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金顯承) - 人生 頌歌(인생 송가)
힘들여 산다는 것보다,
우리가 죽은 뒤에
얼마나 아름다운 이른 저녁을 地上에 가져오겠느냐!
어느 未亡人의 芳名錄에 오를 때,
金曜日의 이듬날 어느 會館에서
無名의 詩人들이 그의 追悼詩를 읽을 때...
초조한 땅에서 사는 것보다,
우리가 죽은 뒤에
얼마나 아름다운 들가의 꽃잎들이,
꿈이 되어 우리 섰던 자리에 피어나겠느냐!
候鳥는 찾아와 철을 따라 무덤가에 앉고...
우리가 사는 동안
그러케도 소중턴 그처럼 보람 있던
한숨도 絶望도 憤怒와 웃음 또한 사랑하는 愛人들도
누굴 相續者로 물음조차 없이
구름 지워 가없는 하늘에 흩날려 버리는 것은,
모든 愛着과 肯定보다도
얼마나 풍성한 無限에의 階段이냐!
우리가 죽은 뒤에도
人生은 언제나 즐겁고 또 슬프고
길이 있으라!
≪詩精神≫ 2집, 1954. 6.
*김현승(金顯承, 1913. 4. 4~1975. 4. 11, 평안남도 평양 출생) 시인은 고등학교 교사, 교수, 시인으로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교육자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왔으며 커피를 유난히 좋아 하였습니다.
*시인은 일제치하에는 자연의 예찬을 통한 민족적이고 낭만적인 시를 짓다가 일제말기에는 한때 붓을 꺾기도 하였고, 광복 후에는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인간 내면세계를 추구하는 시를 지었으며, 말기에는 사랑과 고독 등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시를 지었는데, 시인은 “눈물이 너무 흔해서 아무래도 천국엘 못 갈 것 같다”고 한 것처럼 고독과 슬픔과 눈물을 지독할 정도로 노래하였습니다.
*시인의 작품으로는 “가을의 기도” “절대 고독” “행복의 얼굴” “눈물” “불완전” “창” “플라타너스” “아버지의 마음” “가을” “견고한 고독” “파도” “내일” “양심의 금속성”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 “아침” “황혼” “새벽 교실” “동면” 등이 있습니다.
*위 시는 “김현승 시선”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