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 - 피아노 협주곡 제5번 F장조, 작품 103
생상스는 박학다재(博學多才)한 음악가였다. 작곡은 물론이요,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에도 뛰어났다. 그 밖에 그림도 그렸고, 시(詩)도 썼으며, 그런가 하면 철학을 논하고 천문학도 연구하는 등 놀라운 재능의 소유자였다. 그러므로 작곡에 있었어도 모든 분야의 음악에 손을 댔다. 협주곡만 하더라도 피아노 협주곡을 5곡, 바이올린 협주곡을 3곡이나 썼다.
생상스가 피아니스트로서 처음 파리 군중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낸 것은 1846년 봄이었다. 그 때는 11세 소년 이었다. 그로부터 50년 후인 1896년 61세에 그의 연주생활 50년을 기념하여 데뷔 음악회 때와 똑같은 프레 이엘 회당에서 대음악회가 열렸다. 그의「피아노 협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이「제5번」은 그 때 그 자신의 손으로 연주하도록 작곡된 것이다.
이 곡은 생상스의 전성기의 작품인 만큼, 5곡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서는 내용적으로 가장 충실하며 또 친숙 하기 쉽다. 그러므로 그의 제4번 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많이 연주되는 그의 걸작 중의 하나다. 또 이 곡은 속 칭「이집트 스타일」또는「이집트 협주곡」이라 불린다. 그 이유는 이집트의 뤼클레르에서 작곡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동양적 색채가 짙고 특히 제2악장 안단테에는 이집트의 밤 기분을 연상케 하는 이집트 스타일의 선율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이 곡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매우 선연(鮮然)한 인상을 준다.
악곡의 구성은 평소 고전을 사랑하던 그답게 일단은 고전적 협주곡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곳곳에 자유로운 시도가 주어지고 있다. 「제4번」에서 애용했던 순환주제법은 자취를 감추고 노경(老境)에 이른 바루투오소적 인 자유가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제1악장 알레그로 아니마토 소나타형식을 취한다. 그리고 이 악장의 주요주제는 제3악장에도 사용된다.
제2악장 안단테 나일 강가의 이국적인 정서가 넘치는 밤의 랩소디다. 구성의 제약은 무너지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마음껏 사막의 밤 공기를 호흡한다.
제3악장 몰토 알레그로 소나타형식을 취한다.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속을 누비면서 약동한다. 오랜 작곡생활의 최후에 명 연주가가 다시 그 모습을 무대 위에 나타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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