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아세안 검도대회(방콕) 동행기
3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11회 아세안 검도대회가
방콕에서 열렸다. 아세안은 10개국인데 아직 검도가 가르쳐지고
있지 않은 라오스와 검도는 시작하였으나 참가하지 않은 나라인 미얀마가 이번에는 혼자만 참석하여 모두 9개국이
참가하였다. 방콕에서 열리는 대회인지라 태국에서 검도하는 청년들은 누구나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였고지난 5월에 있었던 프렌드쉽 검도대회에 참여하여
입상하여서 국가대표로 나가기를 원하였다.
지난 5월 우리 치앙마이 란나검도 클럽팀은
6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프렌드쉽 대회에 참가하였다. 남자
3명과 여자 3명으로 구성하여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진행되었는데 혼선이 있었다. 단체전은 3명 1팀으로
한다고 광고하였는데 대회가 열리기 바로 직전에 단체전을 5명으로 한다고 하여 우리는 혼성팀으로 나가
아쉽게 지고 말았다.
프렌드쉽 대회의 결과는
우리의 기대를 넘어섰다. 개인전에서 여자는 준우승과 3위를
하였고, 남자는 40명이 출전하였는데 4강에 두명이나 들었으나 아쉽게 지고 말아 3위에 두명이나 입상을 하였다. 그동안 연습을 하지 못했던 까이는 다른 팀과 한팀이 되어 단체전에서 3위에
입상하였다. 개인전 3위에 입상하였던 두명의 아이들과 16강에 들었던 아이와 함께 4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으나 준우승한
라는 16세이므로 국가대표로 나갈 수 없고 남자들 3명중 2명만 된다고 하여 고등학교 3학년이 양보를 하여야 했다.
프렌드쉽 검도대회가 지나고 두달만에 아세안 검도대회가 열렸다. 우리 치앙마이
란나 검도클럽에서는 지난 태국 대회 고등부 챔피언이었던 꼽과 워라멧, 여자부 3위였던 에스더를 포함하여 3명이 국가대표로 출전하였다. 그동안 일하고 공부하느라 아이들은 거의 연습을 많이하지 못했지만 출발하기 1주일전
마지막 주간에 최종 연습을 하여야 했다.
태국에서 검도 국가대표라고 해도 정부나 단체에서 지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참가비며 호텔비며 자신의 이름표와 장비며 모든 비용을 자신이 전부 지불하여야 한다. 따라서 우리 란나
검도클럽팀은 아이들이 경비를 지불할 수 없으므로 전부 우리가 지불하여야 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방콕이니까
경비가 조금 들어서 가능하였지만 다른 나라에서 할 경우에는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 3년전 말레이시아
대회때에는 4명의 아이가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비행기값이며 호텔비용이며 참가비를 지불할 수가 없어 부득불
참가하지 못하였었다.
아세안 검도대회 참가를 위해 우리는 짐을 꾸려 목요일 저녁 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출발하였다. 방콕에 도착한 것은 다음 날 아침 7시였다. 대회장 근처의 숙소인 호텔에 도착하니 다른 나라 선수들은 이미 도착하여 문전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중에서 자비를 들여 치앙마이까지 와서 우리 팀을 지도하여 주셨던 검도 사범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 매년 3월과 10월에
검도 특별 훈련을 위해 홍콩에서 와주시는 야마다 7단과 이시가와 6단, 방콕에 계실 때 종종 틈을 내어 우리에게 검도를 가르처 주셨던, 지금은
일본에 있으면서 심판진으로 참가한 무레이 7단, 동경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검도를 가르처주고자 오셨던 이마이 7단 등을 만날 수 있었고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죽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야마다가 소개하여 일본에서 죽도를 가지고 온 겐따로 5단과 우리에게 검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제자를 보내주었고 3년간 와서 검도 켐프를 열곤했던 임태순
4단은 이번에는 미얀마 코치로 참가하게되어 교제하였고 네팔에서 검도를 가르치는 사사끼 6단도
대회 참관차 들러 반갑게 조우하였다.
9시경에는 9개국에서 온 165명의 선수들과 30여명의 임원진과 각지에서 온 40여명의 일본인 심판진이 입장하였고 이어 개회식이 열렸다. 태국에서는
문화관광부 장관이 참석하여 환영사를 하였고 일본 대사와 일본 검도협회장도 참석하여 대회를 빛내주었다. 아쉬웠던
것은 일반인 관중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고 일본인 심판들이나 사범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다른 부러운 모습이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여자부 개인전이 열렸다. 아시아의 9개국에서 참가하였는데 대회 장소는 수안 수난타 라차팟 대학으로 물에 빠져죽은 왕비를 기념하여 지은 대학으로
체육관은 4개의 코트를 사용하였다.
먼저 시작된 여자부에서는 태국이 두각을 드러냈다. 4강에 태국이 두명이 들었고
결국에는 우승을 차지하였고 싱가폴이 준우승, 베트남과 태국이 3위를
하였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싱가폴이 지난 대회 챔피언인 태국 형제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였고 준우승은
이중 국적을 가진 태국 형제인 마사유끼가 차지하였다. 마사유끼는 일본인 사범인 미노루와 어머니는 태국인으로
이중 국적을 가졌고 어려서부터 검도를 하여 3년동안 고등부 쳄피언이었으나 우리 아이들이 검도를 하고
난 다음부터는 챔피언을 할 수 없었다. 이후 우리 아이들이 6년
동안 고등부 챔피언을 지켜오고 있다. 3위는 베트남과 싱가폴이 차지하였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되어 국제 대회 개인전에 처음 참가한 우리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리벙벙하여 경기를 잘 하지 못하였다. 처음 참가한 에스더는 가만히 잇다가 두번 얻어맞고 2:0으로 지고
말았으나 다음 경기에서는 먼저 공격하라고 하여 2:0으로 간단히 이겼지만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이어 벌어진 남자부 경기에서 워라멧과 껍은 두번을 연속으로 이겨 16강에
들었으나 다음 경기에서는 힘도 쓰지 못하고 지고 말았다. 경기 경험이 많은 싱가폴 형제가 아이가 손목이
나오는 것을 보고 연신 손목을 처서 경기를 매조지었던 것이다. 경기에 패한 아이들은 아쉬움이 남는지
날린 기회를 아쉬워 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우리에게 기회는 많이 오지 않는다. 기회가 올 때 잡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지
읺은가? 너희들이 너희 나라를 대표하여 나갈때가 얼마나 있겠냐? 이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책임감이 뒤따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너희에게도 영광이다. 시합전에 좀더 열심히
연습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 하였다니 아이들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은 국제 대회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호텔에서 묶고 여러나라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보고는 많은 도전이 된다고 하였다.
둘째날은 각 나라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전으로 진행되었다. 한팀은 후보를 포함하여 7명으로 실제로는 5명이 대진하였다.
모든 나라는 두팀까지 내보낼 수 있는데 두팀을 내보낸 나라는 태국을 비롯하여 싱가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었고, 캄보디아는 1개팀만 출전하여 총 13개 팀이었다. 먼저 전체 출전팀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제비 뽑았는데 A그룹을 포함한 세그룹은 세팀이
예선을 치루어야 했으나 D그룹은 4팀이 예선전을 치루어야
했다.
국가별 대항인 단체전에서는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각 그룹은 세팀이나
네팀중에 한팀이 올라 가기에 한번만 져도 탈락이었다. 선수들은 한판 한판 최선을 다했다. 응원이라고야 같은 나라에서 온 임원들이 고작이었지만 멋진 한판을 장식할때면 어디서 보고있는지 모르지만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A그룹에서는 베트남 A팀이
필리핀 B와 말레이시아 A팀을 제치고 4강에 올랐다. B그룹은 마지막 주자의 승패가 나고서야 비로소 팀의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매경기가 치열하였으나 마지막 승자는 우승을 착실하게 준비한 태국 A팀을 누른 싱가폴 A팀이었다. C그룹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속해있는 태국 B팀이 싱가폴 B와 말레이시아 B팀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4개팀이 겨룬 D조에서는 베트남 B가 필리핀 A와
인도네시아 A와 캄보디아팀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우리 란나검도클럽팀 아이들이 두명 참가한 C그룹은 먼저 싱가폴 B와 말레이시아 B팀이 붙었는데 초반 주자들은 싱가폴 선수들이 잘하였으나
갈수록 밀려 결국은 말레이시아 B팀이 승리하였다. 이어 싱가폴 B와 태국팀이 붙었는데 예상보다 쉽게 싱가폴 B를 이겼다. 이제 8월에 대학생이 되는 꼽은 국제경기에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떨릴 법도 하였지만 선두 주자로 나서 게임을 잘 리드하여 주었다. 지고 있던 게임을 2:1로 역전하여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주었다. 말레이시아 B팀도 어렵지 않게 이겨 무난하게 4강에 올라가게 되었다.
4강에 오른 네팀은 베트남 A, B팀과 싱가폴 A팀과 태국 B팀이었다. 준결승에서는
베트남 A와 싱가폴 A, 태국 B와 베트남 B팀이 자웅을 겨루었다.
베트남에서 오신 분들에 의하면 베트남의 검도는 한국인 사범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베트남 젊은이들의 체력과 함께 이기려는 적극적인 자세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이 머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는 일본인 검도사범들이 지도하는데
비해 베트남에는 한국인 사범들이 검도를 지도하고 있어 주변국들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베트남 A팀은 싱가폴 A팀을 어렵사리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였고, 태국 B팀도 베트남 B팀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였다.
베트남 선수들의 선전은 개인전부터 눈에 띄게 드러났다. 비록 검도를 배운지가
얼마되지않아 경험은 많지 않았고 호구를 준비하는 면이나 예의면에서 조금 더 세련되어져야 하는 면이 있었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은 적극적인 공격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체력과 이기려는 전략이 맞물려 좋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어진 태국 B팀과
베트남 A팀의 결승전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1번
주자로 나선 우리 팀의 꼽이 비겼고, 2번 주자는 태국팀이 승리하였으며 3번 주자는 비겼고, 4번 주자는 베트남 팀이 이겼다. 1승 2무 1패로 마지막
주자의 승패에 따라 팀의 승패도 달려 있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형제가 준비가 부족하다며 자신없어
하더니만 결국은 2:0으로 졌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준우승을 하였다. 열심히 땀을 흘리고 노력한 결과이리라. 아이들은 준우승을 하고도
덤덤하였다. 아니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에 오히려 안타까와 하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