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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 원문보기 글쓴이: Silver Ink
하기의 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번 생각해 볼 글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양적완화와 출구전략에 대한 오해들이 많습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본질의 해석은 더욱더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을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아는 시각이 갖추어져야 현 경제상황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이 정확해질 것이고, 여기저기 들려오는 풍문에 속지도 않을 것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무협소설과 같은 엉뚱한 경제해석에 속아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평소 말씀드리고 싶었던 양적완화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억측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의 차변과 대변이 같은 규모로 그 사이즈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준이 채권을 매입하면서 통화를 풀면 대차대조표 차변에는 흘러나간 현금, 대변에는 들어온 채권이 기입됩니다. 따라서 대차대조표의 차변과 대변이 동시에 같은 사이즈로 부풀어 오르게 되죠. 전통적인 공개시장조작 상황에서는 대차대조표가 무한정 부풀어 오르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습니다. 통화를 풀거나 회수하는 기준을 특정 이자율(국공채 수익률)로 타깃팅합니다. 따라서 기준이 되는 이자율이 넘어가느냐 부족하느냐에 따라 통화를 풀기도 하고 회수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대차대조표의 사이즈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겁니다. 물론, 공개시장조작 상황은 경제가 그나마 정상적인 상태였기에 그러한 것이죠. 경제가 침체에 빠져 이자율을 제로수준까지 낮춘 이후에도 회복기미가 없으면 대차대조표의 사이즈 팽창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채권을 매입하며 통화를 풀겠다는 것입니다. 유사개념으로서, 차변은 변치 않고 대변에 있는 자산의 종류만 바뀌는 ‘질적완화’와 구별되고, 그 종류와 주안점에 있어서도 본원통화량 증가에 초점을 맞추는 ‘일본식 양적완화’와 시중 민간의 자산담보부 증권을 사들여 민간의 차입여지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는 ‘미국식 신용완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질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안전자산(국채 등)을 매각하고 위험자산(기타 민간 채권 등)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자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을 말합니다. 며칠 있으면 일본이 질적완화 계획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일본의 경우는 질적완화를 시행하는 주체가 공적연금이라는 것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일년 GDP규모와 맞먹는 일본의 공적연금마져 동원하여 주식을 사게 하겠다는 겁니다. 또 일본식 양적완화와 미국식 신용완화는 각 국이 처한 상황에 따른 대응으로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년간의 총체적인 디플레를 경험한 일본은 본원통화량 자체를 마구잡이식으로 늘리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침체의 시발점인 부동산 시장을 겨냥하여 모기지 채권 등 자산담보부 증권을 사들여 민간의 신용위험을 축소해 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마구잡이식 인플레 촉진용 양적완화는 아닌 것입니다.
양적완화로 인해 하이퍼인플레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경맹’(경제문맹) 수준의 주장일 뿐입니다. 하이퍼인플레는 중앙은행의 통제력이 ‘완전히’ 상실되었을 때에만 나타나는 것입니다. 통제력이 완전히 상실되었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경로로 지속적으로 통화가 풀리고, 풀어놓은 통화를 다시 환수할 수 있는 수단을 상실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본주의 통화시스템에서는 통화가 풀리면 항상 그 반대방향으로 모종의 유가증권(채권, 대출증서, 환매약정서 등)이 항상 이동합니다. A가 B에게 돈을 빌리면 차용증을 발급해주듯이 돈이 이동하는 반대방향으로는 항상 유가증권의 이동이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통화시스템상에서 이러한 유가증권의 이동을 수반하지 않은 통화의 배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중앙은행은 본원통화를 푸는 만큼 시중은행들로부터 그러한 유가증권을 받아 쥐고 있습니다. 이렇게 쥐고 있는 유가증권은 추후 인플레 압력이 발생했을 때 다시 통화량을 흡수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결국, 하이퍼인플레는 이러한 유가증권의 이동을 동반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풀린 통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혹은 유가증권의 이동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유가증권 이동이 애시당초 동반되지 않아 중앙은행이 풀려버린 통화의 흡수를 할 수 없는 상황, 다시말해 자본주의 신용통화공급시스템의 기본적인 질서가 완전히 무너져내려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대규모 비리에 의한 무상대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풀린 돈이 지하경제로 스며들고 원자재와 식료품 등에 대한 대규모 매점매석과 투기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이러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제를 완전히 상실(쥐고 있는 유가증권이 없음)하게 되는 것이죠. 독일 바이미르 공화국, 80년대 남미, 90년대 구소련 등 체제변혁기에 자본주의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 있을 때 하이퍼인플레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쉽게 짐작이 갈겁니다.
인플레 압력이 있다는 것은 시중에 통화가 많이 풀려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통화량은 시중은행의 여신(대출)활동을 통해 늘어납니다.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통화를 가계나 기업에 대한 여신활동을 통해 각종 재화(원자재, 자동차, 공산품 등)시장에 유입시켜야 인플레 압력이 생기는 것이죠. 그러나 미국의 현 상황은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통화를 가계나 기업에 대출해주지 않고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자산 매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자산시장의 거품이 크면 클수록 인플레 압력은 더욱 더 줄어들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재화시장으로 가야 할 돈이 고스란히 자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어떤 분은 금융권에 풀려있는 돈이 경기회복기에 상당한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없는 걱정을 일부러 만들어서 하는 우려입니다. 지금 당장 배고픈 사람이 눈앞에 음식을 보고 소화시킬 일을 미리 걱정하는 상황인 겁니다. 폴크루그먼 말대로 그때가서 인플레압력이 생기면 연준이 돈을 다시 회수하면 되는 일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역사상 실제로 존재하였는지에 관해서는 경제학자들간에도도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석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상당기간(아마도 2년 이상) 지속되어 이로 인해 경기침체와 인플레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부 인터넷 논객들은 최근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최근 침체상황에서도 물가가 높은 듯 보였던 이유는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식료품가격 상승 때문입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식량가격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한, 이것을 지속적인 상승으로 볼 수 없습니다. 통상 에너지나 식료품 가격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근원인플레이션’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향후에도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품목을 기준으로 인플레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이를 위한 것이 ‘근원인플레율’입니다. 올해 연초 이후 이 수치가 1.3~1.5% 수준인데, 이는 연초 한은 예상치 2.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통상 1분기에 제품가격들이 인상되는등 상승요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나게 낮은 수치이며, 어쩌면 우리 경제 깊숙이 디플레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디플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일 뿐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우려는 완전히 틀린 예측입니다. 지금은 식료품 가격이 다시 안정세를 찾고 있고, 유가와 기타 원자재 가격도 하향 안정되는 추세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만한 그 근본 원인부터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구전략이 임박했으니 금리가 폭등할 것이다? 출구전략이 언제 어떤 형태로 개시될지를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변수도 많은 듯 보입니다. 그러나 세상 이치라는게, 어떤 문제가 헷갈리고 복잡할 때는 처음으로 되돌아가 냉정하게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차 양적완화는 일명 ‘무제한’(open-end : '무기한’이라는 말이 좀 더 적합하다고 봄) 양적완화로 불립니다. 이 말 속에는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중단할 계획이 없다’ 라는 의미가 애당초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 최근 버냉키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출구전략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①‘고용시장의 회복세’, ②‘이 회복세의 지속 확신’ 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인데요. 과연 버냉키가 생각하는 고용시장 회복세는 어느 정도를 이야기할까요? 이 역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미국의 2007년도 당시 실업자 수는 대략 700만명이었습니다. 이 당시도 극심한 경기침체기였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실업자 수는 1,300만명입니다. 당시에 비해 실업자 수가 약 600만명 늘어난 셈입니다. 그런데 ‘11년 이후 현재까지 취업자 수는 월 평균 8만~20만명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속도가 겨우 이 정도라면 경기 침체기로 여겨졌던 2007년도 당시의 실업자 수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만도 앞으로 약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라는 말이 됩니다. 더구나 월평균 15만명 정도의 증가속도를 보여줬던 기간도 대부분 계절적인 요인 등의 일시적인 상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마저도 꾸준한 증가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또 한가지 기억하여야 할 사실은 버냉키는 올 연초 이후 여러차례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정부의 직접적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조치)의 실행이 있어야만 기존 양적완화의 효과도 더 배가될 것이지, 양적완화의 독자적 실행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7월로 예정된 민주-공화당간의 정부 채무부담 재조정 협상을 앞두고 버냉키가 출구전략 가능성을 슬쩍 흘리는 것은 대내 정치권을 향한 간접적 신호인지도 모릅니다. 즉, 어느정도의 출구전략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을 끌어내는 한도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사실 대공황기에 대규모 재정정책 시행이야말로 케인지언들의 오래된 신념이고, 이 신념을 뼛속 깊숙히 받들고 있는 버냉키라는 인물이 '양적완화+재정정책' 시행이라는 근본 카드를 버리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버냉키에게 있어 양적완화는 '이빨이 없어 잇몸이로라도 씹어보자'라는 절박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재정정책 가동이 되지 않는 상황(이빨이 없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4년간 양적완화를 단행(잇몸으로 씹어)해왔는데, 재정정책 카드가 희미하게나마 보일 수도 있는 올 7월을 생각하지도 않고 곧바로 양적완화를 버린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가 아닐까 합니다. 아베노믹스는 미국 출구전략의 신호탄이다? 아베노믹스가 미국 출구전략의 신호탄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타당할까요? 역시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이 풍문은 미국이 출구전략을 통해 한 걸음 물러나고 이에 따라 생기는 유동성의 공백을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메워준다라는 논리인데요. 온라인 상에서 이 주장을 하는 분들이 그 구체적인 파급경로를 설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허나, 굳이 억측을 해 보자면,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통화를 부풀리고 → 엔저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산 후 → 연준 대신 미 국채를 매입한다」정도가 그나마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가 될 텐데요. 역사는 지나놓고 보아야 제대로 보이는 법이고, 이에 대한 판단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의 사건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최소한 무엇이 어디서 어디로 얼마나 움직이고 있는지 정도는 체크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시다시피 현재 미 연준은 현재 한달에 400억달러의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매입하는 미국 국채의 양은 한달에 10억달러 남짓한 수준입니다. 뭐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작동하기 전의 수치일 수도 있으니 최대한 낙관적으로 보아 향후에는 한달에 20억달러씩 꾸준히 매입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래도 역시 현재 미 연준이 매입하는 양의 1/20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자 어떻습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아베노믹스가 연준의 양적완화에 대한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유치한 계산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간헐적인 주식폭락과 국채금리 상승의 원인이 미국 출구전략 논의 때문이라는 사실을 놓고 볼 때 키는 역시나 미국 스스로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출구전략을 당장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출구전략의 속도를 조절해 “볼 수도 있다” 라는 막연한 우려 하나가 일본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뒤흔드는 것이라면, 출구전략이 정말 시행된다고 가정해보면 일본 금융시장이 과연 어느정도 타격을 받을지는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요컨대, 아베노믹스는 미국 양적완화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일 뿐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중단되는 순간 아베노믹스로 인한 통화완화가 말짱 도루묵이 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우리는 지금 현재 보고 있는 것입니다. |
첫댓글 전반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통화 회수 수단에 대해서는 교과서적인 원론에 그치고 있네요. 고등학교때 배운 수요 공급 곡선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게 아니듯 그렇게 간단하게 풀린 통화를 걷어들일 수도 없거니와 현재의 경제 회복이 양적완화가 만들어낸 착시효과인 만큼 쉽게 출구전략을 실시할 수도 없습니다. 윗글은 결국 케니지안적 관점을 옹호하는 글로 오스트리아학파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 좀 보이네요. 돈을 풀어도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으니 문제없다??ㅋㅋ
참고할만한 내용들이 많은듯합니다 경제란 단순히 어떤 현상하나에의해 좌우되지 않는데 개인들은 전체를 보기힘들고 한가지 현상에만 집중하는경우가 많죠
글쎄요. 기준금리 낮춰도 시중금리는 상승중이라고 오늘도 원달라 상승으로 끝날거 같은데요. 이머징 국채, 증시 다 팔고 있습니다. 인도나 브라질 환율 박살중.. 출구전략 예상만으로 이정도면 앞으로 도래할 이번 강달러 시즌은 정말 장난아닐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