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下編(주역 하편).
63.水火旣濟(수화기제).䷾ ......1
☰ ☱ ☲ ☳ ☴ ☵ ☶ ☷
◎ 旣濟(기제)는 일이 이미 이루어지고 난 뒤라
정리정돈을 하고 마무리를 해야 할 시기이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현 상태를 고수할까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 旣濟 亨 小利貞 初吉 終亂
기제 형 소리정 초길 종란
[풀이]
기제는 형통하고,
작은 일을 맡아 처리함에 이로울 것이다.
처음은 길하나 나중에는 혼란하게 될 것이다.
[해설]
旣濟(기제)는 더 이상 어떻게 무엇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이루어진 상태라,
더 욕심을 부려 일을 꾸미지 않아도 좋다.
지금 이 상태를 잘 유지해 나간다면
그나마 이익이라도 지켜나갈 수 있다.
『주역』64괘 중 음양의 배필이 딱딱 들어 맞게
정해진 유일한 괘가 旣濟(기제)로,
여섯 位(위) 모두가 부정 없이 자신의 자리를
바로 지키고 있다.
旣濟(기제)는 서로 떨어진 수도 없고[不相離,불상이],
서로 섞여서도 안 되는[不相雜,불상잡],
물과 불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절대 필요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지만 旣濟(기제)가 이미 완성되어
모든 일이 어루어진 상태라면,
머지않아 未濟(미제)가 찾아들 것도 알아야 한다.
旣濟(기제)와 未濟(미제)에 대한
白雲(백운)의 설명은 이렇다.
"旣濟卦(기제괘)와 未濟卦(미제괘)는
끝과 처음의 이미를 담고 있다.
물과 불이 괘를 이룸에, 물과 불은 음양 변화하고,
體用(체용)이 번복해서, 만사만물의 이룸과 훼손,
시종이 되는 근본으로,
상하경 끝에 있으면서 선천과 후천의 마침이 된다.
상경은 坎[감,☵]과 离[리,☲]가 나뉘어 있어,
體(체)는 있으나 用(용)은 없다.
이는 선천의 기가 변화하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하경의 旣濟卦(기제괘)와 未濟卦(미제괘)는
體用(체용)을 모두 갖추었으니,
후천의 형태를 이루는 도리이다.
旣濟卦(기제괘)와 未濟卦(미제괘)라는 말은
대부분 저것과 이것이 서로 짝하는 것에서 취하였다.
괘가 변함에는 저것과 이것의 상,
그 변화를 상징해서 서로 體用(체용)이 된 것이다.
旣濟卦(기제괘)에서 효의 자리는 강의 자리에 있으면
힘을 다해 일을 하는 것이고,
부드러운 자리에서는 힘을 다하지 않고
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고사로 은나라를 중흥시킨 고종황제가
귀방의 오랑캐를 정벌한 뒤 조정에 들끊고 있는
소인배들을 청산하였는데,
이런 상황을 물이 스며들어 가라앉고 있는
배에 비유하여 은나라의 위험한 운명을 점친 것과 같다.
처음의 은나라는 국가 경영을 잘해
상당히 발전을 가져왔지만
주왕에 이르자 술독에 빠진 운으로 치달았으니
그것이 바로 初吉終亂(초길종란)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은 영원한 旣濟(기제)도 없고,
영원한 未濟(미제)도 없다.
그저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일 뿐이다.
그러니 완성은 또 다른 붕괴의 시작이다.
세상만사가 성취와 성공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동안 겪어왔던 긴 고생과 출발할 때의
초심을 간직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 '濟(제)'는 서로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구원하고 도와주는 관계로 볼 수 있는데,
가뭄과 더위가 오래가면 물이 해소하고,
습하고 차가움이 오래 가면 불이 돕는 것과 같다.
예로 "소금과 매실을 가지고 고기를 삶으면,
물과 불이 서로 미치지 못함을 더해주기도 하며,
그 지나침을 덜기도 한다.
어찌 물로만 요리가 되며,
불로만 요리가 되겠느냐?"고 한다.
또한 '濟(제)'는 보탬의 뜻도 있다.
旣濟(기제)가 泰卦(태괘)로부터 왔으니
剛(강)이 나아가 坤(곤)을 도와
그 가난을 구원하니 이를 두고 '濟(제)'라 한 것이다.
또 '濟(제)'는 하천을 건너가는 뜻도 있다.
泰卦(태괘)에서 乾(건)의 사람이 坤(곤)의육지에 이르니,
이를 일러 '旣濟(기제)'라 했다.
旣濟(기제)가 형통함은 泰卦(태괘) 때의 유가
아래로 내려가서 중정의 자리를 얻어 마침내
좋은 만남을 가지니 그 점이 형통한 것이다.
坤(곤)이 한 개의 坎[감,☵]을 얻어 바르고 건실하게 되니
작은 일을 맡아 처리함에 이롭다.
坤(곤)의 성질은 본래 작은 데 있으니
'小利貞(소리정)'이다.
처음은 길하나 나중에 혼란함은
아래가 기뻐하고 위가 험난하고 혼란하기에 그렇다.
고로 旣濟(기제) 시는 '初吉終亂(초길종란)'이 찾아들 때이니
궁색해지지 않도록 사전에 미리 에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