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지, 자취 19-38, ‘집들이하기까지‘
-점심식사
오늘은 드디어 집들이 디데이입니다.
윤지 씨도 실습생들도 떨리는 마음을 안고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윤지 씨께서 홈베이킹을 하시는 평생학습관에서 만나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윤지 씨, 뭐 먹고 싶어요?”
“김밥?”
“만들어서 드시고 싶어요, 사서 드시고 싶어요?”
“사서.”
“집에 재료 다 있는데 사서 먹고 싶어요?”
“네.”
“그래요~”
집들이 때 써야 하는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그냥 사 먹기로 하였습니다.
윤지 씨와 밥을 먹으며 윤지 씨 머리에 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윤지 씨, 오늘 집들이니깐 준비 다 하고 시간 남으면 앞머리 예쁘게 정리하러 갈까요?”
“네!”
“그럼 시간 남을 때 다시 이야기해 봅시다~”
“네~”
윤지 씨와 함께 이야기하던 도중 모자가 들어왔습니다.
아들이 엄마한테 “엄마~”하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윤지 씨께서는 그 모녀를 유심히 살피다 갑자기 저를 안았습니다.
왜 저를 안으셨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옆에 나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 같아 저도 윤지 씨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윤지 씨께서 집 가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윤지 씨, 어디 가요?”
“미용실.”
“집 가서 집 안 꾸미고 미용실 갈 거예요?”
“네.”
“저희 그거 시간 남으면 하기로 했잖아요~ 그런데 머리 먼저 다듬고 싶어요?”
“네.”
머리 이야기를 했더니 머리가 먼저 다듬고 싶으셨나 봅니다.
미용실 어디로 갈 거냐고 물어 윤지 씨가 항상 가시는 파마 미용실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미용실이 가고 싶다고 하여서 다른 미용실을 가 보았습니다.
-미용실
“안녕하세요~”
“뭐 하시러 왔어요?”
“윤지 씨 저희 뭐 하러 왔죠?”
“앞머리 짜르려고.”
앞머리를 자른다고 하였는데 미용사분께서 윤지 씨가 원래 앞머리 파마를 하는 걸 아시고 계셨습니다.
알고 보니 윤지 씨께서 자주 오던 미용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파마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오늘이 집들이 당일이기 때문에 미룰 수 없었기에 앞머리를 내일로 미루고 나왔습니다.
윤지 씨께서는 오늘 앞머리를 자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셨지만 앞머리를 자르면 오늘 2천 원 내고 내일 파마를 하면 만오천 원을 내야 한다는 미용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고민을 하다가 내일 자르기로 하고 나왔습니다.
미용사 선생님께서 윤지 씨께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가랜드
윤지 씨의 집으로 돌아와 가랜드 먼저 달았습니다.
거실의 가랜드를 달며 윤지 씨께서 사진을 고르셨습니다.
방에도 사진을 걸어야 하므로 방에 걸 사진을 남기고 사진을 골랐습니다.
고른 것을 붙이며 윤지 씨께서는 미소를 보였습니다.
“우와~”라고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집에도 가랜드 하나 설치하고 싶을 만큼 예뻐서 나도 좋았고, 윤지 씨 마음에도 들었다니 더욱 좋았습니다.
그렇게 함께 윤지 씨 방도 가랜드로 꾸미고 나니 방과 거실의 분위기가 확 살아나 하나둘 따뜻한 집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 뿌듯했습니다.
제가 제안한 가랜드였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이 컸을지도 모릅니다.
-선물 완성
선물할 뜨개질 공병에 식물을 넣기로 했습니다.
윤지 씨께서 식물을 먼저 넣었는데 병의 입구가 너무 작아 식물이 잘 안 들어갔습니다.
“아.. 잘 안 들어가요.”
잘 안 들어가서 답답해하셨습니다.
“윤지 씨, 천천히 하나씩 넣어봐요~”라고 하며 옆에서 거들었습니다.
식물을 다 넣고 이번엔 병에 물을 넣어야 했습니다.
바가지가 없어 플라스틱 컵으로 넣었습니다.
물이 옆으로 흘러 뜨개질 실이 젖자 윤지 씨께서 “어?!!”하며 놀라셨습니다.
선물이 젖어서 놀랐나 봅니다.
예쁘게 온전하게 선물해주고 싶은 윤지 씨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윤지 씨, 저희 시간 많으니깐 조금씩 천천히 넣어봐요~”
다시 한번 넣었지만 이번엔 넘쳐서 윤지 씨 팔까지 젖었습니다.
“아!!”
이번엔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 상황이 너무 웃겨 나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제가 웃으니 공병이 흔들려 윤지 씨께서 더욱 제대로 넣을 수 없었습니다.
웃으면 안 되는 상황에 더 웃겨서 저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왔습니다.
윤지 씨께 “미안해요. 윤지 씨. 너무 웃겨요ㅋㅋㅋ”
겨우 웃긴 걸 참으며 가만히 있어 물을 다 채워 넣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그 상황은 너무 웃겼습니다.
-팸플릿 꾸미기
“윤지 씨, 팸플릿 어제 다 못 만든 거 다 만드셨어요?”
“네.”
윤지 씨 침대 위에 다 완성된 팸플릿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우와~ 윤지 씨 이거 어제 다 만들었어요?”
“네.”
“고마워요. 윤지 씨”
어제 안과 진료까지 받고 와서 늦은 시간에 돌아오셨는데 그때 돌아와서 팸플릿을 만들어 주셨다는 거에 윤지 씨께서 정말 자기 일로 생각하고 집들이를 기대하고 있구나가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윤지 씨, 그럼 이거 이제 스티커로 꾸밀까요?”
“네.”윤지 씨와 함께 스티커로 꾸미고 그림도 새겨 넣었습니다.
공방에서 준비해온 식물을 꽃 그림으로 예고했습니다.
함께 꾸미고 나니 팸플릿이 더욱 예뻐졌습니다.
“아..!”
“왜요. 윤지 씨?”
“집들이 때문에 떨려요?”
“네.”
하나하나 준비하던 것들이 완성될 때마다 집들이가 기대되는 모양이었습니다.
윤지 씨와 준비 해 가며 저 또한 그랬습니다.
점점 집들이 준비가 완성되어 갈 때마다 집들이 그림이 선명해져서 떨림이 커졌습니다.
-환영 인사 꾸미기
팸플릿을 다 만들고 윤지 씨께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환영합니다랑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랑 어서 오세요로 꾸미고 싶어요?”
“네.”
“어디에 꾸미고 싶어요?”
“어서 오세요는 문에. 환영은 저기에(가랜드 위). 합니다는 티비 위에 해요.”
“환영합니다를 따로 붙일 거예요?”
“네.”
“같이 안 붙여도 되겠어요?”
“네.”
“그래요. 그럼~”
윤지 씨와 함께 어제 팸플릿 남은 색지에 적어 문과 거실에 꾸미고 나니 집들이 파티 같은 느낌이어서 신이 났습니다.
-식구들과 거실 꾸미기
이번에는 풍선을 이용하여 거실을 꾸미기로 했습니다.
윤지 씨께서 “이모, 풍선같이 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와 선옥 이모, 옥순 이모, 그리고 실습생들이 함께 풍선을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옥순 이모는 풍선을 잘 불지 못하셨지만, 함께 불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흐뭇했습니다.
그러다가 옥순 이모께서 “풍선 못 부는데”라고 하셨습니다.
은총 선생님께서 그럼 테이프로 벽에 붙이는 걸 하자고 제안을 하셨고, 그렇게 하였습니다.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역량만큼 함께 집을 꾸며가니 즐거웠습니다.
내가 풍선을 묶지 못해 선옥 이모께 부탁드리며 함께 꾸미니 새로웠습니다.
윤지 씨와 함께 거주하고 계시는 201동 분들과 함께 꾸미니 금방 끝났습니다.
역시 사람이 뭉치니 즐겁고 금방 끝나 힘들지 않았습니다.
-대청소하기
풍선을 다 불고 각자 자신의 청소 구역에서 청소하였습니다.
윤지 씨 담당은 거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지 씨는 거실을 청소하지 않고 자신의 방에 있는 모든 가구를 거실로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왜 거실로 다 꺼내지? 하고 생각하던 중 윤지 씨께서 다시 하나둘 가지고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궁금하여 윤지 씨 방을 보았더니 방에 있는 가구들을 재배치하고 계셨습니다.
집들이 때 방 구경을 시켜 준다고 하시더니 방 가구들을 재배치하며 새로운 느낌을 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행거에 가려져 윤지 씨께서 벽에 꾸며놓은 스티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윤지 씨, 이러면 행거에 가려져서 스티커가 안 보이는데 괜찮아요?”
“아~”
다시 가구들을 재배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윤지 씨의 그러한 모습들이 재미있었습니다.
평소 보지 못했던 들뜨는 윤지 씨의 모습이라 새롭기도 하였습니다.
집들이라는 것을 윤지 씨가 정말 기대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한바탕 재배치를 한 후 거실 청소를 하였습니다.
티비도 닦으시고, 바닥도 청소기 돌리고, 닦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룩이 닦이지 않은 부분이 보였습니다.
“윤지 씨, 여기 닦았어요?”
“네.”
“여기 진득진득한 게 있어서 다시 닦아야겠는데요?”
“윤지 씨, 여기 와서 봐봐요~”
윤지 씨께서는 한숨을 쉬며 삐딱하게 서서 한 손에 걸레를 든 채 저를 노려보셨습니다.
눈에서 욕이 나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약간 무서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말씀드렸습니다.
“윤지 씨, 여기 다시 닦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에휴.”
한숨을 푸욱 쉬며 바닥을 다시 닦으셨습니다.
쓱 닦으시고 일어서서 가셨습니다.
이 모습이 청소하기 싫어하는 내 모습이 보여 너무 웃겼습니다.
나도 저런가? 싶기도 하고 윤지 씨 표정이 다시 생각나기도 하며 너무 웃겨 바닥에 엎어져서 웃었습니다.
-장보기
대청소를 다 마치고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장을 보러 가며 윤지 씨께 말을 걸었지만 아까 바닥 때문인지 제 말은 다 무시당했습니다.
성민 실습생이 말을 걸면 대답해 주셨습니다.
삐져있는 윤지 씨 모습도 정말 웃기고 귀여웠습니다.
계속 윤지 씨께 말을 걸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풀렸는지 다시 제 말에도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음료와 오뎅을 고르고 커피를 고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타서 먹는 커피가 아닌 컵에 담아져 있는 커피를 골랐습니다.
“윤지 씨, 저번에 공방에서 성민 학생 타 준 것처럼 타서 먹는 거 사기로 하지 않았어요?”
“아~”
“이거 말고 타 먹는 커피 찾아볼까요?”
“네.”
윤지 씨와 함께 커피를 찾아봤습니다.
윤지 씨께서는 100개짜리 커피를 고르셨습니다.
“윤지 씨, 집들이에 8명밖에 안 오시잖아요~ 이건 너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때요?”
“...”
“이거 사고 싶어요?”
“네.”
“20개짜리면 충분할 것 같은데 어때요?”
“음.”
“100개짜리 사고 싶어요?”
“네.”
“윤지 씨, 두고두고 타 먹을 거예요?”
“네.”
“그래요. 그럼.”
윤지 씨께서 커피를 좋아하셔서 두고두고 자신이 타 먹고 싶으셨나 봅니다.
윤지 씨께서 사고 싶은 마음이 강하셔서 100개짜리 커피로 계산을 하였습니다.
“윤지 씨, 저희 바나나는 어디서 사요?”
“저기. 과일”
바나나는 과일가게에 가서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윤지 씨께서 머리를 감고 싶다고 하셔서 시간을 보니 여유가 좀 있어 머리를 감고 선옥 이모께 화장을 받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선옥 이모의 겟잇뷰티
집을 나서기 전 윤지 씨께서 선옥 이모께 예쁘게 화장 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고 나와서 집에 가서 씻고 선옥 이모를 찾아갔습니다.
선옥 이모께서 윤지 씨 머리도 손 봐주시고, 화장도 시켜주셨습니다.
“나 내 화장품 원래 아무도 안 해주는데”
“원래 내꺼 아무도 안 빌려줘”
선옥 이모께서 윤지 씨를 남보다 특별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화장을 예쁘게 다 해주신 후 미리 해 두었던 앞머리 롤을 풀었는데 윤지 씨 앞머리가 너무 길어서 선옥 이모께서 원하시는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 머리도 예쁘게 해주고 싶은데..”
“내 맘대로 안되네..”
선옥 이모의 예쁜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윤지 씨께서 앞머리는 다시 핀으로 고정하였지만 화장은 정말 예쁘게 해 주셔서 윤지 씨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집들이 요리
머리까지 예쁘게 한 후 요리를 준비하였습니다.
먼저 유부초밥을 준비하였습니다.
윤지 씨께서는 냄비에 밥을 퍼서 하려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 볼에다가 밥하는 건 어때요?”
“냄비에 할 거예요.”
“원래 냄비에 했었어요?”
“네.”
윤지 씨께서 하던 방식이 있으신가 보다 하고 냄비에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밥을 너무 조금 하려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 이거는 저희 세 명이 다 먹을 것 같은데요? 오늘 8명이 오잖아요~ 더 하는 건 어때요?”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이셨습니다.
“윤지 씨, 만약 이만큼만 하면 한입씩 먹으면 끝나는데 괜찮아요?”
“내일 아침.”
“아~ 아침밥 남겨 둬야 해요?”
“네.”
“윤지 씨, 그럼 이거 다 퍼 두고 아침밥을 해 둘까요?”
“아뇨.”
“그냥 이만큼만 하고 싶어요?”
“네.”
계속 물었지만, 윤지 씨께서는 그만큼만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떡볶이도 있고, 탕수육도 있고, 후식도 있으니 그냥 해야겠다. 생각하고 그 밥양으로 하였습니다.
후레이크 4개, 소스 4개를 넣으니 너무 셔 보였습니다.
윤지 씨께 먹어보라고 하고 어떠냐고 물었더니 윤지 씨께서는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 저도 먹어봐도 돼요?”
같이 먹어봤는데 예상대로 너무 시었습니다.
“윤지 씨, 안 셔요?”
“네.”
“저는 너무 셔서 그런데 혹시 밥 더 넣어도 돼요?”
“아뇨.”
“윤지 씨, 제 입맛도 생각해 주면 안 돼요?”
“괜찮아요.”
윤지 씨께서 단호하게 더 이상의 밥은 넣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냥 유부초밥은 양이 적지만 그대로 진행하였습니다.
함께 유부초밥을 만들다 보니 유부가 찢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유부가 찢어지니 윤지 씨께서는 그것을 드셨습니다.
만들다 보니 배가 고프셨나 봅니다.
유부초밥을 다 만들고 유부가 부족하여 밥이 남았습니다.
“윤지 씨, 이거 밥 남은 거 어떻게 해요?”
“나ㅎ”
윤지 씨께서 먹는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윤지 씨 입맛에는 유부초밥 밥의 간이 맞았나 봅니다.
먹으면서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유부초밥을 다 만들고 나니 벌써 5시 40분이었습니다.
“윤지 씨, 저희 얼릉 떡볶이 만들어요~”
서둘러서 떡볶이 재료를 준비하였습니다.
떡볶이 재료 손질을 하고, 떡을 물에 녹여 두고 물을 계량했습니다.
“윤지 씨, 물 몇그릇 넣어요?”
“4그릇.”
“4그릇이요?”
“네.”
“4그릇 넣으면 돼요?”
“네.”
세 그릇만 넣고 “윤지 씨, 다 됐죠?”하고 그만 넣으려고 했는데 윤지 씨께서 “한 그릇 더.”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한 그릇 더 물을 넣고 불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떡볶이 소스를 종이컵에 계량할 때 많이 넣으려고 했습니다.
윤지 씨께서 종이컵에 반절만 넣으려고 하셔서
“윤지 씨, 어제 저희 3명이 먹을 때 이만큼 넣었잖아요~ 오늘은 8명이나 오니깐 소스도 3배 정도 넣어야 하는데 어제는 종이컵 반절 넣었으니깐 오늘은 한 컵 반 넣을까요?”
“네.”
분명 네.라고 하셔서 쭉쭉 짜고 있는데 윤지 씨께서 갑자기 “어!!”라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 왜요?”
“어어 그만.”
“너무 많아요.”
“윤지 씨, 안 많아요~ 아직 한 컵도 안 됐어요~”
“아아!”
“소스 그만 넣고 싶어요?”
“네.”
“그럼 한 컵만 넣읍시다.”
“네.”
내가 말한 한 컵은 가득 한 컵인데 윤지 씨는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또다시 윤지 씨께서 “어!! 그만!! 너무 많아요!!”라고 하셨습니다.
다급한 윤지 씨의 말에 한 컵만 넣기로 했습니다.
물은 많이 넣고 소스는 조금 넣고 떡보다 오뎅을 먼저 넣고 끓이고 있는데 집들이에 초대한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윤지 씨는 얼릉 내어 드리고 싶었는지 다 됐다고 하셨습니다.
“윤지 씨, 그럼 떡 익었는지 한번 먹어봐 줄 수 있어요?”
“네.”
다 익지 않아 잘 씹히지 않는 떡을 억지로 씹어 드셨습니다.
“윤지 씨, 다 익었어요?”
“네.”
“윤지 씨, 다 안 익었는데 억지로 먹은 거 아니에요?”
“...네”
“억지로 먹은 거 맞죠?”
“네ㅎ”
윤지 씨께 “탕수육 올 때까지만 더 저을까요?”라고 했더니 “네.”라고 하셔서 계속 저었습니다.
윤지 씨께서는 손님맞이를 하느라 어제와 같이 저에게 떡볶이 저어달라고 한 후 주방에 저 혼자 두고 또 나갔습니다.
한참 후에 들어와 “치즈 지금 넣을까요?”라고 물어보시곤 치즈 넣고 또 나가셨습니다.
윤지 씨께서 손님맞이 하느라 정신없으셨습니다.
요리가 다 되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들어오시니 더 분주해 보였습니다.
“이제 다 됐어요.”
윤지 씨께서 들어오셔서 떡볶이 불을 끄셨습니다.
“윤지 씨, 아직 떡에 맛이 배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아요?”
“다 익었어요.”
“다시 불 켤까요?”
“아뇨.”
“그럼 윤지 씨 이대로 가져갈 거예요, 덜어갈 거예요?”
“이대로.”
“이대로 가져가기엔 너무 크지 않아요?”
다른 냄비를 이용해 두 개로 나눠 가지고 나갔습니다.
“윤지 씨, 이거 어디에 둬요?”
윤지 씨께서 놓을 공간을 마련해 주셨지만, 냄비 받침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윤지 씨, 이거 순화 선생님께서 주신 식탁인데 뜨거운 냄비 놓으면 안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해도 윤지 씨께서 괜찮다며 그냥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은총 선생님께서 옆에 냄비에 깔려 있던 받침을 꺼내 주셔서 겨우 놓을 수 있었습니다.
윤지 씨와 함께 집들이 준비를 하며 즐거운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평소와 달리 단호한 윤지 씨를 보았고, 삐지기도 하고, 약간의 화도 내는 윤지 씨도 볼 수 있었습니다.
윤지 씨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집들이에 감사합니다.
2019. 07. 18 일지, 김수지
첫댓글 윤지 씨 의견을 존중해 줘서 고맙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을 때 그말 들어주기 힘들었을 텐데~
애쓰셨어요. 집들이 잘 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