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일) 열린 ‘2015 대교 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울산 현대고와 전남 광양제철고의 결승전에서 울산은 전반 18분 선제골을 허용한데 이어 전반 22분 두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두 골 모두 아크 오른쪽에서 때린 중거리 슈팅이었다. 전 날 열린 서울 언남고와의 준결승전에서 부상을 입어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수비수 김민덕의 공백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울산은 언남고와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 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김민덕은 이상민과 함께 가운데 수비를 맡았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43분, 언남고 선수의 태클이 김민덕의 발목을 향해 깊게 들어왔고 태클에 걸려 넘어진 김민덕은 이형경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났다. 발목이 부어오른 김민덕은 결국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김민덕이 수비했어야 할 아크 오른쪽에서 전남의 두 골이 터진 것이다.
“태클이 너무 깊게 들어와서 발목이 꺾였어요. 부상이 심해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밖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전반에 연이어 실점을 허용할 때에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후반에 들어 동료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민덕의 말처럼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전반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남을 몰아 붙였다. 울산은 후반 4분 오인표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11분 오세훈, 15분 오인표, 40분 오인표가 연속해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던 경기를 후반에 4골을 몰아넣으며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더운 날씨에도 0-3이라는 경기를 4-3으로 뒤집은 선수들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승이라는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 역전승을 만들어낸 동료들 덕분에 너무 좋습니다.”
올 시즌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에서 전 경기에 풀타임 출전한 김민덕은 수비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B조 수비상을 수상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상대 공격수와 격렬한 몸싸움을 주고받는 가운데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의 경고카드와 레드카드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민덕은 “과감하고 터프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운이 좋아서 카드를 받지 않은 것 같다”며 카드를 받지 않은 부분에 대해 웃으며 대답했다.
가운데 수비수들은 아군의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과감하게 상대의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며 득점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민덕은 전기리그에서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김민덕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울산의 수비 전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울산은 세트피스에서 또 다른 가운데 수비수 이상민을 상대의 골 문 앞에 위치시키는 반면 김민덕은 후방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세트 피스 때에는 상민이가 상대의 문전으로 향하고 저는 뒤쪽에서 상대의 카운터를 대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물론 저도 공격 포인트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수비를 함으로서 팀이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민덕은 울산 현대에서 활약하는 김치곤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김치곤의 수비라인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닮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울산 현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치곤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위치 선정 및 동료들을 리드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습니다. 상대와의 몸싸움이나 헤딩, 스피드에서는 자신이 있어요 하지만 경기를 운영해 나가는 부분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빌드 업 능력이나 패스의 정확도 등을 보완해 나가고 싶습니다.”
28일부터 시작되는 ‘2015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울산은 부산 개성고, 경남 진주고, 수원FC U-18과 함께 D조에 속해있다. ‘제48회 부산 MBC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와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관왕을 기록하고 있는 울산은 이번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출전한다. 김민덕 역시 이번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도 전관왕이라는 목표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처음부터 선수들끼리 전관왕을 목표로 하자고 다짐했어요. 이번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해서 전관왕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