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전점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이 두달 째 이어지는 가운데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지난 2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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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
지난 10월 31일 해고 이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제안으로 모인 대전·충남 지역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라면서 해고자들의 복직을 요청했다.
또 롯데백화점 측에 현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새해가 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롯데백화점이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종교계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승수 신부(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박규용 대전 기독교윤리실천협의회 공동대표, 남재영 대전·충남 기독교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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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를 낭독하는 대전교구 정의평회위원회 강승수 신부 (사진제공/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
조세종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4대강 문제, 한국타이어 노동자 문제 등을 위해 함께 만나왔던 4대 종단 성직자들이 고통당하는 비정규직 형제들을 위해 나서게 됐다. 조금 더 지켜본 뒤, 상황의 진전이 없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이 사태의 부당성을 알릴 것이고, 현장에서 기도회를 열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더욱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연대해주기를 부탁했다.
롯데백화점 용역 해고 사태는 지난 10월 4일, 용역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고 용역업체 엠서비스가 노조 설립을 빌미로 24명의 노동자들에게 10월 31일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1월 7일 노조 사무실이 폐쇄 됐고, 롯데쇼핑(주)은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12월 16일 대전 지방법원이 이에 대해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 또 용역업체 엠서비스는 현재 성원 퍼실리티로 변경된 상태다. 현재 해고 노동자들은 사측의 방해로 천막조차 치지 못한 채, 백화점 앞에서 50여 일째 노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해고 비정규직 노동 형제들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4개 종단 성직자들의 호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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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전충남지역 4개 종단 성직자들은 새해를 앞두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를 시작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성직자들은 서로 믿는 바가 다르다 할지라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기를 함께 기도해왔습니다. 사회적인 약자인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이 가진 자들과 힘 있는 사람들이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10월31일자로 대전 롯데백화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를 당하고 길거리에 쫓겨 난 사태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롯데백화점에서 일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으나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라며 이분들이 하루빨리 본래 자리로 돌아가 일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우리 4개 종단 성직자들이 기도해 나갈 것을 밝힙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엠서비스측에 권면하고 호소합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임을 기억하고, 이분들을 전원 해고한 조치를 다시 원상회복하고, 사용자측에서 마음을 열고 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간곡하게 권면합니다. 여러분들에 의해 길거리에 내몰린 노동형제들이 50여일 동안 엄동설한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오늘 현실에 대해서 법과 제도를 주장하기 이전에 인간적인 도리를 먼저 생각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우리는 새해가 되기 전에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을 밝힙니다. 우리의 이런 호소에도 불구하고 오늘 길거리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해고 노동자들에 아픔을 롯데백화점과 엠서비스가 계속해서 외면을 할 경우에는 우리 성직자들은 신앙적인 양심에 의거하여 해고노동자들의 아픔에 함께 연대하는 새로운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2011년 새해는 새로운 희망의 날이기 바라는 소박한 바램이 배신당하지 않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 우리 4개 종단 성직자들은 이 땅의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살림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할 것입니다.
2010년 12월 27일
대전충남 지역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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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