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엄마가 아파서 김장을 못하겠다며 사람을 사서 하라고 했다.
동네 사람들에게 일당을 드릴테니 김장을 해 줄수 있냐고 몇집에 여쭤보니 다들 바쁘다며 거절을 해서 한동안 고민에 빠졌었다.
지금껏 김치를 담아 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얼마전에 총각김치와 갓김치를 성공적으로 담근 경험을 믿고 동생과 둘이서 해보기로 했다.

워낙 큰 통이라 소금물로 푹 담가두면 잘 절여질줄 알았는데, 하루 자고 나도 별로 절여지지가 않은것 같았다.
다른집 배추에 비해 포기가 작지만 속은 알차다

다음날 소금을 추가해 물을 짜게 했고, 켜켜이 소금을 듬뿍 뿌려 놓고 다음날 나가보니 겉만 절여지고 속은 여전히 생생하다.
인터넷에 설명에 의하면 배추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리라고 설명이 되어 있었지만, 소금물에 풍덩 담그고 소금을 뿌려두면 절여질줄 알고 쉽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엔 3일째 되는 날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려야 했다.

3일만에야 배추가 제대로 절여진것 같다.
1차 헹굼해서 널어 둔 모습이고 2차 헹굼해서는 나무의 지저분한것이 닿지 않도록 바닥에는 같이 절인 배추에서 손질후 떼어낸 겉잎을 깔고 나무가 닿지 않도록 위로 쌓아 올려 건져 놓았다.
10포기마다 물을 갈아가며 두번 헹굼을 했다.
30포기 절이고 씻는 일만으로도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동안 엄마 혼자서 내가 재배한 배추의 두배나 되는 배추를 해마다 50~60포기씩 담은 생각을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김장때면 기껏해야 시키는 심부름 정도만 해 오다가 직접 다 해보니 간단한것 같으면서도 정말 손이 많이 간다.
단무지는 무를 깨끗이 씻어 4~5일동안 그늘에 말린 후 꼬들꼬들해지면 항아리에 쌀겨, 소금, 무우를 차례차례 쌓으면 되는 작업이라 너무 쉬웠고, 동치미는 무우를 소금에 절여 간단한 국물양념에 넣어 주면 되고, 짠지는 무우를 소금에 절여 소금물에 담그면 되고, 백김치는 5포기 정도 했는데, 레시피대로 양념 만들어 김장김치처럼 속을 넣어주면 되니 별로 어려울것이 없었지만, 한가지 만드는데 다듬고 씻고 절이고 담는데 이틀씩 걸렸다.
백김치 5포기도 김장전에 따로 담았다.
한번에 몇가지씩 하기에는 능력부족이라 처음부터 조금씩 할 계획으로 차례차례 해 나가니 제법 그럴싸하게 다 끝낼수 있었다.
너무 힘들까봐 보름전부터 총각김치, 깍뚜기, 갓김치, 단무지, 짠지, 동치미, 백김치.. 한가지씩 해 두었고, 마지막으로 김장 30포기를 마지막으로 동생과 나의 김장 첫 작품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끝을 내었다.
첫댓글 다늦게 철들어서 어디에 쓰실려구 ㅎㅎㅎ 저도 김치 한번 담그려면 뭐가 그리 수선스럽고 복잡한지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어머니ㅏ나 늦동이엄마가 김장할때는 그렇게 어렵게 하지않던데~ 축하합니다., 김장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