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과 연결
어느 잡지에 있는 글이다.
지혜롭고 인자한 눈빛을 지닌 티벳출신 노스님이
강연을 마치고 뉴욕 출신의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가 받아 적을 준비를 하며 질문을 시작했다
오늘 강연 중에 '접촉(contact)'과 '연결(connection)'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좀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승려는 미소를 지으며 기자의
질문과 상관없는 것을 물었다.
고향이 어디인가?
기자가 뉴욕이라고 대답하자
승려가 다시 물었다.
고향 집에는 누가 있는가
기자는 승려가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불필요한 질문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못해 대답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 혼자 계십니다.
형들과 누나는 모두 결혼했습니다.
승려가 다시 미소 지으며 물었다.
아버지와 종종 대화를 나누는가
기자는 눈에 띄게 불편해졌지만 승려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물었다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눈 게 언제인가
기자가 불쾌감을 억누르며 말했다.
"한 달 전쯤 됩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승려는 더 나아갔다.
형들과 누나와도 자주 만나는가
가장 최근에 온 가족이 모인 적이 언제인가
기자는 혼란스러워져서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무더운 날씨 탓만이 아니었다.
누가 누구를 인터뷰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기자가 말했다.
2년 전 크리스마스 때 모였었습니다
그때 며칠 동안이나 함께 있었는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기자가 말했다.
2,3일 정도···
승려의 질문이 그런 식으로 계속 이어졌다
기자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 위해 수첩에
무엇인가 적는 시늉을 했다.
아버지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가
나란히 같이 앉아서 함께 아침, 점심, 저녁을 먹은적이 언제인가
아버지의 기분이 어떤지물어본 적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기자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승려가 기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 질문이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다면 미안하네
하지만 이것이 그대가 질문한 '접촉'과 '연결'에
대한 답이라네.
그대는 아버지와 '접촉'해 왔으나 '연결'되어
있지는 않은 듯하네.
연결은 존재와 존재 사이의 정신적 교감에서
일어나는 일이지.
함께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서로를
보살피는 것이지.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
그대의 형제자매도 서로 접촉하고 있지만 연결은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네
기자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잊지 못할 중요한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우리는 '연결'을 자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망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쉽게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고 믿을 뿐 접촉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혹은 휴대폰으로 쉼없이 문자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접촉을 연결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오래 서로를 바라보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
바로 앞에 있는 사람조차도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지인이 보내준 톡 글에서-
💜 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
https://www.youtube.com/watch?v=wnTuj1qN7cQ
그늘에 들어서니 시원하다
가을
날씨가 확 달라졌다
일어나니 새벽4시
일어나기가 싫다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몸이 가뿐해야할건데 오히려 피곤한 것같다
술독이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현상일까?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여섯시가 넘었다
집사람은 피곤하다며 일어나기 싫단다
나가서 동물 챙겨 주었다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을 더 이상 알 품지 못하게 그물망 안에 가두고 물과 모이를 주었다
며칠만 놔두면 알 품으려는 생각이 나지 않겠지
뻥이와 웅이에겐 사료를 주면서 별식으로 참치캔 하나씩 주었다
녀석들 아주 좋아한다
날씨가 많이 가물다
모터를 가동하여 양배추와 무 쪽파 고추밭에 물을 주었다
3일에 한번씩은 물을 주어야할 것같다
물주고 올라오니 8시 30분이 넘었다
밥 한술 먹고 성당에 가야겠다
밥솥을 열어보니 밥에서 쉰내가 난다
저런 밥을 퍼서 냉장고에 넣어둘 것을...
아침은 용봉탕 한그릇으로 때우자니 집사람은 먹지 않겠다고
난 용봉탕을 먹고 집사람에겐 미숫가루를 타 주었다
용봉탕이 한그릇 정도 남았길래 솔이에게 주었다
아침에 솔이만 참치캔을 주지 않아 좀 미안하다
이것이라도 한그릇 주면 좋겠지
점심 때 밥을 짓기 위해 쌀을 씻어 압력솥 앉혀 놓았다
쌀을 씻어 담가 두었다 밥을 하면 쌀에서 더 좋은 성분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난 미리 쌀을 씻어 앉혀둔다
아침에 물을 주며 땀을 흘렸더니 땀냄새가 난다
샤워를 하는데 물이 차게 느껴진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뜨뜻 미적지근 하더니 하루아침에 온도가 달라졌다
이젠 갈수록 기온도 떨어지겠지
성당에 가니 거의 다 나와 미사 드릴 준비를 하면서 묵상하고 있다
우리도 빈자릴 찾아 앉았다
오늘은 연중 제22주일
9월1일은 피조물을 위한 기도의 날이란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의미를 묵상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며 생태계를 보호할 것을 다짐하자며 미사 시작
신부님께서 마르코복음 7,1-8,14-15,21-23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를 봉독하시고
말씀을 통해
형식만을 중요시하면 본질을 놓치기 싶다고
형식에 구애됨보다 진실된 내면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고
믿고 깨달아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신심이 약하기 때문이리라
집에 오면서 백양농약사 들러 배추모 한판을 만원에 사왔다
배추모 하나에 백원꼴
날씨가 무덥기 때문에 늦게 심으라지만 이젠 조금씩 기온이 떨어질 것같으니 오늘 심기로
매일 살펴보면서 시들지 않게 물을 주어야겠다
밥을 짓고 호박과 감자 넣어 된장국을 끓였다
밥 뜸 들이는 사이 잠깐 누워있다는게 잠이 들어 버렸다
집사람이 깨워 일어나니 1시가 다 되간다
잠깐 잔 것같은데 거의 한시간을 넘게 잤다
된장국에 말아 밥 한술
호박과 감자만 넣었는데도 된장국이 맛있다
우리집 된장이 맛있기 때문이리라
또 잠을 잤다
내가 잠충이인가 보다
틈만 나면 누워 자고 싶다
일어나니 집사람은 냉장고를 정리하고 있다
작년에 담아 둔 깻잎 장아찌가 많단다
여기저기에 담겨진 걸 큰 통에 모두 담아 놓는다
냉이와 고추잎 장아찌도 있는데 먹어보니 물러져 맛이 없다
정성스레 담아 놓고도 냉장고 속에 들어가면 잊어 버리고 먹지 않을 때가 많다
차라리 적게 담아 그때그때 먹는게 좋겠다
오전일과 대충 정리하고 나니 다섯시가 다된다
사 온 배추모를 심어야겠다
꽃삽을 가지고 내려가 저번에 약 뿌려 놓은 두둑에 30센티 간격으로 배추모를 심었다
배추모가 싱싱하다
잘 살아났으면 좋겠는데 날씨가 넘 더워 어쩔지 모르겠다
집사람이 내려와서 심은 배추모에 물을 준다
물을 후북하게 주면 시들진 않으리라
배추모를 다 심고 물까지 주고 난 뒤
배추 근처에 리도밀 골드와 지오골드를 뿌려 주었다
바닥에도 뿌렸지만 심고 난 뒤에 다시 한번 뿌려주면 더 효과적일 것같다
이제 가을 채소는 콜라비만 심으면 끝날 것같다
올라오는데 고관절이 무척 아파 걷기가 불편
진통제를 먹어도 오래가질 못한다
그저 푹 쉬는 것밖에 없을까?
샤워한 뒤 커피 한잔 들고 베란다로
어둠이 내리는 조양뜰을 바라보며 하루를 음미해 본다
난 하루하루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집사람이 밥 한술 먹잔다
별 생각없었지만 그래도 한술 하는게 낫겠다
된장국에 말아 맛있게 잘 먹었다
새벽 안개이는지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다
님이여!
구월의 첫 월요일
만물이 익어가는 계절을 맞아
이주에도 기쁘고 좋은 일들만
님의 주변에 가득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