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밤새
밤새 소리가 납니다. 내 혼곤한 잠 속으로 밀려와 자꾸만
울어옙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그대와 만나고 온 날이면 내
꿈속에서는 꼭 밤새가 납니다. 이상할 것도 없지요. 떠나야 하나
떠날 곳 없는 밤새. 저 무성한 어둠을 뚫고 오늘은 또 어디서
네 피곤한 날갯짓을 쉬게 할 것인지. 가세요. 슬픈 그대.
내가 당신에게 짐이 되었다면 훌훌 떨쳐 버리고 멀리 날아가세요
사랑이 없는 곳, 아픔이 없는 곳으로.
*이정하(1962.~, 대구 출생) 시인은 사랑에 대한 감정을 비교적 솔직하고 쉬운 언어로 표현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는 시집이 1995년 발간되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도 있었습니다.
*시인의 대표작으로는 “사랑의 이율배반”, “사랑하는 이유” “낮은 곳으로”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한 사람을 사랑했네” “간격” “종이배” “숲” “바람 속을 걷는 법” “기다리는 이유”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 “별” “꽃잎의 사랑” “그 저녁 바다” “눈이 멀었다” “황혼의 나라” “삶의 오솔길을 걸으며” 등이 있습니다.
*위 시는 시인의 시집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는 제목의 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