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난 근본적으로 일본놈들을 싫어한다.. 심지어는 놈들이 우리에게 한 것과 똑같이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놈들에게 보복해야 한다는 생각까지도 해 봤다.. 하지만 정말 싫은 놈들이지만 때때로 정말 대단한 놈들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일본놈들의 만화를 보면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으로 이끌어 성공하는 내용의 만화가 무지 많다.. 하지만 그런 만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지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다..
스즈끼 이치로, 일본 퍼시픽리그에서 7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다.. 그리고 216타석 연속 무삼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약 50게임정도를 치루면서 단 한번의 삼진도 당한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걸 단번에 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바라보기에 이런 기록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일본에서 건너온 어리숙한 청년하나, 풋내기 신인하나에 불과했으니..
사실 이 순진한 일본 청년이 메이저리그에 가려 했을때 선뜻 받아줄 구단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의 생각은 이 일본청년이 마이너리그의 괜찮은 유망주 한명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올해가 딱 생긴지 100년이 되는 해이니까 그들의 생각이 당연하기도 하다.. 어쨌든 이 청년이 현재 소속인 시애틀 매리너스에 들어간것은 이 구단의 최대 주주가 일본 게임기 업체인 닌텐도의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이 회장은 판단력이 탁월한 것 같다.. 그는 사사키라는 마무리 투수를 데리고 와서 작년에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에 등극시켰다.. 이 대단한 투수는 (선동렬하고 맞먹는다고 보면 된다.. 사실 몰라서 그렇지 동열이형이 전성기때 메이저 리그에 갔으면 리그를 평정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올해도 아메리칸 리그 구원 1위에 올라있다.. 그것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마리아노 리베라를 제치고..(여러분들은 모를수도 있다.. 뉴욕양키스의 철벽마무리투수다..)
한편, 시애틀 매리너스는 과거 랜디존슨, 켄 그리피 쥬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은 3명다 없다.. 무지막지한 거금을 받고 다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의 두명을 팔아넘길때만해도 그들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었다.. 야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10년간 2억 600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100년역사상 최대의 연봉을 받고 텍사스에 팔려가면서 전문가들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몰락을 예고했다.. 로드리게스는 시애틀전력의 절반이었다..(이종범 전성기의 해태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 최고의 스타대신 순진한 일본청년을 그의 빈자리로 받아들이면서 시애틀은 자조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론이 너무 길어 미안하다.. 결론을 이야기 하겠다..
시애틀은 현재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두번째 높은 승률을 기록중이다.. 모든 전문가의 전망을 뒤집었다.. 그리고 시애틀 돌풍의 중심은 천재타자 이치로다.. 4일전 이치로는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 최다안타 1위, 도루 1위,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이치로의 체격조건은 179cm, 70kg 이다.. 내 동생보다도 한참이나 체격조건이 떨어진다.. 그가 거구의 선수들사이에서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어른들사이에 중학생 하나가 끼여있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는 두말할 나위 없는 야구천재다..
사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것은 3년도 넘었다한다.. 그리고 2년전 그는 메이저리그 시즌이 열리기전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었다.. 거기서 그는 그저 그런 성적을 거두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 했다.. 사실 이치로가 빅리그(메이저리그를 말함..) 진출을 결정했을때 일본의 반응은 그저 그랬다.. 미국에 대해 자격지심이 있는 일본놈들은 그들의 우상인 이치로가 빅리그에서 실패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도 이승엽이 빅리그에 간다면 사실 야구를 좀 안다는 사람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먼저 할 것이다..
하지만 이치로는 자신의 성공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 확신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고통을 감수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완전히 자신을 바꾸었다.. 일단 타격폼부터.. 그의 타격폼은 일명 "시계추타법"이라 불리는 독특한 폼이었다.. 변화구와 콘트롤위주의 투수가 많고 강속구 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야구에 적응하면서 타이밍을 맞추기 유리한 폼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150km을 던지는 강속구투수가 즐비하고 전반적으로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많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2년동안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주위에 야구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보시라.. 그리고 엄청난 양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공,수,주를 갖춘 선수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이종범, 박재홍, 이병규 정도가 해당되겠다.. 일본에서는 단연 이치로다.. 어느정도인지 알아보자..
야구에서 투수를 제외하고 가장 강한 어깨를 가져야 하는 포지션이 우익수다..우익수는 장타가 나왔을때 3루 혹은 홈으로 총알 같은 송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사실 홈에서 주자를 멋지게 잡는 장면은 야구에서만 느낄 수있는 명장면중 하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다 어깨가 좋지만 그중에서도 여러분이 잘아는 라울 몬데시(박찬호 친구)가 강한 어깨를 가진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그런데 이치로는 고등학교때 투수였다.. 그것도 시속 140km를 뿌려대는.. 라울 몬데시를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CNN 스포츠 뉴스를 보면 그날 경기중 가장 멋진 장면을 보여주는 코너가 있다.. PLAY OF THE DAY라는 코너인데 전 스포츠 종목에서 골고루 선정한다.. 그런데 이치로는 벌써 두번이나 소개되었다.. 하나는 빠른 발로 홈런성 타구를 잡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총알같은 송구로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이다.. 이만하면 그의 수비능력은 알 것이다..
한편 그가 현재 아메리칸리그 도루 1위라는 것은 지지난번에 말해서 알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워낙 잘하는 놈들이 많아서 연속으로 한 부문 수위를 지키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도루는 달랐다.. 3년 연속 수위를 지킨 선수가 있는데 그는 현재 2위다.. 이치로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한 시즌 최다안타기록은 236개다.. 그런데 그 기록이 36년만에 깨질지도 모른다.. 주인공이 누구일까.. 그렇다.. 일본 청년이다.. 경이적인 최다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켄 그리피 쥬니어라는 빅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자가 있다.. 이 선수는 배팅 스피드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아디다스 광고를 찍은 적이 있는데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운석을 방망이로 쳐서 우주밖으로 날려버리는 광고다.. 이정도면 그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알 것이다.. 그런데 이치로는 그 선수보다 약 0.15초가 빠르다고 한다.. 더 이상은 놀랍지도 않다.. 믿을수가 없을 뿐이다..
이치로는 현재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 공식 홍보책자 표지모델로 선정되었고 올스타 인기투표 1위다.. 아메리칸리그는 올해 신인왕을 이치로로 잠정 결정했고 경쟁후보는 딱 잘라서 없다.. 하긴 누가 경쟁하겠는가.. 쪽팔리게..
이제 이야기를 접을까 한다.. 잘난 일본놈 하나에 뭐 그리 흥분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쪽발이들이 싫다.. 하지만 배울건 배워야한다.. 이치로의 천재적인 재능은 우리가 배울 수 없다.. 그것은 도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한 일본 청년의 끊임없는 자기 계발, 피나는 노력은 배워야한다.. 이 순진한 청년은 아직도 야구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한다.. 일본 연예인들에게 흔하디 흔한 스캔들도 하나 없다..
그는 젊은 나이에 세상에서 가장 큰 무대에 자신을 최고로 올리려는 계획을 세웠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을 완전히 바쳤다.. 그리고 그는 꿈의 무대를 정복했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작은 체구의 순진한 동양인 청년하나가 그것을 일깨워 주었다. 어떤 영화, 소설보다도 내게는 감동적이다..
우리도 열심히 살고 있을지 모른다.. 각자 나름대로.. 하지만 우리는 젊다.. 이대로 세월을 보내기만 하기엔 뭔가가 부족하다.. 깨어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