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날짜를 정해놓은 예신입니다.
요즘 계속 답답한 마음이고 회사에 와서도 일도 손에 안잡혀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더불어 많은 조언도 부탁드려요.
긴글 쓰기전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저희 엄마가 한번 일 시작하면 끝장을 보셔야 하고, 욕심도 많으시고, 조금은 사나운 면이 있으세요, 게다가 눈치도 빠르시고 워낙 여우같으신 분이라,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한테 찍소리도 못하는 엄마의 과잉 보호속에 착한(?) 곰같은 아이로 컸지요..그리고 본인 의견하고 안맞는것 같으면 죽어도 고집을 피우셔서 본인 의견에 맞출려고 하시는 분이지요..전 누구보다 엄마 성격을 잘 알기에 항상 엄마가 하는 말씀은 잘 듣고, 네네하면서 엄마 성질 안건들려고 했던 기억밖에 없네요^^; 사실 엄마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먿는 경우도 많았죠..
저한테 언니가 있지만, 언니가 엄마 욕심에 못 미치는 형부와 결혼한다고 했을때, 저희집은 한바탕 뒤집어 졌었지요..
그당시 언니가 외국에서 일하고 있을때여서(지금도 그렇지만요..) 그당시 엄마 모습을 못봐서 모르겠지만, 매일 엄마 우시고, 서운하다고 하시고 저한테 계속 하소연만 하셔서, 제가 언니 대신 많이 달래드렸지요..
사실 저희집은 지방 살다가 서울로 이사와서 엄마가 친구분들하고 자주 만나기 어려우시니, 그리고 서울에서는 친구분들이 없으시니 외로움을 많이 느끼셨나봐요.
그리고 가까이 친가쪽 큰집이 사시는데, 그쪽 사촌 언니들은 결혼을 너무 잘 가서 항상 비교 당하는 느낌이 있으셨나봐요. 게다가 엄마가 자존심도 워낙 강하시고 욕심도 많으신데, 조카딸들은 시집 잘가는데, 우리 딸은 아닌것 같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하셨었나봐요.
그렇지만 그건 다들 자기 하기 나름의 내용들인지라 저나 저희 언니나 그런거에 대해서 자존심 상한다거나 그런거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당당하고 자신있게 회사 잘 다니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힘들어 하시는 엄마 보면서 내가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었고, 그동안 항상 둘이 붙어 다니고 뭐든지 엄마우선으로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른분들 보면 엄마랑 싸우고 그런다고 하는 얘기들 있지만, 제가 엄마랑 싸워본적은 없었네요.
그러던 중 좋은 사람 만나서 상견례까지 했어요. 상견례 날 잡는것 때문에도 엄마가 계속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바람에 많이 힘들었지만,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그렇지만 예랑을 만날때도 항상 엄마는 사사건건 간섭 하시려 하구, 제가 무슨말 조금만 덜하면 엄마는 섭섭하다, 서운하시다 하시고..요즘도 매일 곧 떠나갈거면서 엄마 배려도 안해주시냐구 하시고..
예랑은 역시나 엄마 욕심 만큼의 남자는 아니지만, 든든한 직장 있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여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시댁에서 친정 가까이는 아니지만, 예랑은 수원에서 일하지만, 서울에서 일하는 저 생각해서 서울에 대출 안받고 전세 집 구해주실려고 노력하신다 합니다.
예랑 집은 지방이고 부자는 아니지만, 집은 못사줘도 전세값 비싼 곳에서 전세 얻어 주실려고 하시니, 요즘 전세값이 장난 아니고, 그정도 값이면 지방에서는 집 살수 있을 정도는 되니 저는 고마울 따름이죠.
그런데 엄마는 계속 예랑 집에서 전세값 더 받아올수 있게 니가 예랑한테 말좀 잘 해봐라, 큰집 언니들은 대치동에 집 다 사줬는데, 전세 구해준다 하니 자존심 상한다. 예물은 간소하게 해라, 애는 결혼하면 빨리 낳아서 키워라, 등등..
예랑과 내가 최대한 노력할수 있는 부분이 있고,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럴수 없는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터치 하시려 하시고..
아마도 언니가 엄마 욕심에 못미치게 시집을 가서 엄마가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을 저한테 다 걸고 있는걸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자꾸 엄마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 아직도 품에만 안으실려고 하시니 답답할 뿐입니다. 제가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무조건 그렇게 얘기하니 엄마는 서운하다고만 하시고..
제가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되네요..자꾸 엄마 눈치만 보게 되고..
그런데 오늘 아침에 무슨 얘기가 나오다가 엄마왈, 본인이 사나우니깐 예랑이한테 그렇게 말하라고 해서,
제가 예랑이도 엄마 사나운거 알고 있을 거라고 말실수를 하고 말았네요..사실 상견례 날짜 잡는거랑 그 뒤에 일에 저희가 잘못을 한게 있어서 저랑 예랑이 저희 부모님한테 한소리 들었거든요..그때 예랑이 저희 부모님이 좀 무서운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사실 예랑이 저희 부모님을 너무 편하게 생각해서 한번쯤 무섭고 어려울 때도 있다는걸 느끼게 한것 같아서 오히려 그렇게 생각했다는걸 다행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예랑과 제가 엄마가 사나우시네 하는 그런 얘기는 한번도 한적도 없었고, 예랑이 물어본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는 예랑도 엄마가 무서운거=사나운거 알고 있을 거라고 말해버렸네요. 그랬더니 엄마가 예랑까지 나를 그렇게 생각한다고 니가 말하니 너무 서운하시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본인이 왜 그렇게 남들한테 그렇게 보이는지 본인 반성을 해야 할것 같다고 하시네요..
제가 말실수를 한것 맞지만..엄마는 말을 하면 딱 혼자서 단정 지어서 생각해 버리시니..제가 더 미칠 지경입니다.
앞으로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해야 꼬이고 꼬인 매듭을 풀수가 있을까요..
첫댓글 젤 편해야 할 엄마가 왜 저런지....... 님도 참 답답하시겠네요!
피곤하시겠습니다~
우와..저랑 비슷해서 놀랬음;; 저희엄마도 그동안 힘들게 사셔서 그런지 물질적인 욕심이 엄청나시고.. 가까운곳에 친한 친척이 사는데 그집 언니들이 둘다 시집을 정말 잘 갔어요. 그래서 엄마는 저희도 그 정도는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계셨는데, 제가 기대에 못미치는 신랑과 결혼했죠^^;; 반대도 엄청났지만 사람이 성실하고 성격이 좋고, 제가 끝까지 우겨서 결국 결혼했어요. 저희 시댁이 부자는 아니지만 괜찮게 사는 편이거든요. 서울에 작지만 18평 아파트도 사주시고. 시부모님이 실용적이고 좀 트인 분이시라 결혼준비도 수월하게 했거든요. 근데 요즘 다 25평짜리에서 시작하는데 왜케 작냐는 둥,
학벌갖고도 뭐라고 하고.. 친척언니 형부들이 다 학벌이 좋거든여. 암튼 그런거땜에 마니 부딪쳤어여. 그래도 제가 행복하게 잘 사는거 보니까 돈이 다는 아니라는걸 좀 아신것 같아여. 제 동생이 결혼전인데, 돈 많은 놈이나 니 형부같은 사람 아니면 결혼하지말라고 하시더라구여ㅎㅎ 그래도 그 성격이 바뀌긴 힘들겠죠. 요즘도 가끔 속물적인 발언을 하셔서 저를 열받게 하시지만;; 그냥 그때그때 듣고 받아넘겨여;; 제가 겪어서 그런지 님이 참 안타깝네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