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추운 겨울이다. 겨울을 보내면서 추운 날씨로 인한 열의 손실로 체온이 내려가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신체활동도 줄어들어 에너지대사도 줄고 무언가 모르게 찌뿌둥하고 무거운 기분이 들 수 있다.
체온과 면역력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보자.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면역력이 약 5배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정도 내려간다고도 한다. 겨울에 감기가 더 자주 걸리는 것도 체온과 면역력의 관계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뜸은 한의학에서의 대표적인 온열요법이다. 뜸요법을 통하여 겨울철 체온 및 면역력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한의학에서 면역과 관련된 개념으로 항병력 혹은 저항력을 뜻하는 ‘정기(正氣)’라는 것이 있다. 인체 내 정기가 충만하면 외부로부터 사기(邪氣)가 침범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정기를 북돋아주기 위해서 한약을 복용할 수도 있겠지만, 뜸이라는 치료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린 쑥을 경혈 부위에 태우는 것을 뜸요법으로 알고 있는데, 뜸은 혈자리나 환부에 쑥이나 약물을 직접 태우거나 기기 등을 이용하여 온열을 가하는 방법을 말하며, 따뜻한 기운을 경락에 넣어줌으로써 기혈의 순환을 돕고, 몸에 정기를 북돋아 나쁜 기운을 쫓아내어 병을 치료하게 된다.
흔히 뜸은 쑥을 이용하기에, 여성에게 좋고 그래서 자궁과 난소의 기혈 순환을 도와주고 그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보아 월경과 관계있는 생리통, 무월경, 불임 등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사실 뜸은 인체에 따뜻한 기운을 넣어주어 원기를 회복시켜 우리 몸의 자생력을 키우고 백혈구, 적혈구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일 수 있으며 혈액 순환 개선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한방치료방법이다. 또한 항암치료에도 자주 쓰이고 있으며,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피로도를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뜸은 가정에서도 쉽게 해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된 한방치료법이기도 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환자 상태와 부위 등에 따라 뜸치료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기에 정확한 한의사의 소견을 듣고 시행해보는 것이 좋겠다.
또한 시술자의 부주의로 인한 화상, 접촉성 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간혹 혼자 집에서 직접 쑥을 태우는 방법을 잘못 사용하여 심한 화농 및 후유증이 크게 남는 경우를 종종 볼 때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따라서 혼자 먼저 해보기보다는 우선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진료를 받아보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상담받는 것이 좋겠다.
황지혜 / 가천대 한의과대학 침구의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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