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대동스틸의 인천공장(주주총회가 열리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주총장에는 못들어 갔습니다....ㅠ,.ㅠ....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또 어찌보면 서운하기도 하고.....하지만 회사관계자분과 안면을 트고 궁금했던 점 몇가지를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거 같습니다. 아래는 정리한 내용입니다. 참고로 개인블로그에 막 적어놓은걸 옮긴거라 경어체가 아닙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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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스틸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12월 결산법인들 중 대다수가 3월 14~28일 몰려있는데, 대동스틸은 3월 21일(오늘)이었다. 오전 9시에 개최하기에 작년의 실수(?)----6월 결산법인인 한국저축은행의 주주총회 참석차 갔으나 25분 지각하는 바람에 정작 참석도 못하고 관계자들과 노가리(?)나 풀고왔다....ㅡ,.ㅡ..----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어제 저녁 인천 연수구의 작은 모텔에 머물렀다.
1. 가는 길-----
오전 일찍 일어나 얼레벌레 샤워하고 곧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여담이지만 오전 8시 10분부터 25분까지 15분 동안이나 택시를 잡지 못했다. 속으로 늦으면 어쩌나하고 내심 조마조마했다.......출근시간이라 그런가.......
어제 저녁 인천지하철 동춘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대동스틸의 위치를 파악해 뒀던터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2. 도착-----
인천공장 정문 앞에 위치한 3층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어제 저녁에는 밤 중이라 잘 몰랐었는데 이제보니 공장이 제법 큰 편이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큰 창고 비슷한게 보인다. 열연코일도 많이 보인다. 택시에 내릴 때부터 건물 2층에서 누군가가 나를 계속 처다본다. 아무래도 오늘이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이니만큼 회사관계자가 밖에 나와있는거든지, 다른 주주들이 총회열리기 직전 잠깐 바람 쐬러 나온 것 같았다.
3. 입장 & 퇴장(?)
오전 8시 33분.....건물로 올라갔다. 3층 강당에서 열린다하니 이 곳이 유일하게 3층이 있는 건물이라 여기가 맞을거라 생각했고, 한사람이 나와있길래 틀림없을거라 여겼다. 2층에서 누군가가 반갑게 맞아준다. 얼굴 가득 미소 띈 얼굴로 "어서 오십시요. 주주님"이라고 말한다.
"아이고, 고생 많으십니다." ^^
"이 쪽으로 오십시요" ^^
"존함 좀 알려주시고, 신분증 좀 부탁드립니다"(주주명부를 뒤적인다)
신분증을 건네며....(순간 무지하게 당황했다. 12월 결산법인의 주총이므로 12월말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지만 난 최근 2월말에야 동사의 주식을 매입했는데.....)
"전 주주명부에 없을텐데요......전 주총초대장 없는데........."
순간, 반갑게 맞아주던 얼굴이 굳어졌다.
"주주총회이기 때문에 12월말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신 분들만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이걸로는 혹시 안될까요?"
어제 증권사에서 발급받은 "잔고증명서"를 건냈다.......(솔직히 속으로는 무지하게 창피했다. 12월 말 기준이란걸 누가 모르나.........그냥 대충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왔건만..)
(난처하다는 듯이)"12월 말 기준의 주주이기 때문에 이걸로는 참석하실 자격이 안됩니다."
"아....어떻하지......어떻게 그냥 구경만이라도 안될까요? 전 멀리서 왔는데...."
"어디서 오셨는데요?"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습니다. 오늘 오전에 늦지 않으려고 어제 이 근처 여관에서 잤습니다"
(굉장히 미안한듯이)"죄송합니다만.......주주명부에 등재되 있어야 참석할 자격이 주어집니다........혹시 저희 회사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유선으로라도 물어보시면 자세히 답변해 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궁금한 점도 있고 직접 회사를 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왔습니다. 그럼 기왕 온거 몇가지 궁금한 점만 여쭤봐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십시요"(명함을 건낸다. "대동스틸 기획관리부 부장 채병석"......주식담담 겸 IR팀장을 맡고 있다 한다)
다음은 간단한 질문 몇 개.
1. 작년과 달리 외부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원자재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이에 따른 판매가의 상승은 결국 수요를 위축시켜 매출부진으로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금년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요둔화 또한 발생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오랫동안 포스코의 협력업체로서 대리점관계를 유지해왔고 물량이 부족할 경우 일부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오고 있습니다. 사실, 철강재는 산업의 기초소재가 되는 관계로 가격결정면에서 오랜기간동안 "공급자위주의 시장"을 형성해 왔습니다. 때문에 설사 가격이 오른다 할 지라도 수요자----조선업계나 자동차업계 등----가 이러한 것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철강가격의 상승은 저희 회사에게는 매출과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계기입니다.
2. 금년 철강업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작년보단 확실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시다시피 포스코에서도 금년 4월부터는 열연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것입니다. 공급자위주의 시장이라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지금보단 상당히 낮은 가격에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놓은터라 물량이 부족하여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또한 금년 1/4분기 실적은 상당히 좋게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1/4분기를 포함한 반기실적 면에서는 "깜짝실적"을 기대하셔도 좋을거 같습니다.(이 부분에서 "무지하게" 기분이 좋았음...^^ )
3. 05년 회사가 좀 어려웠었는데..........
------맞습니다. 그 때 중국에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었는데, 당시 중국정부가 과도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철강업계에 철퇴를 내렸습니다. 그 바람에 중국제품들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였고 저희도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완 다릅니다. 중국만 철강가격이 오른게 아니기 때문이죠. 철강재의 가격상승은 세계적으로 일어난 현상입니다.
4. 현재 회사가 지닌 가치에 비해서 주가가 상당히 낮게 형성되 있습니다.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사실 지금의 주가는 장부가에도 현저하게 못미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서있는 인천공장만 하더라도 장부가로는 30억원이지만, 시가로 환산할 경우 200억원은 족히 됩니다. 그렇게 봤을때 단순 장부가 상으로도 주당 5,000원은 가야하며, 공장부지를 시가로 환산할 경우 6,000원은 족히 가야 합니다.
5. 시간이 없어서 많은 걸 여쭤보지 못했습니다. 저야 소량만 보유하고 있는 개인주주라.....
------유선으로 물어보시면 언제라도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많으시면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사무소로 찾아 오셔도 됩니다. 주주총회까지 참석하시려고, 이 먼 곳까지 오신걸 보면 단순한 개인투자자는 아닌거 같습니다.(에그머니...이게 뭔 소리.....순수한 개인투자자일 뿐인데....ㅠ,.ㅠ...또 마침 내 명함이 없어서 수첩에 이름과 핸드폰번호를 적어 "찍"하고 찢어준게 무척이나 쪽팔렸다....ㅠ,.ㅠ...)
결론 : 비록 주주총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IR담당자와 안면을 튼 것이 나름대로 얻은 소중한 성과다. 그리고 IR담당자라 그런가.........굉장히 친철하고 미소 띈 얼굴로 대해 주었다.(인상 자체가 부드럽고 "웃는" 모습이었다) 또한 마지막에 서울사무실로 찾아와도 된다는 말이 귀에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것도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쇠 뿔도 당김에 빼라고 다음주에 아예 유선으로 약속을 잡아, 4월초쯤 탐방을 해보자. 이 때는 오늘처럼 얼레벌레, 대충대충 물어보지말고 자세하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어보자.
그리고 지금처럼 투자한 기업의 주주총회에는 "반드시,반드시,반드시"참석하자. 일반적인 유선으로 물어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서로 얼굴을 대면하고 얘기를 나누는 거라, 전화상으로 얻을 수 없는 것(예 : 아직 1/4분기가 다 지나지 않았는데도 예상실적을 어렴풋이 들을 수 있다는 것 등)까지 들을 수 있다.
첫댓글 좋은경험입니다..^^ 마음속으론 한번쯤은 꼭 참석하고 말겠다고 하고서도... 실천을 못하고 있었는데... 용기내서 다음에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감사히 보고 갑니다..
이 회사 주주로서 좋은글 감사합니다^.^
19일에 아이디스 주종장에 갔는데 많은 직원들이 저를 알아보더군요. 제가 자리에 앉자 주담이 따라와 궁금한 것 있느냐고 먼저 물어도 보고 작년 주총 때보다 주가도 50%가량 오르고 실적도 50%가량 올라서 분위기는 아주 좋더군요. 저를 제외하면 직원들과 주총관련 이사진과 펀드등의 대리인뿐인데 너무 재미없게 진행되어 제가 간간히 질문 던졌더니 의장도 내심 반가워 하는 것 같더군요.
저두 회사 월차내고 함 가봐야겠네요. 소심해서 질문이나 잘할라나 모르겠네요.
음...저도 공부 열심히 해서 내공 있는 질문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