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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개는 싸늘한 밤공기를 뚫고 어둠을 능숙하게 헤쳐 집 뒤 오두막으로 향했다. 달도 없는 겨울 밤 칠흑 어둠 속에서 홍수개는 한 마리 수캐가 되어 오두막집 방문을 슬그머니 열어젖혔다. 너무도 쉽게 문이 열렸다, 따뜻한 방안 공기와 함께 가느다란 여인의 분 내음이 홍수개의 코끝에 스쳤다. 홍수개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얼른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랫목 쪽으로 이불깃에 푹 덮인 채 잠이 깊이든 여인의 따뜻한 숨결을 홍수개는 느끼며 그 이불 속으로 몸을 스스로 밀어 넣었다. 따뜻한 열기가 홍수개의 몸으로 훅 끼쳐왔다. 살진 암사슴처럼 보드라운 털을 뽐내며 순한 눈망울을 굴리던 옹기장수 아내를 이렇게 이 깊은 밤 옆에 끌어안을 수 있다니 이미 늑대에 날카로운 이빨에 걸린 고깃덩어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홍수개는 흡족한 미소를 어둠 속에서 흘기며 슬그머니 손을 들어 옹기장수 아내의 가슴께로 슬그머니 돌진해 보는 것이었다.
순간의 그 손길을 느꼈을까? 옹기 짐을 따라 깊은 수캐골 까지 고단하게 걸어 온데다가 연일 부엌일을 도우며 피곤했을 터인데 사내의 손길에 이리 불쑥 반응을 하다니 아마도 젊은 여인네의 본능이란 게 참으로 민감하고 민감한 것이로구나 하고 홍수개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일하는 도중 흘깃흘깃 홍수개는 옹기장수 아내를 몰래 살펴보며 온갖 상상을 했던 것이다. 호리병처럼 입구는 작으나 속은 넓은 최고의 보옥(寶玉)부터 터진 밤송이처럼 야무진 보옥, 그리고 삶은 호박처럼 흐물흐물 물러터진 보옥에 넓은 웅덩이처럼 물에 발이 빠지던 보옥까지 홍수개는 갖은 상상을 다하며 옹기장수 아내는 아마도 깊은 옹기를 닮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그 물건이 자근자근 꽉꽉 깨물어주며 흡입하는 옹기만 닮았다면야 천하일품(天下一品)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며 흡족한 미소를 징그럽게 삼켜 물기도 했던 것이다.
홍수개는 그 생각을 하며 다시 손을 움직여 이불 속으로 옹기장수 아내의 풍만한 가슴께를 다시 더듬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 사납게 몸을 뒤흔드는 것이었다. 홍수개는 그 몸을 흔들어대는 옹기장수 아내의 몸짓이 아마도 제 남편 옹기장수의 손길에 길들여져 있어 깊은 잠이든 중에도 사내의 손길에 젊은 여인으로서 본능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이제는 보드라운 엉덩이께로 대담하게 손을 깊숙이 들이밀어 보는 것이었다,
“어!....... 응!.......”
분명 가느다랗게 ‘어응!’ 하는 무슨 소리가 난 것이 옹기장수 아내가 잠이 깬 모양이라고 홍수개는 생각하고는 조용히 입을 열어 모기만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쉬잇! 나니라! 조용히 하거라!”
홍수개는 여인이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자 다시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이제 너는 힘들게 옹기장수를 따라다니지 않아도 된다. 내가 너를 일생동안 편히 살도록 보살필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게 몸을 맡기거라!”
ㅡ계속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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