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casenote.kr/%EC%9A%B8%EC%82%B0%EC%A7%80%EB%B0%A9%EB%B2%95%EC%9B%90/2019%EA%B3%A0%ED%95%A9241
자살을 막으려는 수많은 대책과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생을 포기하려 한 이의 깊은 고통을 우리는 제대로 공감조차 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밖에서 보기에 별 것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이유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듯, 보잘 것 없는 작은 것들이 또 누군가를 살아있게 만든다. 삶과 죽음은 불가해한 것이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지금껏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을 그에게 심어 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이야기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재판장
판사
박주영
판사
김동석
판사
황인아
2019년 사건이고 판결문이 와닿아서 올려봄
많은 사람들한테 위로가 될 판결문 같음
첫댓글 우와
ㅠㅠ
눈물나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지금껏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모두가 이런 이유가 있어서라도 살아갔으면 함
삶이 힘들어서 동반자살 하려고 했던 사람들한테 내려진 판결이네,, 누군가에겐 그냥 일상적인 친절이었을지 몰라도 그걸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나한테는 진짜 와닿는 글이다
사소하게 친절해지고 평소에도 다정해지려고 노력해야지.. 우울할 때 따뜻한 사람 만나면 그렇게 고맙더라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된 피고인들이, 전혀 일면식조차 없던 상태임에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자살에 대한 것이고, 사심 없는 순수한 생의 마지막 호의가 죽음의 동행이라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죽기로 마음먹었을 때에야 비로소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이 사실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인터넷이 이제 사물에까지 연결되고, 소셜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된 이 시대에서 고립감을 견딜 수 없어 자살에 이르렀다는 이 사실은 너무나 역설적이고 가슴 아프다.
전문 읽고 왔는데 진짜 가슴아픔.. ㅜ 사람은 정말 사소한 이유로도 죽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살고 싶어지기도 하지.. 잘 살아나가셨으면 좋겠다
아...
ㅜㅜ
타인은 그 마음을 감히 가늠할 수도 없고, 함부로 가늠해서도 안되는 거 같아.
생전에는 관심 한번 없다가 죽고나서야 안쓰러운듯 왈가왈부 떠드는 게 정말 다 무슨 소용일까?
와 전문 보는데 눈물난다..
눈물난다ㅠ
눈물남 ㅠㅠ
필사해봐야지 ㅜㅜ
이거 전문이 너무 슬프네...... ㅠㅠ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