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십대다. 그것도 십팔..욕나오게 할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은 18살.
이 세상은 우리들에게 어른이 되어야한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아직 어른이 되고싶지않고
이 세상은 우리들에게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아직 우리 스스로를 어른이라 느껴본 적 없고
이 세상은 우리들을 청춘이라 포장하는데, 우리는 아직 우리 스스로를 청춘이라 포장하지 못하는
18청춘, 우리들의 선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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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어른들은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소중한 줄 모르고 산다고.
지금 조금만 더 열심히하고 노력하고 참으면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어른들은 모르나보다.
우리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참고있음을.
우리도 말못할 고민과 상처 그리고 아픔이 있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 청소년인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
" ―... "
의자에 앉음과 동시에 감았던 눈을 떠보니 어느새 3교시가 지나가고있었다. 이젠 선생들도 포기한 듯 날 못 본 척, 깨우지도 지적하지도않는다. 하긴, 나같아도 진작에 포기했을거다.
시계를 힐끗 보곤 다시 고개를 돌리려는데 문득 빈자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신하루..자리였나.
아직도 덜 나은건지, 내가 보기싫어서 않나오는건지.. 2달째 비어있는 녀석의 자리를 보니 괜히 머리가 지끈거렸다.
다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니 폭염이라 그런지 뜨거운 햇살이 그대로 느껴졌다.
짜증나.
작게 중얼거리다 살랑거리는 나뭇잎을 보면 어느새 다시 스르륵, 감기는 두 눈이였다.
―
" ―아, 예찬아!! "
" ...? "
얼핏들리는 반장 목소리에 고개를 들면 왠 A4용지를 흔들거리며 내민다.
" 뭐야? "
" 동아리 내일모레까지 결정해서 지원서 제출해야된대서. 애들한테 하나씩 다 나눠주래. 이거보고 들어가고싶은데 지원서내면 돼. "
" ..들어가고싶은 데가 없으면? "
내 말에 조금 당황한 듯 안경을 고쳐쓰는 반장.
" 그, 그게.. 아! 2학년부터는 동아리 개설 가능하다고 들었어. 네가 하고싶은 거 만든다고 선생님한테 말하면 될거야. "
" 오, 그래? 좋은 정보 땡큐― "
종이를 낚아채고 훑었다. 아 물론 그냥 대충.
역시 없다. 재작년까지만해도 있었다는 밴드부가 작년부터 폐부로 결정되었단다.
그리고 난, 오늘부로 그 폐부된 밴드부를 되살리려한다.
―
" 왜 안되요?! "
" 아 글쎄 넌 벌점이 많아서 안된다니까? "
벌점 9점 보유학생이라는 이유로 개설이 불가능하다는 한쌤의 말에 왜 안되냐고요!! 글쎄 넌 벌점보유학생이라니까!? 이렇게 실랑이를 벌인지 벌써 5분째.
이제 우리 둘 다 지쳐선 씩씩거릴 뿐이다.
" 개설이 그렇게 하고싶으면, 벌점을 싸그리 없애고 오도록. 알간? "
" ..아, 그런 방법이.. "
한쌤의 말에 축 처져선 교무실을 나왔다. ..아 더워. 역시 좀 더 개기다 나올 걸 그랬나?
" 한쌤한테 혼났냐? "
" 아니거든요- "
교무실을 나오자 체육복차림으로 어슬렁어슬렁 복도를 지나가던 체육쌤 윤쌤이 날 툭 건드린다.
" 그럼 뭣때문에 그렇게 쳐져있는데? "
" 벌점때문에 동아리 개설 못한대요. "
" 얼씨구, 그러길래 내가 뭐랬냐. 벌점 그거 쌓아봤자 좋을 거 없댔지? "
" 아 염장질하세요?! "
버럭, 성질을 내자 내 등을 세게 내려치곤 씨익 웃어보였다.
" 3층계단 구석보면 쓰레기고 껌딱지고 난리더라. 그거 싸그리 없애면 벌점 3점 없애준다. 콜? "
" 하 진짜 쌤.. 날 뭘로보고..내가 그렇게 쉬워보여요?..콜. "
―
점심시간에 매점에서 빵 하나 물고 냅다 3층계단으로 뛰어왔다.
" ..아오, 새끼들이 개념을 상실했나... 뭔 껌을 이렇게 많이 씹어?! "
윤쌤말듣고 더러우면 얼마나 더럽겠어, 생각했는데 심각하다. 이건 뭐.. 그냥 쓰레기통이다.
얼룩덜룩 회색으로 붙어있는 껌딱지와 빵봉지, 우유곽, 사탕껍질 등등 짜증난다.
대걸레로 박박 문질러도보고 별짓을 다 해봤지만 떨어지기는 커녕 주욱 늘어지는게 이래서 껌딱지구나, 실감났다.
" 하아.. 그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
마지막 결의를 다지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대걸레를 높이 들려올리던 순간 찰박, 뭔가에 닿는 소리와 느낌은 착각이었으리라 믿고싶었다.
" ...? 헐.. "
" 아 썅.. "
처음 보는 녀석 면상에, 더러운 대걸레가 붙어있었다.
뎨뎡함댜.
―
교실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고있었다. 학기 중간정도 되니 조금씩 반 분위기에 익숙해진 것 같다.
물론 친한 친구들이랑은 다 떨어진 것 같아 슬프지만..
" 동아리 뭐 들어갈거야? "
" 아, 나는.. 아직 못 정했어! "
만화부에 들어가자니 그렇게 만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뜨개질부는.. 손재주가 영 꽝이고..
" 노래! "
" 응? "
" 너 노래 잘 부르잖아, 노래쪽으로 가봐! "
수정이의 말에 잠시 멈칫, 했다.
" 아.. 아냐, 노래는 무슨.. 그냥 합주부나 들어갈ㄲ.. "
말하려던 찰나, 벌컥 문이 열리고 남자애가 뛰어들어와선 외쳤다.
" 싸움.. 싸움났다!!! "
그 말에 반 아이들 모두가 그 애에게 시선집중. 물론 수정이와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 싸움구경가자!! "
" 에? 아냐! 나는..! "
" 가자―!! "
결국 수정이 손에 끌려 반을 나섰고, 싸움난 장소로 향하는 아이들은 꽤 많았다.
거의 도착했을 때 우리와 지나치던 남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 야 쟤네 진짜 살벌하게 쌈박질한다.. "
" 그러게, 완전 한명 죽어야 끝나겠는데? "
상황은,
" 썅 더 때려봐!! "
" 하 그래!! 질질짜면서 빌때까지 신명나게 때려줄게 새끼야! "
생각보다,
" 하아.. 하.. "
" 고은혁, 그만해!! "
" 강예찬, 너도..! "
심각했다.
강예찬? 잠깐, 쟤 우리반 아니던가?
강예찬과 으르렁대던 고은혁이란 아이. 둘 다 소문으론 정말 악질로 유명한 아이들이다.
그런 애들이 서로 저렇게 붙으니까 정말 무섭긴하다.
강예찬은 입술 여기저기 터져선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고, 고은혁 역시 이마가 찢어진 듯 피가 흐르고있었다.
언제 온건지 갑자기 불쑥 나타나선 각자 한명씩 붙잡고 최대한 둘 사이를 떨어뜨린다.
아마 저쪽은 최준희, 이쪽은.. 어라? 신하루? 오늘 등교했었나?
몇달 전 있었던 사고로 인해 당분간 등교는 무리라던 하루가 어느새 강예찬을 말리고있다.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분명 저 앤 하루가 틀림없다.
자길 말리고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계속 상대방에게 욕하느라 바쁜 강예찬이다.
하루야.. 오자마자 고생이구나.
" 놔!! 저새끼 족칠거야!! "
" 지랄하지마!! 내가 너 친다!! "
" 하.. 뭐때문인데 서로 으르렁대?! "
결국 보다못한 최준희가 뭐때문에 치고박고 지랄이냐며 거의 화내다시피 물었다.
그에 강예찬이 대답했고 이어 반박이라도 하는건지 고은혁이 다시 욕설을 뱉었다.
" 씨발 난 분명 사과했다?! 해달래서 해줬더니 지랄이냐?! "
" 얼씨구? 그게 사과였냐 개새야?! "
둘의 사이가 점점 좁아졌다. 최준희와 하루도 힘이 빠져 질질 끌리는거다.
그러다 갑자기 고은혁이 우뚝 멈춰서선 씨익 기분나쁜 웃음을 흘렸다. 그에 구경하던 아이들도, 강예찬도 멈춰선 고은혁을 지켜봤다.
3층 계단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있었다.
" ...아, 그러고보니 너 걔지? 하, 존나 궁금하네- "
" ...? "
" 지 아들새끼 이따구로 키운 애비말이야. "
" …너 이 썅―!! "
고은혁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던 나는 뭐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강예찬 본인은 나와 달리 완전 정신을 놔버린 듯 하루까지 뒤로 밀치곤 고은혁한테 다시 달겨들었다.
쿠당탕―
요란한 소리와 동시에 고은혁이 넘어졌고 그위엔 강예찬이 올라타 고은혁의 얼굴을 몇번이고 주먹질해댔다.
퍽,퍽― 상황이 심각해질 수록 아이들은 더 싸우라며 부추기는 분위기였고 더이상은 못보겠다며 자리를 뜨는 아이들도 꽤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왜 아무도 안 말려?
보다못해 뒤돌아 선생님을 불러오려던 찰나, 낯익은 목소리가 조용하고 낮게 울렸다.
" 강예찬, 고은혁. 둘 다 교무실로. "
첫댓글 너무 재밌습니다!ㅎ
너무 멋진 말도 있고 주인공 같아보이는 분들도 멋집니다!♥
다음화 기대하겠습니다~
으헉 마음같아선 절이라도 해드리고싶네요ㅠㅠ부족한 소설 기대하신다니.. 감사합니다 :D
부족하다뇨!!!!!!!!!!
떽!!!!!!!!!!그런 말씀 마십시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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