경, 가족과 이웃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일상 풍경이 눈에 보일 듯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매일매일 다양한 사람과 스쳐가고 인상 깊은 장면을 발견하는 작가가 핍진한 생활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이 정겨운 그림과 어우러진다.
목차
1부 맑은 마음에 비친 삶 … 007
2부 사물에 깃든 생각 … 069
3부 일상이 곧 수행 … 111
작가의 말 … 171
저자 소개
저 : 이철수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판화가 이철수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때는 독서에 심취한 문학 소년이었으며, 군 제대 후 화가의 길을 선택하고 홀로 그림을 공부하였다. 1981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전국 곳곳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1989년에는 독일과 스위스의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후 미국 시애틀을 비롯한 해외 주요 도시에서 전시를 열었고, 2011년에는 데뷔 30주년 판화전을 하고, 주요 작품이 수록된 『나무에 새긴 마음』을 펴냈다. 탁월한 민중판화가로 평가받았던 이철수는 이후 사람살이 속에 깃든 선禪과 영성에 관심을 쏟아 심오한 영적 세계와 예술혼이 하나로 어우러진 절묘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판화로 시를 쓴다’는 호평을 받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간결하고 단아한 그림과 선가禪家의 언어 방식을 끌어온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화제들, 시정이 넘치는 짧은 글이 함께 어우러진 그의 판화는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새로운 형식이며, 이를 통해 전통적 회화를 현대적 판화로 되살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에게 삶은 곧 그림이며, 따뜻하고 깊고 건강한 삶으로 그림의 아름다움을 채우고 있다. 그가 농촌에 정착해서 흙을 일구고 사는 것도 건강한 삶에 대한 그의 생각과 무관하지 보인다.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에서 아내와 함께 살면서 농사를 지으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와 글씨와 그림이 한 화면에서 잘 어울리는 형식을 통해 전통적 회화를 현대적 판화로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화집으로 『작은 선물』(2004), 『노래』(2005), 『나무에 새긴 마음』(2011) 등이 있고, 판화산문집으로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2006),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2009)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하루하루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게 해주는
작지만 묵직하고, 쉽지만 심오한 목판화
담백한 그림과 명징한 성찰이 담긴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시대정신을 이끌어온 예술가 이철수의 신작 판화집 『내일이 와준다면 그건 축복이지!』가 출간되었다. 이철수는 그간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민중판화부터 종교적 수행과 깨달음을 담은 구도판화에 이르기까지, 자본과 물질의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심신을 곧게 일으켜세우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왔다. 그런 그가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그간 모아두었던 소품 연작을 책으로 묶었다.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새긴 ‘작은 판화’들이다. 작가의 일상과 밀착되어 있는 이 작품들에는 판화가 이철수가 독자에게 청하는 가장 내밀하고 소탈한 대화가 담겨 있다.
소품이라고는 하지만 판화의 크기만 작아졌을 뿐, 안에 담긴 메시지는 변함없이 묵직하고 오묘하다. 오히려 계산된 바 없이 편안하게 그려진 그림만이 갖는 솔직한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눈에 힘을 풀고 마음에 빈틈을 낼 때 비로소 감각되는, 당연하게 여기곤 했던 소중한 삶의 순간들이 작품마다 편편이 빛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골똘히 바라보고 있자면 새삼 환기되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 자신의 힘으로 노동하고 생활을 꾸림으로써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건강한 감각이 간결하고 힘있는 선을 타고 전해져 온다.
판화집은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맑은 마음에 비친 삶’에는 이철수의 예리한 성찰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가 담겼다. 작가는 노동과 자본, 환경 문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경계한다. 바깥세상에 현혹되던 마음을 스스로 가눌 수만 있다면 삶을 능동적으로 일궈나갈 수 있게 된다는 귀중한 진리가 다양한 소재와 장면으로 표현된다.
2부 ‘사물에 깃든 생각’에는 평범한 사물들이 이철수의 시선을 거치며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이 나타난다. 사방으로 트여 모든 시선을 받아들이는 사방탁자, 투명해서 제 속을 다 보여주는 유리병, 불을 켜면 자연히 일렁이는 그림자를 드리우는 호롱, 누군가에게 오롯이 기댈 자리를 마련해주는 의자 등등 작가의 삶의 공간에 놓인 소박한 멋을 지닌 물건들이 깊은 사유의 단초로 등장한다.
3부 ‘일상이 곧 수행’에는 이철수 자신이 화자로 등장할 법한 판화들을 모았다. 작가가 사는 동네 풍경, 가족과 이웃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일상 풍경이 눈에 보일 듯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매일매일 다양한 사람과 스쳐가고 인상 깊은 장면을 발견하는 작가가 핍진한 생활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이 정겨운 그림과 어우러진다.
각각의 판화에 나란히 실린 작가의 짧은 글은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그 자체로 한 편의 경구로 다가온다. 이철수는 세상에 무가치한 것은 없으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고 말한다. 그의 글과 판화를 함께 놓고 감상하다보면 이 커다란 세계에서 인간의 일생은 찰나의 시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절로 겸허해진다. 그리고 우리 삶에 가치 없는 순간은 없다는 것을 마음으로 깨우치게 된다.
이철수의 판화는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과 사물을 지긋이 바라보며 하루하루의 의미를 찾고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준다. 이 판화집을 읽고 나면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삶을 무료하게 반복하던 지난 시절이 문득 낯설어지고, 찾아올 내일이 귀한 축복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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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그리고 새긴 소품 판화를 모았습니다.
오래 빛을 보지 못하던 소품을 꺼내 보니, 솔직한 표정이 드러난 제 얼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애를 썼지만 그게 쉽지 않았는데, 쉽게 만든 이 판화들이 그 약속을 지키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욕심 없이 사는 일처럼, 욕심 없이 그리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이 소품에서 그게 가능했다면, 별것 아니라고 방심한 덕분일 겁니다.
오래된 소품을 꺼내 보면서,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내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림이 여러분에게도 이야기를 건네게 될 텐데, 어떤 대화가 될지 궁금합니다.
_이철수,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