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줄탄핵 협박정치 ◈
지난해 12월 14일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된 지 107일이 지났어요
그러나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통지했다는 소식은 30일까지
들리지 않았지요
접수부터 탄핵심판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어요
그때보다 훨씬 심판 기간이 길어지고 있지요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무조건 빨리 하라고
할 수는 없어요
법리에 부합하고 흠결 없는 결정을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기에 국민 모두가 지금까지 기다려 왔지요
하지만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이후 한 달 이상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괴담이 번지고, 탄핵 찬반 양측의 대립도 격화하고 있어요
이제는 헌재가 인용이든 기각 또는 각하든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답을 내줘야 하지요
지금 시중에는 헌재 평의 과정에 대한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헌재 재판관 8명이 인용·기각·각하 의견에 따라 몇 대 몇으로
나뉘어 있다더라 하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마다
말에 살이 붙어 재판관 누구누구가 복도에 들릴 만큼 고성으로
언쟁을 했다는 둥 하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퍼지고 있지요
모두 근거 없는 얘기지만 최근에는 정치권까지 가세하고 있어요
지난주 민주당의 한 의원은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 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지요
“내란 세력의 작전”이 개입됐다는 주장이지요
반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몇몇 헌법재판관과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청구를 기각하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하는 동시 선고를 계획했지만 무산된 때문”에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어요
이런 음모론 같은 얘기가 오래 계속된다면 정작 결론이 나온 후에도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요
이런 혼란을 종식시키려면 이제는 헌재가 결론을 내려야 하지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 약 4개월 동안 우리 사회를 잠식한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줘야 하지요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와 다른 결론을 원한 상당수 국민은
실망하고 반발할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처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정치적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견뎌내는 데도 한계가 있어요
이런 정치적 불투명성이 사회 균열과 경제 불안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이미 사방에서 울리고 있지요
그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30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4월 1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 대행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협박이지요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한 대행은 물론 한 대행 탄핵 소추 때
대행직을 승계할 다른 국무위원도 연쇄 탄핵하겠다고 했어요
민주당이 ‘줄탄핵’이니 ‘연쇄 탄핵’ 같은 말로 위협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직무에 복귀한 지 일주일도 안 된 한 대행은 물론
국무위원 전원에 대해 ‘묻지 마 탄핵’을 하겠다는 것은 자기들 말을
듣지 않으면 행정부를 무력화하겠다는 협박이나 다를 바 없어요
헌재는 한 대행 탄핵 사건에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지만 권한대행이 파면될 경우 국가적 손실이 너무 크다며
직무 복귀를 결정했지요
그런데도 민주당이 같은 이유로 한 대행 재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헌재에 대한 불복과 다름없어요
탄핵 소추라는 처형대에 국무위원들을 차례대로 세우겠다는
‘줄탄핵’은 폭력 영화를 연상케 하지요
이재명 대표가 최상목 당시 권한대행에게 “몸조심하라”고
한 방식 그대로이지요
민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탄핵 소추안 13건 중
헌재가 결정한 9건 모두 기각됐어요
이런 국력 낭비와 혼란에 대한 사과 대신 연쇄 탄핵을 예고한 것은
국정에 대한 무책임으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초선들의 국무위원 전원 탄핵
추진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 김어준씨, 민주당 초선 70명 전원을
내란음모죄와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어요
권 원내대표는 “김어준씨의 지령을 받고 이 대표의 승인을 받아
발표한 내란 음모”라고 했지요
여당 일부에선 민주당을 위헌 정당으로 헌재에 제소하자는
주장도 나왔어요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과 권한대행까지 직무가 정지돼
권한대행의 대행이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됐지요
한덕수 대행의 복귀 이후 정부가 내각을 재정비하고 여야가 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도 부족한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다시 내각 총탄핵과 내란죄 고발이라는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어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통제 불가능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지요
그러니 민주당의 겁 없는 협박정치는
마치 최후의 발악처럼 보이고 있어요
자중(藉重) 또 자중해야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국민의힘(위)과 더불어민주당(아래) 초선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줄탄핵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야당 초선 내란선동죄 고발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