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공학인 ○○고등학교
기술 선생님의 딸이 우리반에 들어왔다.
처음엔 누군지도 몰랐지만
어느 순간 부턴지
순애를 보는것 만으로도 설래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체육 시간이 되면
여학생들 체육복을 갈아 입도록
남학생은 먼저 운동장으로
나가 축구를 하는데
난 운동장 한켠에서
순애가 어딨는지 살폈지만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었다.
일찍 등교해
순애의 책상을 몰래 닦아주곤 하면서
순애를 마음속에 가두고 있었고
그러기를 3년이란 시간을
온통 순애의 생각들로 채워졌다.
시험 기간 형님께서 나를
책상에 앉혀 놓으면
졸음이 쏟아져 잠만잤고
공부는 흥미를 못가졌으니
당연히 성적은 엉망이었다.
졸업후 누나의 권유로
부산에 섬유 회사에 다니면서
내게도 첫사랑은 불현듯 찾아왔다.
밀양시 밀성여고를 나온 정희는
같은 재단과에서 일을 하면서
곧바로 쉽게 친숙해져
3년을 짝사랑했던
순애를 송두리채 잊을만큼
정희는 나의 전부였다.
동료이자 친구인 준우도
눈치를 차렸는지
어렴풋이 느낌이 내게 전해져
소문은 재단과 전체 순식간에 퍼졌다.
스무살의 청춘은
퇴근후 자주 31번 버스를 타고
정희와 해운대 겨울 밤바다를 무수히도 걸었고
일요일만되면 금강원,태종대,을숙도,자갈치시장,....등
많은 시간을 같이 다니고 교감했음에도
정희와의 추억도 군입대 소식과 함께
모두 멈춰버렸다.
이렇듯 짝사랑과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과
숭고하게 아름다운것도 알게해 주었다.
가슴속에 살아 숨쉬지만
늙지않은 그대로 남겨두고
가끔씩 그때가 그리울때
45년전 화석처럼 표본된 나를
되새김하듯 꺼집어내 본다.
첫댓글 첫사랑,짝사랑 단어만 생각하면 썰랩니다. 아~ 멈추워버리 그시간들... 생각해 주는글입니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가슴 설래게 한것만으로도 저는 기쁩니다.
그시절 첫사랑만큼이나 예쁜 감이네요
이감은 먹는것보다 보는감
빨갛게 익는감 입니다.
@오스카쉰들러 그런 감도 있군요
먹을순 없나요?
신기해요 어디서 파는지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1.06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