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산수유꽃축제와 광양매화축제는 3월 25일까지로 끝났는데, 우리는 그 다음 날부터 남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축제는 꽃구경도 구경이지만 사람구경이라고도 하지요. 사람들은 빠져나가서 행사장은 한산하지만 꽃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여기저기 이꽃저꽃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어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여행 코스는 산수유꽃이 있는 '구례 산동마을'을 거쳐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화합의 다리인 섬진강 '남도대교'를 건너 매화꽃이 만발한 광양 매화마을로 네려가다가, 백운산 자락에 자리 잡아 이른 새벽이면 섬진강변의 환상적인 물안개를 볼 수 있다는 고품격 황토 펜션인 "매화랜드"에 들러 진기한 돌과 꽃나무들로 장식하고 지붕을 둥글게 멋을 부린 이색적인 풍경도 구경하고 청매실농원을 지나 광양읍으로 향했습니다. 지리산 자락엔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펄쳐져 있었다면, 섬진강가 백운산자락에는 매화꽃이 골짜기 깊이까지 뒤덮여서 눈 닿는곳 마다 꽃, 꽃천지가 되었습니다. 광양읍으로 달리다보면 진상면 백학동 마을 길가에 '가려지찜질방'이 있습니다. 꽃들의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에 높아진 흥분을 가라앉히고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겠지요. '동굴방', '족탕방'도 있고 대숲 산책로 지압길도 있다네요. 8천원에 그만한 숙소 겸 쉼터를 찾기란 쉽지 않겠지요? 광양읍에 가면 천변에 '불고기특화거리'가 있습니다. 특화거리라기에 불고기 전문식당들이 다닥다닥 모여 있는 것을 연상했느데, 규모가 큰 식당들이 거리를 두고 자리잡고 있더군요.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말엔 예약을 해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것 같고요. 불고기는 소문대로 맛이 있어서 반주도 한 잔 곁들이게 되었지요.물론 숙소는 식당 가까운 곳에 잡아 놓는 센스가 필요 합니다. 다음날은 코스를 '구봉산전망대'-'광양와인동굴'-'옥룡사지 동백나무숲'으로 정했습니다. 광양시 성황동에 있는 "구봉산전망대"는 호남정맥의 끝인 백운산에서 남하하는 주능선 중 하나로 옛 봉화산이란 뜻을 지녔으며 현 봉화산으로 봉수대가 옮겨 가기 전에 봉수의 역할을 한 해발 473m의 산으로, 광양만의 상황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해당하며, 구봉산전망대는 광양시 전역과 POSCO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업단지, 광양항은 물론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 등 광양만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써 봉수대, 산책로, 포토존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디지털봉수대는 광양을 상징하는 빛, 철, 꽃(매화)을 소재로, 봉수대 모양은 매화꽃으로, 개화하는 꽃의 생명력을 소재로 작품화 하였으며, 꽃잎은 12지간과 12개 읍 면 동을 표현하였으며, 봉수대 높이는 통일신라 시대 광양의 명칭인 희양에서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광양으로 칭한 역사성을 고려하여 940cm로 건립하였습니다. 상단부는 LED 조명등과 투광등을 설치하여 야간경관과 위치를 표시하고 하단부는 매화꽃 모양의 감성등, 유도등, 횃불 보행등 및 투광등을 설치하여 보행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구조물을 생동감 있게 구축하였습니다. 전망대까지는 자동차로 등대시설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주차장(대형차는 아래 주차장 이용)에서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닿을 수 있습니다. 그 곳에서는 360도로 광양항과 시내는 물론 가깝고 멀리 있는 섬들까지 다 볼 수가 있습니다. 광양읍 용강리, 광양경찰서 부근에 있는 "광양와인동굴"은 광양제철선 개량화 사업에 따라 폐선이 된 기차터널을 개발해 와인과 예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맛 볼 수 있도록 세계와인을 전시 ˚ 판매하고 있으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와인 카페테리아를 갖추고 있습니다. 고대 와인의 기원과 역사를 100m 길이의 벽면에 부조 벽화로 새기고 그 벽화의 실루엣에 따라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영상쇼, 동작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강화유리 바닥에 노니는 비단잉어 밟아 잡기, 예쁜 꽃잎들 흐트리기 등) , 환상의 빛터널과 곳곳에 숨어 있는 트릭아트 포토존(연 잎 우산 받쳐 든 개구리와 사진 찍기/와인병 속에 들어가서 사진 찍히기 등)까지! VR 체험존(VR안경 착용하고 레이싱, 롤러코스터, 곤충여행 등 다양한 가상현실 체험)은 별도 요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습니다. 와인동굴의 운영시간: 4월~9월=09:30~19:30/ 10월~3월=10:00~19:00 이며, 이용요금은 일반 4,000원(경로/장애인,단체 등은 3,000원)/어린이 2,000원 입니다. 옥룡면 추산리에 있는 "옥룡사지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 489호(2007.12.17) 입니다. 옥룡사지((국가사적 제 407호(1998.8.3지정))는 백운산(1,222m)의 한 지맥인 백계산(505m)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 불교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864~898년) 머물면서 제자를 양성하고 입적한 곳으로 절을 세울 때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동백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는데 옥룡사는 흔적만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국내 최대 동백나무 숲은 수령이 100년 이상, 높이 6~10m, 근원 둘레 50cm로 해마다 2월부터 4월까지 빨간 동백꽃을 피워내는데 3월말 경이면 동백꽃이 만개하여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동백나무 숲 사이로 가느다랗게 난 숲길은 산책하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7ha의 넓이에 현재 7천여 본의 동백나무가 사찰지 주변에 넓은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이곳은 경관적, 학술적으로 보존할만한 가치가 높아 보호 관리되고 있습니다. 광양 여행을 마치고 올라올 때는 쌍계사 입구까지 한 바퀴 돌아보고 하동 화개장터에 들러 섬진강 하구 일대에서 자라는 '벚굴' 을 맛보았습니다. 어학사전에 의하면 『벚굴은 섬진강 하구 일대에서 자라는 굴로, 서너개가 한데 모여 자라며, 그 모습이 물 속에 핀 벚꽃과 비슷하게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벚꽃이 필 무렵에 맛이 가장 뛰어나서 붙은 이름이라는 견해도 있다. 2월 중순에서 4월말까지가 제철이며, 일반 굴에 비해서 크기가 훨씬 크다』고 기술돼 있답니다. 실제로 크기가 큰 것은 사람 얼굴만하고 껍데기가 두텁고 투박한 돌덩이같이 생겼는데, 속살이 커서 가위로 세 등분해서 먹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 특색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즐겁고 기분좋은 일입니다. 섬진강변벚꽃축제(구례군)와 화개장터벚꽃축제(하동군)는 오는 4월7일부터 8일까지인데, 현재는 성미 급한 나무는 꽃을 활짝 피웠고, 대부분은 나무 윗 부분부터 꽃 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축제기간엔 만개 할 것 같더군요. 봄은 짧습니다. 봄꽃은 더 잠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