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미국의 주요 언론 NYT가 우리나라와 호주를 가리켜
코로나 백신 대응 굼벵이라고 해서 시끌시끌했습니다.
굼벵이는 매미의 유충 곧 애벌레나 무당벌레·장수풍뎅이 같은 딱정벌레목의 애벌레입니다.
굼벵이를 일본에서는 땅벌레 즉 지무시(地蟲·じむし)라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지잠(地蠶·땅누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매미원숭이라는 뜻으로 찬허우(蟬후)라고 부르는데요.
굼벵이가 매미로 변신하기 위해 땅속에서 기어 나와 나무 위로 올라가는 과정이
원숭이가 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네요.
같은 한자문화권이지만, 한·일·중 삼국의 굼벵이라는 말과 작명에 얽힌 배경은 이처럼 다릅니다.
평생을 어두운 땅속에서 사는 굼벵이는 몸통이 굵고 다리가 짧아 동작이 느립니다.
그래서 새로운 뜻을 얻었지요.
동작이 굼뜨고 느린 사람을 빗대서 이르는 말로 씁니다.
굼벵이의 옛날 표기는 ‘굼벙’인데, 지방에 따라서는 굼버지·굼비·구두리라고도 합니다.
재미있기로는, 경북 의성 지방에서는 달팽이를 ‘굼뱅이’라고 한다는 사실입니다.
달팽이와 굼벵이 사이에는 느리다 또는 굼뜨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잘 보여주네요.
국내 매미의 경우 대개 3년이나 5년 만에 허물을 벗고 어른벌레가 되지만,
미국에는 13년 또는 17년 주기로 성충이 되는 종(種)이 있답니다.
어른이 돼 고작 한 달 남짓 살다 갈 뿐이니 성장 과정은 느림보·굼뜨기가 맞습니다.
굼벵이는 굼적대거나 굼틀대는 미동(微動)의 대명사입니다.
느림보·굼벵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의 래거드(laggard)는 중국어로도 비슷한 의미로 통합니다.
다만, 일본어로는 ‘라가도’인데,
획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지막에 받아들이거나 끝까지 수용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군벵이의 이름이 다양하네요.
친정 어머니는 군베이라고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