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알은 세계이다 Das Ei ist die Welt.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ören.
- 소설 '데미안'중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세계를 깨어버리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
내 세계는 사랑에 빠지기 전과 그 이후로 나뉘어졌다.
사랑을 겪고 나면 내 세계는 더욱 단단해 질 수 있다.
타오르는 불 속에 나를 던져넣는다면
견뎌내거나, 부서지겠지만
둘 모두 나의 의지에 달린 것만은 아니다.
변화에는 고통이 필요하다..
급격한 변화는 공포에 가깝다.
그때 나는 ‘툭’하고 놓아버린다.
미련을 떨치고 싶은 것 아니라,
지금의 두려움을 유지하는 게 힘들어서,
뜨거워지는 두려움을 견뎌내는 것 조차 힘들어서,
결정을 잠시 미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랑은 그것을 참지 못한다.
그들의 사랑은 서로의 세계를 부숴버리고 만나야 하는 사랑이다.
내가 ‘서툴러서’ 표현하는 모든 것은
그저 ‘핑계를 하나’ 내뱉는 것일 뿐
아아 넌 늘 그래왔었지 하고 결론을 또 내리게 하는 것일 뿐.
그들은 아브락사스 Abraxas 가 항상 자애로울 것이라고 착각한다.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순의 신,
세계를 깨고 나온 모두를
환한 미소로 반기지는 않는다.
세계를 깨뜨리지 않아도 좋다.
알 속에서도 나는 변화한다.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을 ‘툭’하고 놓았을 때부터
나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알을 깨어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가는 동안
나는 알을 둘러싼 내 껍질을 더욱 소중히 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그들의 세계도, 나의 세계도 변화하겠지만
나 자신의 나에 대한 사랑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언젠가,
이런 내 세계를 온전히 받아줄 누군가가 나타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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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그래 난 사랑에 서툴러서
예쁜 말을 하지 못해
툭
너는 핑계를 하나 또 내뱉곤 해
왜 또 그래 난 사랑에 겁이 나서
하려던 말을 삼킨 거야
툭
나는 핑계를 하나 또 내뱉곤 해
다 알면서도
난 멀어지는 내 사랑이 보여
난 잡지 못해 말하지 못해
툭 떨어지는 후회들이 보여
난 한참을 멍하니 서있어
나는 네 눈만 보면 모두 알아
멋진 마음이 아니란 것도 다
이제는 나만이 날 사랑할 수 있겠구나
긴 시간이 지난 후야
너는 결국 떠난 지 오래지만
이제는 나만이 날 사랑할 수 있단 걸 알아
왜 또 그래 난 사랑에 머물러서
넘쳐버린 고민들 끝에
툭
나는 핑계를 하나 또 내뱉곤 해
다 알면서도
난 멀어지는 내 사랑이 보여
난 잡지 못해 숨지도 못해
툭 떨어지는 후회들이 보여
또 한참을 멍하니 서있어
나는 네 눈만 보면 모두 알아
멋진 마음이 아니란 것도 다
이제는 나만이 날 사랑할 수 있겠구나
긴 시간이 지난 후야
너는 결국 떠난 지 오래지만
이제는 나만이 날 사랑할 수 있단 걸 알아
- 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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