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중3·고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온라인 개학에 대처하는 학부모님들의 복잡다단한 마음을 들어보기 위해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어요. 하루만에 약 30여 명의 학부모, 기자들이 신청해서 예정했던 1시간을 금세 넘기게 되더라고요.
고3, 중3 두 자녀가 오늘 다 개학을 맞은 기00 선생님은 원격수업으로 대체되는 ebs 강의의 질에 대해서는 자녀들이 대체로 만족해했지만, 학생들의 자발성이 얼마나,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고민스럽다고 전했어요. 담임 선생님과 학생들의 소통이 대부분 카톡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고요.
개별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또다른 고3 학부모 구00 선생님은 오늘은 개학 첫 날이라 기술적인 문제가 다소 있었고, 실험방송을 테스트하는 차원으로 이해하셨어요. 이런 시기에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습적인 부분을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면, 학생마다 처한 개별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개인 상담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기도 하셨어요.
중3, 초6 두 자녀를 둔 남00 선생님은 여러가지 질문을 쏟아내셨어요.
√온라인 개학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하나?
√일반 학부모는 물론 학부모운영위원회에서도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학부모와 사교육으로 관리되는 아이들과 그냥 노는 아이들 사이의 격차는 어떻게?
√온라인 매체에 만연한 유해 영상들, 학부모에게는 사교육 광고까지 즉각 침투하더라!
√이렇게 진행한 내용으로 과연 한 학기를 이수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평소에 못했던 내용을 머리 싸매고 고민해보는 시기로 삼으면 좋겠다!
어느 질문 하나도 대답하기 쉬운 게 없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초5, 초1 두 자녀를 둔 신00 선생님은 학교에서 초1 학부모를 대상으로 ‘줌’을 이용해서 선착순 100명 제한을 둔 부모교육을 진행했다고 해요. 그런데, 참여자의 음성과 화면을 모두 소거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강의를 일방적으로 듣는 방식과 다를 바 없었는데, 굳이 선착순으로 접수 받아 한 날 한 시에 모아놓고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채팅창에는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고요. 교사, 학부모 모두 사상 최초의 온라인 개학 환경에 우왕좌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학교란 무엇인가
고1 자녀를 두신 김00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교행정을 위한 내용만 문자로 전달받다가, 담임 선생님이 학급 밴드를 만들어 소통 창구를 여신 것만으로도 답답한 마음이 해소가 됐다 하셨어요.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학생들에게도 온라인 소통의 매너, 에티켓 등을 교육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고요.
학습 공백이 장기화되느니 이렇게라도 뭔가를 시작하는 게 좋다는 데에는 십분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란 과연 무엇일까요? 수없는 질문 속에 가장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은 질문이었습니다.
전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맞게 되면 기술적인 시행착오는 줄어들 거라 기대합니다. 고생하시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기회도 조만간 마련해야 할 것 같아요. 온라인 간담회에 적극 참여해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학교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