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팔월의 아침>
우현 김영남.
덥다고 너무 덥다고
저리 가라고 밀어 보내지 않아도
머물고 떠날 때를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잠깐 머물다
금새 떠날 것을 알면서도
호들갑을 떨며 아우성을 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정색을 하며 가을을 반기겠지
짧디 짧을 가을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그림자처럼 사라질 것을
모르지도 않으면서
마치
가을이
영원히 있어줄 것처럼 칭찬하다가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고 어느샌가
입김 호호 불면서 또다시
추위를 나무라며
문지방 너머 목 길게 빼고
봄이 오기를 마냥 기다릴 거다.
그러면서
나이만 먹는다고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투덜거려도 보고
용기없어 하지 못했던 것에
미련도 되씹어 보며
커다란 나이테 하나를
또 끙끙 둘러 메고 앉아
문밖 건너 진달래 붉은 향기
가슴에 밀려들면 혹 서러워
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다.
빨리 지나 가기를 바라지나 말고
어여 오라고 손짓이나 말지.
그냥
혼자 조용히 흐르는 세월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만큼
가만히 놓아두고 때를 즐기며
덥던 춥던 깃털처럼 가볍게
하루 또 하루를 즐겨 살아주면
그것이 행복이고 참살이가 아니련가?
망개열매를
따먹고 살아도 이승이 났다는데
지금
살아 숨쉬고 머무는 여기 산천이
천국이고 낙원이 아니면
그 어드메가 무릉이고 도원인가?
창너머 수세미 꽃에 벌이 드나드는
늦 팔월의 아침이다.
-지인의 톡에서-
8월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WRVYA5T6798
햇볕은 따가운데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함이 묻어난다
가을이 스며 들었나 보다
일어나니 새벽 4시
엊저녁 10시 넘어 잤건만 일찍 일어 났다
일찍 일어났어도 그리 피곤하지 않다
요즘 술을 마시지 않아 덜 피곤한가?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여섯시가 못되었다
오늘도 일찍 파크볼 치러 가자고
미숫가루 한그릇 타 마시고 약을 먹었다
그제부터 고관절이 많이 아프다
진통제를 먹으면 거의 하룻 정도 갔는데 이제는 그렇게 가지 못한다
일을 하지 않으면 견딜만하지만 좀이라도 무거운 걸 들면 바로 아파 온다
약을 먹었으니 파크볼 치는 동안만이라도 아프지 않았음 좋겠다
읍내로 나오니 도로가 흠뻑 젖어 있다
간밤에 비가 내렸을까?
우리쪽엔 비한방울 없었는데 읍내만 내렸나?
비구장에 도착하니 일곱시가 못되었다
볼치는 사람들이 두세분
왜 여기서 볼을 치지 않지
우리가 치고 나가려니 한분이 같이 치자고
볼을 쳐 보니 코스에 물이 많아 볼이 나가질 않는다
아하 그래서 볼치는 사람들이 없는가 보다
같이 치시는 분이 새벽에 억수로 비가 내렸단다
그래서 바닥에 물이 고인 것 같다고
아이구 물이 이렇게 많으면 볼치기 어렵다
한바퀴 돌고 에이구장으로
에이구장은 물빠짐이 좋아 질퍽거리는 곳이 없다
모두들 에이구장으로 몰려서인지 홀마다 사람들이 대기
우리도 한바퀴 돌았다
어젠 오비를 내지 않았는데 오늘은 세컨 샷에서 연속 오비
왜 힘조절이 안되지
잔디가 축축하게 물먹어 볼이 잘 구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친 볼이 밖으로 나가 버린다
집사람은 지인들과 내기한다며 아웃
난 두바퀴를 더 돌고나니 고관절이 아파 걷지 못하겠다
아웃하여 휴게실에 들어가 쉬었다
고관절이 아프니 신경 쓰여 티샷이나 펏팅이 더 안되는 것같다
날씨가 참 좋다
햇볕은 따갑지만 불어오는 강바람이 시원하다
하룻밤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진 것같다
10시 넘으니 집사람도 아웃
많이 쳤단다
농협들러 장성 사랑 상품권 카드를 만들었다
9월 한달 동안은 장성사랑상품권을 100만원까지 살 수 있는데 카드로 상품권을 충전해 쓰면 평소 10% 감액을 15%까지 해 준다고 한다
상품권으로 사면 기존의 10%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카드를 만들어 쓰면 5%를 더 감액해 준다니 카드를 만드는게 좋겠다
카드를 만드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바로 카드가 나온다
어제 작은애가 만들어 준 지역 상품권 앱에 연결해 충전만 하면 핸폰으로도 결재할 수 있단다
충전하는데 굳이 농협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앱에서 충전하기만 누르면 내 계좌에서 감액한 액수가 빠져나간단다
장성 사랑상품권을 다음주에 충전해야겠다
집사람도 카드를 만들었다
농약사에 들러 무씨와 토양살충 살균제를 사 왔다
오후에 무도 심고 배추 심을 곳에 살충제를 더 뿌려야겠다
오늘 배추를 심을까했더니 날씨 더울 때 심으면 배추가 잘 자라지 않고 죽을 확률이 높단다
다음주에나 심으면 적당할 거라기에 다음주에 심기로 했다
무는 지금 심는게 좋다니 오늘 심어야겠다
집사람이 참깨대를 정리해 버리자고
옆 베란다에 세워 둔 참깨대를 햇볕 잘드는 수돗가 옆으로 옮겼다
햇볕 쐬었다 오후에 털어버리잔다
참깨대 있는 곳에 산비둘기가 파고 산다
녀석들이 참깨를 아주 좋아한다
빨리 처리해 버리는게 좋겠지
작은애에게 전화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오늘이 생일인데 사거리에서 근무하니 점심이나 사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자며 어제 준 수박이 맛이 가버려 먹지 못했단다
아이구 제일 크고 맛있게 보인 수박을 주었는데 속이 상해 버렸다니 참
내 손주들 실망했겠다
지금 달려있는 수박들도 상하지 않았을까?
아래밭에 내려가 수박을 모두 땄다
주먹만한 것부터 제법 큰것도 있다
모두 10통
그 중에서 가장 크고 싱싱한 것 한통을 작은애 만나면 주어야겠다며 비닐 봉지에 담아 두었다
집사람에게 수박 하나를 쪼개보라고 주었더니
쪼개보고 속이 상해 냄새 난단다
다른 걸 주었더니 이것도 마찬가지라고
어허 또 하나를 주니 그것도 넘쳐 버렸다
이런 이런...
좀 싱싱해 보인 걸 하나 주었더니 그건 괜찮다고
참 아깝다
진즉 따다 먹었어야했는데 아끼다가 똥 돼버렸다
1시 넘어 김가네로
작은애에게 전화하니 이제 막 일 끝났다며 바로 온다고
김치찌개를 먹었다
역시 김치찌개 맛이 좋다
아들도 맛있다고
사장님이 막걸리는 안드시냐고
내가 김치찌개를 먹으면 으레 막걸리 한두병을 마신다
그런데 오늘 막걸리를 시키지 않으니 이상한가 보다
당분간 금주하기로 했다니까 집사람이 옆에서 이젠 술을 끊어 버렸다고
사장님이 잘 하셨단다
자기도 50대 후반까지 술고래였는데 일체 끊어 버리고 건강에만 신경썼더니 좋아졌단다
자기와 같이 술먹고 다녔던 사람들중 술을 끊지 않은 사람은 거의 다 고인이 되었단다
그래 술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
술에 쩔어 있으면 정신도 피폐된다
술을 참을 수 있는데까지 참아 봐야겠다
넘 더워 아무것도 못하겠다
집사람은 미장원 가서 머리 손질하고 오겠다며 나간다
난 선풍기 틀어 놓고 낮잠 한숨
일어나니 3시가 넘었다
많이도 잤다
집사람이 강진처형과 전화했단다
목소리에 넘 힘이 없다고
몇 번의 수술을 받으셨으니 당연하겠지
시간 내어 한번 올라가 봐야겠단다
그래야겠지
어떻게든 빨리 쾌차하시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다
집사람이 참깨를 털어버리고 마무리 하잔다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나가 집사람을 도와 참깨를 털고 마무리했다
모두 일곱되 정도 나왔다고
이만큼한 수확도 어디냐며 즐거워한다
그래 이게 수확의 기쁨이지
넘쳐 버린 수박을 닭장과 병아리장에 고루 나누어 주었다
물도 떠다 주고 미강과 싸래기도 주었다
내일 아침 일찍 파크볼 치러 가려면 모이를 미리 주는게 좋겠다
아래밭에 가서 배추 심을 곳을 정리하고 무씨를 뿌려야겠다
무와 강화 순무 갓씨 토양살충 살균제 호미등을 챙겨 아래밭으로
집사람이 내려오더니 고추부터 따는게 어떠냐고
고추를따고 약을 하란다
바구니를 가져왔기에 고추를 땄다
지난번보다 고추 크기가 작다
영양이 부족하기 때문인 듯
그러다보니 붉은 고추갯수는 많지만 양이 별로
둘이서 겨우 두바구니를 땄다
말리면 한 세근 정도나 될 것같단다
지금까지 딴 고추로 우리 양념은 충분할 것같다고
엉터리 같은 고추에서 그래도 우리 먹을 양이 나왔다니 다행이라 여겨야지
딴 고추를 가지고 올라오는데 고관절이 아파 두세번 쉬면서 올라왔다
일을 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되는 것같다
고추밭에 약을 하기 위해 약한통을 탔다
못난이 우리 고추에 탄저병이 한두개씩 생겼다
탄저병 약을 진하게 타고 담배나방 총체벌레 진딧물약을 타고 칼슘제도 넣었다
약을 고루 뿌려 주었다
못났지만 이거라도 가꾸어야 좀이라도 수확할 수 있겠지
배추 심을 자리에 노균병과 토양 살충제 거세미 나방약인 지오골드를 뿌렸다
두둑 전체에 뿌렸지만 심을 자리엔 더 많이 뿌리는게 좋겠다
이렇게 뿌린 후 심을 자리 땅을 뒤집어 배추모를 심고 난 뒤 그 주위에 한번 더 약을 뿌려주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여섯시가 넘었다
산그림자는 조양뜰을 지나 노적봉을 넘으려 한다
이제 그만 올라 가자고
올라오는데 고관절이 아파 발을 떼기 어렵다
집사람이 리어카를 밀고 올라가고 난 3번을 쉬었다 올라왔다
이렇게 아프면 일하기 어려운데...
왜 통증약이 듣질 않지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오늘은 피곤해 하루를 푹 쉬었다고
그래 쉬는 날도 있어야지
수박이 넘쳐 버렸다니 날이 더울 땐 수박을 덮어주어야한단다
신문지로 덮거나 아님 줄기로 덮어주면 된단다
햇빛을 직접 쐬 버리면 넘 더워 속이 곯아 버린다고
아이구야 그래서 수박이 넘쳐 버렸구나
내년엔 그걸 생각해 수박을 가꾸어야겠다
수돗가에서 샤워하고 냉수 한잔 마셨다
어제보다 바람결에 시원함이 많이 묻었다
이럼 열대야도 물러갈 것 같다
가을이 소리없이 가까이 왔다
된장국에 말아 밥 한술
술을 마시지 않아서인지 술술 잘 들어간다
술을 참으니 정신이 맑은 것같다
이대로 술을 참았으면 좋겠다
유트브 두편을 보고나니 11시
잠자리가 넘 늦었다
노적봉 위에 샛별이 떴다
구름 한점 없나 보다
님이여!
팔월도 다 가네요
마무리 잘해 가시면서
오늘도 님의 일상에 기쁜 일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