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스쳐가듯 아쉽게 지나간 가을 문턱을 지나
본격적인 겨울에 다가서자
자꾸만 어깨가 움추려들고
가슴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
처방이 필요한 까닭에 산이라도 가자!
정다운산악회를 따라 가는 단양의 도락산은
소백산과 월악산 중간쯤에 위치하며
단양 8경인 하선암, 중선암과 사인암 등이
산재해 있는 바위산으로 경관이 수려하다.
산에 가는 이유야 그때 끄때 따라 다르지만
결국 산이 좋고,
절친같은 산우가 있어서 가는 거 아닐까?
'신선이 노니는 도락산 상선마을' 가산2리.
도락산 산행 코스는
상선암주차장-제봉-신선봉-도락산-무명봉-
만기봉-식기봉-명전교(월악산장) 약12㎞.
초입에 들어서자 앙상한 겨울나목이
낙엽을 다 떨쳐내고 우중충하게 서 있다.
두껍게 깔린 낙엽과 돌길을 조심스럽게 오르고,
암릉구간은 데크계단의 서비스까지 받는다.
암릉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세월을 기리며
본격적으로 암릉구간을 숨가쁘게 오르고
기묘한 배경 속에 선 산우도 즐산하는 듯
가파른 길과 완만한 길을 완급조절하며 오르면
상선암봉(635M)을 만난다.
용틀림 소나무와 기암괴석의 특이한 시선은
도락산에서는 어려운 만남이 아니다.
제봉(815m)에 오르면 더 절묘한 바위와 소나무,
원경의 조망까지 나무랄데 없는 시선을 제공한다.
등로에는 갤러리 조각작품처럼 기암괴석이
줄지어 섰는데 감상하고 사진에 담기도 바쁘다.
죽어서도 일편단심 부부송
동북향 소백산 방향 조망
기암과 소나무의 절묘한 만남이 연출하는
도락산의 기묘한 풍광으로 볼 때
한국의 100대 명산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고인돌 형상
자연의 작품과 원경 조망을 쉴 새 없이 감상하고
계단과 암릉을 타고 오르면
암릉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그 위로 아주 편안한 산책로가 펼쳐진다.
정말 맛깔 좋은 산책로라 할까?
그리고 신선들이 노니는 신선봉(914.6m)이 나타난다.
신선봉과 월악산 방향의 조망.
역시 영하 기온이라 암정에는 얼음이 얼어있다.
신선봉에서 이어지는 암릉에서 놀다보니
도락산(964m) 정상이 나타났다.
도락산 정상에서는 조망과 놀만한 암릉이 없는 게 흠.
신선봉 아래 양지바른 평지에 터를 잡고
때가 훨씬 지난 시각에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만기봉으로 가는 등로를
산대장이 겨우 찾아서 가는데
절벽 중간에 발 하나 뒤딜 만한 틈을
조심조심 지나가면서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솓구친다.
절벽길을 지나서 바라본 황장산 방향,
바로 앞 우측으로 뻗은 만기봉과 식기봉
다음부터는 암릉위에 낙엽길이라
미끄러워서 발목과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 다음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이라
이 또한 싶지 않은 길이다.
이 대목에서 뒤처진 인곡은 길을 잃고 말았다.
앞에 간 선두가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헤매고 있을 때
일행 한 분을 만나 만기봉, 식기봉을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가기로 한다.
임도가 끝나고 차도를 따라가려면 약 7㎞ 구간,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참 씁슬한 기분이 든다.
진정한 산꾼이 되려면 아직 새끼맣다 아이가!
길따라 가면서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 중
거의 다 왔다는 예감에 안심장착.
상선암주차장 부근 상선암 측면을 담고,
산우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만면에 화색이 돈다.
A코스를 간답시고 패기있게 나선길이
선두를 놓치므로서
패잔병처럼 씁쓸하게 한길을 걷는 심정은
상선암을 씻고 흐르는 강물에 던져버리고,
기암괴석과 낙락장송의 진귀한 작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된 도락산의 아름다운 풍광만
간직하고 달리는 귀가길은 안락하기만 하다.
2024. 12. 11
충북 단양 도락산에서 인곡
첫댓글 기암괴석에 낙락장송으로
흐르는 계곡과 함께
도락산의 빼어난 비경을
다볼수 있음이 더 나을듯
ㅎㅎ--
오르막 내리막 낙엽길에 미끄러움에 힘들었고
마지막 바위틈새에 작은
소나무 한그릇와 거대한 암릉들
하루의 힘듦을 보상받은 느낌
ㅋㅋ
산행기 아주 즐감하며
수고하셨어요 인곡님^^
뒤에 듣고 보니 차라리 한길을 걸은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풀립디다. ㅋㅋ
암튼 명산 도락산은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산은 좋지요.
늘 그렇게 살짝, 늘 고만하게 주니까요.
올만에 사진모습 봉께로
내두 똘망케 찍혔으면 울매나 조을까 생각해요.
안 본지 제법 되네요.
몇달전 어느 산, 후식 4인승 안자 쨍~한잔
보고싶네요. 늘~ 건강합시다. 우리들!
요즘 뭔 일이 있나요?
나도 뜸하고 해안님도 뜸하니 한번 만나 산도 타고 쐐주 한 잔 마시기도 어렵네요.
열심히 살다보면 만나겠지요.
인곡 작가님의 후기를 항상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