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강 5계와 10선(五戒十善)
제10강에서는 수행과 공부를 권합니다. 그런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5계 10선」입니다. 이것이 불법을 수학하는 근본법입니다. 3승이건 2승이건 무조건 다 반드시 5계 10선을 기초로 합니다. 만약 5계 10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인천의 자격조차도 없는데 어떻게 보살이 되고 성문 연각이 되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입니다.
5승 불법은 마치 5층 건물과 같아서, 보살이 가장 높은 층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의 4층이 없다면 어떻게 가장 높은 층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5계와 10선을 중요하게 생각하여야 합니다. 불교 공부를 하여 부처가 되고 보살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열심히 5계와 10선을 닦아야 합니다.
1) 5계(五戒)

「5계」: 인도(人道)의 자격, 즉 우리가 보통 인격이라고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 6도 안에서 인도를 얻는 조건이지요.
계율에 다섯 조항이 있습니다:「살생하지 않는다[不殺生]」는 것은「인(仁)」이고「도적질하지 않는다[不偸盜]」는 것은「의(義)」입니다.「사음하지 않는다[不邪淫]」는 것은「예(禮)」이고,「거짓말하지 않는다[不妄言]」는 것은「신(信)」이며,「술 마시지 않는다[不飮酒]」는 것은「지(智)」입니다.
이것은 동양유교 문화에 맞추어 설명한 것입니다. 윤(倫)은 오륜이며, 오륜은 우리 사회의 조직을 말하는 것입니다. 부부ㆍ부자ㆍ형제ㆍ군신ㆍ친구라는 한 가정에서부터 사회와 국가까지가 오륜의 조직입니다.
오륜의 조직 관계는 아주 친밀합니다. “사해 안이 다 형제[四海之內皆兄弟]” 라는 말을 하지요. 아주 완전하고 아름다운 사회 구조입니다. 서양 사회에는 없는 일이지요. 오륜 사회의 도통(道統)을 유지해 주는 것은 오상(五常)과 팔덕(八德)입니다. 특히 오상은 도덕의 기초로, 인ㆍ의ㆍ예ㆍ지ㆍ신, 이 다섯 가지가 누구나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유교사회 사람들의 기본 도덕관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이런 도덕 교육을 받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일생 동안 이 도덕규범을 갖고 사회에서 행동하며,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유교사회가 수천 년 동안 장기적으로 안정된 통치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도태되지도 멸망하지도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윤상의 도통을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교권의 사람들도 이제는 예를 다 잃어버렸고 법도 지키지 않습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진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 우리는 서양 사람들과 비교해 봐도 오히려 훨씬 못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마땅히 스스로 깨달아서 책임지고 동양사회 고유의 문화를 부흥시켜야 합니다.
「살생하지 말라[不殺生]」: 유가에서 말하는「인(仁)」의 의미와 같습니다. 인은 두 개의 인(人)자가 합해진 회의문자로, 자신을 미루어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한다는 뜻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것이 인의 뜻입니다.
일체 중생, 특히 유정 중생인 동물들 중에서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어떤 동물도 좋아서 기꺼이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항할 힘이 없어서 죽임을 당하기는 하지만, 원한 맺힌 그 마음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살생하는 사람은 인자한 마음을 잃고 피살된 중생은 마음속에 원한을 품어 생각마다 복수할 생각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불가에서 말하는,「돈을 빚진 사람은 돈을 갚아야 하고 목숨을 빚진 사람은 목숨을 갚아야 하니, 서로 원한으로 원한을 갚느라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두 쪽이 다 미혹하였기 때문이지요. 죽임을 당한 중생은 과거세에 내가 그를 죽였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기에, 보복이 보복을 낳습니다.
그냥 이대로 없었던 일로 해버리면 이 일이 끝이 나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되겠지만, 만약 그래도 상대를 죽여 보복하려고 한다면 미혹된 것입니다. 빚을 갚으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지요. “네가 나를 죽였으니 장래에 기회만 생기면 내가 너를 죽여서 다시 보복할 것이다”, 이렇게 보복을 하면 할수록 더욱 참혹해집니다.
전쟁은 아주 잔혹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생이 세간에 전쟁의 겁난을 불러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불법에서 살생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은, 일체 중생과 원한을 맺지 말라는 것뿐만 아니고 나아가 자기의 대자비심을 기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비심은 성덕(性德)으로, 참된 마음은 본래 자비한 것이니 자기의 자비심을 길러야 됩니다. 이른 바「인연 없이도 베푸는 대자심과 중생과 한 몸이라는 대비심[無緣大慈, 同體大悲]」은 살생하지 않는 데에서 길러져서, 명심견성을 돕습니다. 이 계율에는 이처럼 큰 공덕이 있습니다.
살생의 업장은 아주 무거워서 명심견성을 방해하고 우리가 일심불란의 경지를 얻는 데 장애가 됩니다. 살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크겠지요.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큰 사람이 염불을 한들 어떻게 한 마음[一心]을 얻겠습니까? 선을 닦은들 어떻게 선정을 얻겠습니까? 그래서 불법에서 살생하지 말라는 조항을 모든 계율의 첫째에 둔 것은 일리가 있습니다.
「도적질하지 말라[不偸盜]」: 도적질을 하지 않는 것은「의(義)」입니다. 의는 의무이기에 보수를 바라지 않습니다. 일체 중생에게 공헌하는 것은 의무를 다하는 것이므로 보수가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이 의이므로, 도적질 하지 않는 것이 의와 가깝습니다.「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不與取]」이 바로 훔치는 것입니다. 주지 않는 것을 취한다는 말은 다른 사람이 동의하지 않고 응답하지 않았는데 그냥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도적질이지요.
이 조항도 지키기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남의 물건을 옮기는 것도 다 도적질이니까요. 꼭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도적질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경에서의 정의가 그렇지 않습니다. 내 책을 책상 위에 두었는데 누가 나의 동의 없이 고의로 내 책을 다른 곳에 갖다 놓아 찾지 못하게 한다면, 훔친 것입니다.
게다가 계율에는 아주 미세한 것까지도 정해 놓았습니다. 풀 한 포기 물건 하나, 바늘 하나 실 하나까지도, 아무리 미세한 물건이라도 모두 훔쳐서는 안 됩니다. 이 계율은 우리가 청정한 보시를 닦고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우리가 심신의 세계를 놓아 버리고 자성의 청정한 마음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사음하지 말라[不邪淫]」: 이 조항은 유가에서 말하는「예(禮)」에 해당합니다. 사음하지 않는다는 것은 재가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출가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지요. 인천의 법은 사음하지 말라고 하고, 출세간의 법에서는 음욕을 갖지 말라고 합니다. 여기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말라[不妄語]」: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는, 이것도 근본이 되는 큰 계율입니다.
「술 마시지 말라[不飮酒]」: 이 계율은 차계(遮戒)에 해당합니다.
앞의 네 조항은 성계(性戒)로, 계를 받았건 안 받았건 상관없이 범하면 다 죄가 됩니다. 차계(遮戒)는 방지하고 예방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죄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는 일은 원래 죄가 아니지만, 술에 취하면 살생과 도적질과 사음과 거짓말을 할 수 있지요. 부처님께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제정한 것은 앞의 네 가지 계를 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나친 술주정은 반드시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어서, 많은 범죄들이 거의 다 술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범개차[開遮持犯]의「차(遮)」는 금지이니, 이 다섯 조항의 계율은 절대로 범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개(開)」는 개연(開緣)으로, 앞에서 말한 살생 같은 것이 개연입니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계를 열 수 있는 것일까요? 중생에게 이익이 되는 때이지요. 특히 일체 중생을 구할 때에, 중생에게 다급한 재난이 생겼을 때에 계율을 열 수 있습니다.
계율을 여는 경우는 절대 자신의 편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중생을 이익 되게 할 때에 하는 것입니다. 만약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가 아니거나, 또 중생을 구하기 위해 부득이한 때가 아니라면 모두 개연(開緣)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계본을 보면 진정으로 각 계율의 계체(戒體)와 계상(戒相)과 계행(戒行)에 대하여, 또 개차지범을 어떻게 수학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명료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계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를 지니고 법을 지키려면 반드시 계율의 뜻을 알아야 하며, 또 계율의 조문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계율의 정신을 이해하여야만 비로소 법대로 수학할 수 있게 됩니다.
「지(持)」는 받아 지니는[受持] 것이고,「범(犯)」은 파계입니다. 개연 속에서 계를 여는[開戒] 것은 계를 지니는[持戒] 것이지 계를 범하는[犯戒]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5계는「인승인(人乘因)」이니 일생 동안 가르침에 따라 봉행하면 반드시 사람의 몸을 지켜서 내생에도 사람 몸으로 태어나 3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