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최초로 합성 플라스틱 개발… 자연 분해 안 돼 처리 큰 골칫거리
미세 입자, 생태계 거쳐 식탁까지,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도 활발해요
올해부터 중국이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재활용 쓰레기 24종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이로 인해 페트병 같은 일회용품 쓰레기를 중국으로 보내던 전 세계 각국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답니다.
재활용 쓰레기의 대부분은 썩지도 않고 분해도 안 되는 '플라스틱(plastic)'이에요.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 가 물고기·바닷새 등 해양 생물들을 해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 식탁까지 올라오지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지구를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인간의 삶 점령한 플라스틱
인류 역사를 석기(石器)·청동기(靑銅器)·철기(鐵器)시대로 구분한다면, 지금은 '플라스틱 시대'라고 불러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비닐봉지부터 음료수 병, 옷, 스마트폰, 자동차, 심지어 우주선에까지 플라스틱을 이용해요..
플라스틱은 앞선 세 가지 재료와 다른 점이 있어요. 자연에서 곧바로 얻는 게 아니라 여러 화학물질을 인위적으로 합성한 것이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플라스틱은 특별히 정해진 성질이 없고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해요. 열이나 압력을 주면 특정한 쓸모에 맞게 모양이나 성질을 조절할 수 있어요.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9년 미국의 발명가 존 하이엇이 만든 '천연수지 셀룰로이드'예요. 당시 코끼리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을 싸게 만들 재료를 찾던 하이엇은 녹나무에서 나오는 장뇌 등을 합성해 셀룰로이드를 만들었는데요. 열을 주면 어떤 모양으로든 자유롭게 변하고, 식으면 단단하고 탄력이 생기는 물질이었지요.
1907년 미국의 화학자 리오 베이클랜드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 '베이클라이트'를 만들었어요. 이 물질은 천연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이에요. 단단하고 전기가 통하지 않는 데다 잘 부식되지 않았고 심지어 가격도 아주 쌌어요.
이후 1922년 독일의 화학자 헤르만 슈타우딩거가 '플라스틱은 수천 개 분자가 서로 연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플라스틱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기 시작했답니다. 여러 분자가 많이 모인 고분자가 곧 플라스틱이니까 이런저런 조합으로 합성해 본 거예요. 그 결과 비닐봉지나 음료수 병, 전선을 감싸는 재료 등으로 쓰이는 페트(PET), 가늘고 질긴 섬유인 나일론 등이 만들어졌지요.
요즘은 석유화학 공정으로 플라스틱을 만들어요. 석유를 가열해서 정제할 때 '나프타'라는 물질이 나오는데요. 이것을 섭씨 800도 이상의 용광로 안에서 분해시키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같은 물질이 나와요. 이런 물질을 가져다가 바로 플라스틱을 만들기도 하고, 추가로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다양한 플라스틱으로 합성하기도 해요.
◇위험한 '미세 플라스틱'의 공포
플라스틱은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플라스틱은 썩지도 자연적으로 분해되지도 않는 물질이라 큰 골칫거리예요. 플라스틱을 불태워서 처분할 경우 엄청난 양의 탄산가스와 독성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위험하지요.
이 중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이에요.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하는데,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수준인 것까지 다양하지요. 치약이나 세안제, 샴푸 등 생활용품 속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 알갱이나 옷을 빨 때 떨어지는 합성섬유 조각 등입니다.
이 물질들은 너무 작아서 폐수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이나 호수, 바다로 그대로 유입돼요. 이렇게 흘러들어 간 플라스틱은 심해저나 북극 빙하까지 퍼지지요. 문제는 이런 미세 플라스틱을 바다 생물들이 먹이로 오해한다는 데 있어요. 플랑크톤부터 물고기, 고래까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먹이사슬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 셈이 되니까요.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생물은 몸속에 상처를 입거나 내장 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등 어려움을 겪어요. 심하면 성장이나 번식에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또 플라스틱의 유해한 화학 성분이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몸에 그대로 전달된답니다.
◇미생물로 플라스틱 분해에 도전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어요. 대표적인 건 미생물로 플라스틱을 분해시키는 거예요.
최근 영국 포츠머스대 존 맥기헌 교수팀은 페트(PET)를 먹고 자라는 미생물 '이데올레나 사카이엔시스'에서 효소 '페테이스(PETase)'를 분리한 뒤, 페트 분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2016년 일본 교토섬유공예대 연구팀이 재활용 폐기물 시설 근처에서 이 미생물을 발견했는데, 영국 연구진이 '페테이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플라스틱 분해 성능을 더 높이도록 한 거예요. 이렇게 탄생한 돌연변이 효소는 기존 효소보다 페트 분해 속도가 20% 이상 빨랐어요.
옥수수나 사탕수수, 콩 등을 이용해 '바이오(bio) 플라스틱'을 만드는 노력도 꾸준해요. 미생물의 체내에 있는 폴리에스터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거지요. 시간이 지나면 토양 속 세균에 의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에요.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카이스트 연구진이 플라스틱 합성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발명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바이오 플라스틱이 모든 분야의 플라스틱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연구가 더 필요해요.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키면서 편리한 생활도 누릴 수 있는 더 좋은 기술이 나오길 기대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