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에서 제작된 영화의 거의 전부가 영화속에서 사용되는 전화번호의 국번이 555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이제까지 헐리웃영화속에 555국의 전화국번이외의 번호를 쓰는것을 한 번을 제외하곤 본적이없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왜 전부 555국을 쓸까요?
영화뿐만 아니라 TV, 라디오, 만화, 노래등 각종 창작물에서 가상 전화번호를 쓸 때 반드시 '555'국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써야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관객들이 장난 전화를 걸어댈까봐 그런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무 번호나 썼다가 그 전화번호 주인이 삐치는 날엔 걔들 정서상 십중팔구 소송을 면하기 어려울 터. 변호사를 사느니 번호를 사는 게 싸게 먹힌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실제 미국의 '한국통신'격인 벨코어社는 555-0100에서 555-0199까지 전화번호 100개를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픽션' 用으로 빼놓았다. 일반인은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
x-파일의 멀더가 스컬리한테 전화할 때 555-0191을 누르고 스컬리가 멀더에게 폰 때릴 때 555-0190를 누르는 이유가 다 거기 있다. 그럼 왜 '700'도 아니고 '080'도 아니고 하필 '555'일까? 여기엔 의외로 치밀한 근거가 있다. 야후 검색창에서 '555'를 치는 고도의(?) 검색 기법으로 찾아낸 '텔레콤 헤리티지' 27호(http://atcseditor.freeyellow.com/code.htm)를 보니 마크 쿠치아라는 녀석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앉아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다른 자료에서는 50여 년 전이라고 주장한다), 그때도 미국에는 전화번호를 문자로 바꿔 외우는 자들이 많았다. 지금 당장 핸드폰을 열어보면 알겠지만 2번 버튼에 ‘ABC’ 3번 버튼에 ‘DEF’하는 식으로 각 버튼마다 고유 알파벳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각 알파벳에 해당하는 번호를 차례로 누르면 전화번호가 된다. 가령 어떤 '느끼남'이 “제 번호는 I LOVE YOU입니다”라고 속삭였다면 걔네집 번호가 4-5683-968번이라는 뜻이다.
영어가 외국어인 우리들이야 더 헷갈리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걔들은 이 방식이 꽤 유용했던 모양이다. 특히 첫 번호 3개로 지명의 첫 3음절을 표기하는 걸 좋아했다. 센트럴 파크에 있는 중국집 번호가 236-7897이면 스티커에 ‘CENtral 7897’이라고 찍어 위치와 연락처를 한 큐에 알리는 것이다. 같은 번호를 연달아 누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지역에서는 더 쉬운 번호를 얻는다. 즉 'MONtana 6666'라고 쓰면 '666-6666'을 누르는 식으로 말이다. 뭐, 쪼까 거시기한 숫자지만 말이시.
문제는 첫 3자리가 JKL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영문 지명 찾기가 ‘여성영화제 도금봉 선생님 찾기’보다 어렵다는 데 있다. 모음이 하나씩 들어 있는 버튼은 단어를 조합하기가 쉽고 모음이 없더라도 777로 변환되는 'SPRingfield'처럼 그 넓은 땅덩이에 어떻게든 들어맞는 지명이 한 군데씩은 있기 마련. 하지만 유독 5번의 알파벳으로 그게 안 되니 '555'국번을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뭐, 영어 잘하는 걔들이 그렇다니 그런가보다 하는 수밖에). 당시 할리우드는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아까 말한 대로 번호 100개를 냉큼 찜해서 오늘날까지 수백, 수천 편의 영화가 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 10개를 돌려 막아도 1년을 버티기 힘든데 하물며 번호 100개로 30년을 돌려 막자니 당연히 한계가 온다. 멀더네 집 번호 555-0199가 <아메리칸 뷰티>에서 케빈 스페이시의 사무실 번호면서 <인사이더>에서 알 파치노의 집 번호인 건 그 때문이다. 하나둘 인접 번호로 시야를 돌리기 시작했다. 결국 현재 미국에서 555국으로 시작하는 거의 모든 번호는 그들의 차지다.
오죽하면 '555 LIST'라는 사이트(http://home.earthlink.net/~mthyen/index.html)도 생겼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캐릭터의 극중 전화번호를 모아놓은 사이트다. 편집증적 광팬들이 일일이 찾아내 제보한 것이라 하니 걔들도 참 어지간하다. 그래도 덕분에 <메멘토>에서 가이 피어스가 묵는 모텔 번호가 555-2368이고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파출부 모집 광고를 보고 전화를 때리는 셜리 필드네 집 번호가 555-9643라는 따위의 정보를 금세 찾을 수 있다. 아까 말한 스컬리와 멀더 전화번호도 여기서 찾은 거다. 한번 전화를 걸어봤다. 통화중이다. 가끔 배우들이 목소리를 녹음해놓은 번호도 있다던데, 얘들은 어디 간 거야?
님이 보셨다는 <마지막 액션 히어로>에서 꼬맹이는 이런 멘트를 날린다. "봐! 모든 전화번호가 555로 시작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근처에 미국에 사는 사람 있으면 함 물어봐라. 실생활에서 555로 시작하는 전화번호 눌러본 기억 거의 없을 거다(555-1212라는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가 있긴 하다). 꼬맹이의 멘트는 바로 그런 현실을 빗댄 것이다. 그리고 <아트 오브 워>에서 웨슬리 스나입스가 번호를 찾는 방법이라... 아마 한국인이 벨소리 서비스 번호 찾는 방법과 유사하지 않나 싶다. 700 눌러놓고 번호 몇 개 눌러보면 뭐하나 걸리지 않더냐. 혹 웨슬리 스나입스의 실제 전화번호를 알고 싶으면 얼마 전 그의 장인 어른이 되신 모 방송국 박모 PD에게 물어볼 일이고.
최근 한국에도 555 국번과 비슷한 국번이 등장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포스터에다 써넣은 01X-200-0207이라는 전화번호가 좋은 예다. 2월 7일 개봉한다는 의미로 만든 번호에다 김하늘이 홍보성 멘트를 녹음해 두었더랬다. ‘200’은 모 이동통신사가 자사 CF에도 등장시킨 핸폰 국번이다. 그런 거 보고 꼭 전화해보는 사람들 덕분에 그 회사 돈깨나 벌었다는 후문이다. <폰>때 감독 핸폰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한 영화사는 비슷한 번호 가진 사람한테서 욕깨나 먹었다더만.... 한편, '궁금증클리닉' 캐나다 통신원으로 방금 임명한 독자 '귀차니스트'님께서는 555에 얽힌 충격적인 사실을 메신저로 제보해주셨다. 컴퓨터의 아스키 코드로 예수의 오마니 마리아(Maria)를 치면 555가 나오고 불어의 구세주(SAUVEUR)를 쳐도 555가 나온다는 것이다. 어허... 이거 혹시 할리우드에 집단 서식한다는 유대인들이 선교할라꼬 택한 번호 아녀?-출처-어디서 퍼왔더라. 기억이 안나넹-
첫댓글 크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