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이불리(質而不俚)
질박하면서도 저속하지 않다는 뜻으로, 소박하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바탕이 충실함을 이르는 말이다.
質 : 바탕 질(貝/8)
而 : 말 이을 이(而/0)
不 : 아닐 불(一/3)
俚 : 속될 리/이(亻/7)
1. 언제까지 카인의 후예가 될 것인가?
사람들은 끊임없이 남을 평가하고 비판하며 그런 가운데 자신을 돋보이려 한다. 때로는 그것이 부당함을 알면서 그 대열에 기꺼이 끼어드는 것이 인간의 속성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람들이 남을 평가하에 있어서 올바른 평가가 아니라, 비난에 해당하는 혹독한 평가를 하는 것은 인간의 못된 심리 탓이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강한 질투심과 경쟁의식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의식이다. 그 중심에 사랑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감정이 도사리고 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여 그들에게 두 아들을 주었다. 큰아들은 카인이며 둘째 아들은 아벨이었다. 하나님은 농부였던 카인이 수확하여 바치는 제물을 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지 않았으나 목동이었던 아벨이 바치는 제물은 받아들였다. 여기에 질투와 분노가 끓어오른 카인은 아벨을 죽였다. 인정받지 못한 자의 질투심에 의한 인류 최초의 살인이었다. 이에 대한 응징으로 하나님은 카인을 추방하여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다. 이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질투심을 다스리지 못하면 종족 살인의 무서운 죄까지 저지를 수 있음을 말해 주는 도덕적 경고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사랑과 형제애를 주고 그것을 발휘하도록 했지만, 그 사랑 안에는 질투와 분노도 함께 섞여 있었다. 그 질투와 분노는 사랑을 독점하고자 하는 경쟁 의식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과 함께 상황에 따라 질투와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자유의지도 함께 주었다. 그것은 자기 다스림이었다. 만약 자유의지에 의한 자기 다스림으로 그 질투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사랑과 형제애는 파괴되고 큰 형벌을 받게 된다는 것도 일깨워 주었다.
그러나 인류는 창조 이래 그것을 다스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수많은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그 질투와 분노는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타인에 대하여 평가와 비판의 차원을 넘어 비난으로 상대 무너뜨리기의 대열에 선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그 비난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근거도 없는 거짓 정보를 가지고 비판과 비난의 대열에 선다. 그러니 현대사회에서 난무하는 정보의 50%는 가짜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래서 우린 비난이 활개 치는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그 내용이 정치와 연결될 때 더욱 치열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를 보면 한편으로는 매우 병든 사회임을 느낀다. 특히 정치 집단과 인맥에 의해 두 조각, 세 조각으로 나뉘어 져서 도덕성과 진실을 보려는 눈은 사라지고 각자의 진영에서만 바라보는 정치적 확증편견에 빠져 있는 세상이다. 정치적 지향이 다른 정당이나 인물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든, 또 그가 한 말이나 정책이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비난과 비방을 일삼는다. 심지어 근거도 없는 말들을 가지고 공격과 비난을 가한다. 특히 정당 정치인들이 정치적 소속과 입장에 따라 상대에게 가하는 무조건적인 비방과 비난은 한도를 넘어 폭력의 수준이다. 국민은 매일 자행되는 이런 행태에 둔감해졌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국민도 국민끼리 그런 양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특정인에 대한 비방과 비난, 지지와 옹호는 점입가경이다. 그것이 한도를 넘어 때로는 선량한 개인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어 그를 희생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왜 그토록 가혹한 비난과 비판을 가하는가? 그것은 경쟁심리에 의한 질투심의 탓이다. 그러나 경쟁심리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건강한 경쟁심리의 발휘는 서로의 성장과 발달을 돕고 상생 발전의 길을 연다. 그러나 병든 경쟁심리는 상대를 무너뜨리므로 내가 서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심리작용으로 성장 발달을 무너뜨리고 상생과 발전을 저해하며 세상을 투쟁의 장으로 만든다. 그것이 정치적일 때 더욱 치열해지고 잔인해진다. 이것은 카인이 아벨을 죽인 것이나 히틀러가 게르만족의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수많은 유대인을 죽인 것과 같다.
어쩌면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그런 병든 정치적 경쟁심리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그것은 아벨처럼 자기가 더 열심히 노력하고 정성을 다해 하나님께 선물을 바치므로 사랑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아벨을 죽이므로 자신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것과 같다. 병든 정치적 경쟁심리에 빠지면 목표를 정하고 바른 정치를 통하여 국민의 환심을 사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정권 획득이 아니라 상대방을 비난과 비방, 음모와 술수로 무너뜨림으로 정권을 장악하려는 전체주의적이고 독선적인 야만의 행태가 나타나게 된다.
연일 보도되는 정치 상황을 보면 서로 물어뜯기의 연속이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몰아세우고 물어뜯는다. 여당과 대통령이 하는 일은 모두가 잘못되었으며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다. 단 하나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 인사들을 처단하기 위해 과거 상황을 채굴한다. 야당도 야당대로 여당과 정부 인사들의 잘못을 채굴해 간다. 그리고 조그마한 것만 나와도 침소봉대하여 상대를 비방하고 공격한다. 비판은 합리적 기준과 근거로 행하는 언어논리이다. 그러나 비방은 합리적인 기준이나 근거하지 않은 폭력적인 행위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행하는 것은 비판에 해당할까? 비방에 해당할까? 그런데 국민 상당수가 그 정치적 집단에 편을 갈라서서 줄을 서로 당기고 있으며 암암리에 상대에게 린치를 가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정치에서는 최종적으로 카인의 후예가 되고자 안달하는 것 같다.
채근담에 이렇게 전한다. “열 마디 말 중에서 아홉 마디가 반드시 대단하다고 칭찬하지 않으면서 한 마디만이라도 어긋나면 곧 허물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모여온다. 열 가지 계략 중에서 아홉 가지가 성공하여도 반드시 그 공을 돌리려 하지 않으면서 한 계략만 이루지 못하면 비방하는 소리가 사면에서 일어난다. 이것이 군자가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으며 졸렬할지언정 교묘함을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오늘의 한국 정치 상황이 바로 그런 것 같다. 열 가지 이치에 맞는 것일지언정 정치적으로 상대편이면 한가지 잘못을 열 가치처럼 비방한다. 그러나 올바른 비판과 비평은 합리적 근거를 두고 하되 각자의 관점에서지만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사기에 전하는 질이불리(質而不俚)는 바로 이런 것을 말한 것이다. 비판은 하되 잘된 것은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2. 사기에서 말하는 질이불리(質而不俚)
동양 최고의 역사서로 전해오는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두고도 후세의 학자들이 갑론을박하였다. 어떤 이들은 사기를 혹독하게 비판하였고 어떤 이들은 칭찬하였다. 거기에는 각자의 관점이 있었으나 그들 모두 사마천만 못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 중에 배인과 반고, 장수절이 있었다.
배인은 송(420〜479)나라에서 중랑외병참군을 지냈으며, 부친은 배송지(裵松之)로 알려져 있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학문에 깊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인은 『사기(史記)』를 읽고 구경(九經)과 한서음의(漢書音義) 그리고 여러 사서(史書)를 참고하여 『사기집해』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기집해』는 사마천의 사기를 사람들에게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중국의 많은 학자와 사가들은 사기를 읽고 평가하면서 참고하여 그들의 사기를 집필하는데 참고하였을 것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인물이 후한 사람 반고와 당나라 사람 장수절(張守節)이었다.(**장수절은 사기정의(史記正義)를 지은 당나라 사람으로 배인의 사기집해, 사마정의의 사기색은과 함께 사기3가주(史記三家注)라 불린다. 사기정의는 3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나라(唐) 개원(開元) 24년(736년)에 저작되었다)
반고는 아버지 반포가 역사서를 저술하다가 죽자 그 뒤를 이어 열정적으로 사료를 모아 『한서』를 집필 편찬하였다. 반고가 한서를 편찬하기까지는 온 가족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서』의 퇴고는 거의 반고의 여동생 반소가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한서』는 훗날 기전체(紀傳體) 역사서의 모범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많이 읽었던 『통감』에서 한나라의 여러 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 『한서』의 내용을 초록한 것이다.
반고는 『한서』를 편찬하면서 사마천과 『사기(史記)』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사마천은 『좌씨전』 『국어』에 근거하고, 『세본』과 『전국책』에서 채집했으며, 『초한춘추』에서 기록한 내용들을 그 후사(後事)에 접목하여 무제(漢武帝) 천한(天漢-한무제의 연호) 연간에 끝마쳤다. 그는 진(秦)나라와 한(漢)나라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기록했다. 그러나 경(經)에서 채집하고 전(傳)에서 습득함에서는 여러 일가(一家-여러 국가와 학파)의 일들은 분산시켜 매우 간략하게 기록한 것이 매우 많고 간혹 서로 모순되는 것도 있다. 또 섭렵한 것이 매우 넓고 경전(經傳)을 꿰뚫어 예로부터 오늘날까지 위와 아래로 수천 년간을 말달리듯 부지런히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옳고 그름을 보는 방법이 성인(聖人-여기서는 주나라의 문공과 공자 등을 말함)의 사리에 맞지 않았다. 대도를 논하면서도 황로(黃老-황제와 노자)를 먼저 하고 육경(六經)을 뒤로 했다. 유협(游俠-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기개를 무겁게 여기는 형가(荊軻)나 예양(豫讓)같은 무리)을 서술하면서 처사를 물리치고 간웅(姦雄)을 내세웠으며, 화식(貨殖-재산을 늘리는 것)을 기술하면서 권세와 이익을 높이고 빈천(貧賤)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했다. 이것이 그의 폐단이다. 그러나 유향(劉向)과 양웅(揚雄)으로부터 여러 서적들을 넓고 자세하게 읽고 난 사람들은 모두 사마천은 양사(良史-좋은 역사가)의 재주가 있다고 칭찬하였다. 사리(事理)를 서술하는 것이 알맞고, 변론하되 화려하지 않았고, 질박하되 속되지 않았다. 그 문장도 곧아서 그 일의 핵심을 그려내는데 헛되이 미화하지 않았고, 악을 숨기지도 않았다. 그래서 실록(實錄)이라고 했다.”
이에 비해 당나라 시대의 장수절이 쓴 『사기정의』에서의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평가는 반고와 다르다. 장수절은 오히려 반고를 혹독하게 평가한다.
“태사공(사마천)의 『사기』는 각각 육가(六家-제자백가들의 6개의 대표적인 학파들)의 종(宗)을 드러내는데 황로(黃老)의 도가(道家)를 종(宗)으로 삼고 육경(六經-중국의 여섯 경서인 역경·서경·시경·춘추·예기·주례)의 유가(儒家-공자를 중심으로 한 사상가들)를 으뜸(首)으로 삼았다. 유협을 서술한 것은 처사들을 물리친 것이고 화식을 기술한 것은 세력과 이익을 숭상한 것이다. 처사의 빈천(貧賤)은 원헌(原憲-노나라 출신의 공자의 제자로 매우 가난하게 살았음)도 병(부끄럽게)으로 여기지 않았다. 무릇 역사를 서술하는 요체는 많은 시대를 섭렵하는 것에 힘쓰고 나라의 법규 중에 좋고 나쁨을 갖추어 펼치는 것이다. 하늘과 사람과 땅의 이치는 모두 갖춰 통하게 하고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옮겨서 기술하여 짓는데 막힘이 없어야 하는 것이니 주공과 공자의 도와는 다른 것이다. 그런데 반고가 그 점을 꾸짖고 배인이 이를 서문에 인용했으니 이 또한 통인(通人-학식에 통달한 사람)의 폐단이다. 그러나 반고가 지은 『한서』는 『사기』와 같은 것이 50여 권인데, 삼가 『사기』를 베끼면서 다른 것을 조금 가필했다고 해서 『사기』를 미약하고 용렬(庸劣)하다고 했으니 이 어찌 『사기』를 깎아 내린 것이 아니며, 후대의 사인(士人-선비, 학자)이 함부로 전대의 현인(賢人)을 비난한 것이 아니겠는가? 『사기』는 52만 6,500자로서 2,413년간의 일을 기록했고, 『한서』는 81만 자로서 224년간의 일을 기록했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그 뜻에 이르렀으나 반고는 아버지가 닦아 놓은 것을 은폐했으니 가히 우열을 알수가 없다.”
위의 두 내용을 보면 반고는 전반부에서 사마천과 사기를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마 반고가 사마천의 사기를 혹독하게 비판하게 된 것은 시대적인 차이인 것 같다. 사마천이 『사기』를 쓸 때는 유가의 사상이 막 토대를 잡아갈 무렵으로 사마천은 유가 사상에 집착하지 않고 모두를 고른 입장에서 평가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테면 특정한 사상에 그리 집착하지 않고 고르게 평가했다는 것이며 상당히 실용주의적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반고가 『한서』를 쓰면서 『사기』를 평할 때는 유가 사상이 자리를 잡은 시대로 유가 사상의 기반 위에서 집필하였기에 그런 평가가 내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반고는 사마천의 문장에 대해서도 “화려하지 못하고 질박하다”고 혹독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장수절은 오히려 반고를 혹독하게 평가하면서 지식인들이 함부로 지식과 세상을 평가하는 것을 큰 폐단이라고까지 하였다. 이렇게 사람이나 모든 일에 대한 평가는 사람과 시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더 주목해 볼 것은 반고가 사마천과 『사기』를 혹독하게 비판하면서도 인정할 것은 인정할 줄 아는 자세이다. 반고는 최종적으로 사마천과 『사기』에 대하여 훌륭한 선비의 재주가 있으며(有良士之才), 서술이 사리에 알맞고(善序事理), 변론하되 화려하지 않고(辨而不華), 질박하되 속되지 않으며(質而不俚), 문장이 곧고(其文直), 헛되이 미화하지 않았고(不虛美), 악을 숨기지도 않았다(不隱惡). 그래서 사기를 가히 실록이라 했다(故謂之實錄)고 평가했다.(**그러나 유향(劉向)과 양웅(揚雄)으로부터 여러 서적들을 넓고 자세하게 읽고 난 사람들은 모두 사마천은 양사(良史-좋은 역사가)의 재주가 있다고 칭찬하였다. 사리(事理)를 서술하는 것이 알맞고, 변론하되 화려하지 않았고, 질박하되 속되지 않았다. 그 문장도 곧아서 그 일의 핵심을 그려내는데 헛되이 미화하지 않았고, 악을 숨기지도 않았다. 然自劉向揚雄博極群書 皆稱遷有良士之才 服其善序事理 辨而不華 質而不俚 其文直 不虛美 不隱惡 故謂之實錄)
이 글에서 말하는 질이불리(質而不俚)는 뒷날 변이불화(辨而不華)와 함께 남의 문장을 평가할 때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강조하는 말이 되었다.
질이불리(質而不俚)에서 질(質)은 글자 그대로 말하면 사물의 성질을 말하나 여기서는 꾸밈없이 수수하다는 것으로의 질박(質樸)함을 말한다. 이를테면 문장이나 서술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많고 투박하다는 것과 말이 서툴고 어눌하다는 의미도 이에 해당한다. 불리(不俚)에서 리(俚)는 ‘속되다’는 뜻이다. 말이나 문장이 속되다는 것은 비속한 말이 많고 거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불리(不俚)이니 그런 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말속에는 상대의 말이나 문장 하는 일의 단점을 혹독하게 비판할지라도 그 옳은 점은 인정하는 자세가 담겨져 있다. 따라서 오늘날도 우리는 질이불리(質而不俚) 즉 상대를 혹독하게 비판하더라도 그의 장점은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세상 사는 중요한 이치이다.
3. 질이불리(質而不俚)의 정신을 실천하자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는 앞에서 말했듯이 하나님이 부여한 ‘자기 다스림’은 팽개치고 끊임없이 상대를 비판하고 비방하는 ‘카인의 후예’들이 늘러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정치에서 그렇다. 치열한 경쟁 관계에서 하나님이 부여해 준 사랑과 형제애는 팽개치고 우리의 형제인 ‘아벨’에게 강한 질투와 분노를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비방으로 병든 사회의식의 늪에 빠져 가고 있으며, 병든 정치적 경쟁의식을 발휘하여 편을 나누어 공격한다. 정치인들과 정치 집단의 극단적인 병든 정치적 경쟁의식에 수많은 국민도 편을 나누어 창을 겨눈다. 이성적 사고보다는 확증편견으로 무조건 공격하고 배척한다. 그래서 상식과 정의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정치적 힘이 있으면 모든 것을 밀어붙이고 자기들의 구미에 맞게 처리해 버린다.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보다 상대를 죽임으로 내가 서려는 의식에 빠져있는 것 같다. 나보다 많은 이웃집 소를 끊임없이 죽이려고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전해오는 오랜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소 한 마리를 가진 농부가 소 두 마리를 가진 농부를 부러워하다가 증오하고 있었다. 그때 마을을 지나는 마법사가 소 한 마리를 가진 농부에게 소원 한 가지를 들어 주겠다고 했다. 이 농부는 소 두 마리를 가진 이웃 농부의 소 한 마리를 죽여달라고 부탁하였다.(H.R.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배틀 그라운드』 교육서가.75) 그 농부는 이웃 소를 죽임으로 자기와 같아지기를 바랐다. 이웃집 소를 죽임으로 자기가 이웃집보다 낫기를 바란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우린 말로는 누구나 소 한 마리 가진 농부가 마법사에게 소 한 마리를 더 달라고 소원을 말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웃 소를 죽임으로 나와 같아지거나, 이웃 소를 모두 죽임으로 내가 더 가진 자가 되려고 하는 심리는 병든 경쟁적 권력 세계에서 상대방을 모두 죽임으로 자기가 서려는 것과 같다. 여기에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자기 능력의 향상보다는 온갖 거짓 정보와 비난과 음모만 성장하게 되어 있다.
그런 사회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지극히 병든 사회이다.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사회는 사람들이 이웃 소를 죽이므로 나와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소 한 마리를 더 가지려 노력하는 사회이다. 건강한 민주국가의 정치인들도 상대방과 상대 당에 대한 비난과 공격보다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올바른 정치를 모색하므로 국민의 지지를 더 받으려고 노력하는 정치인들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한국의 정치인들은 그런가? 모두 이웃 소 한 마리를 죽이기를 바라며 죽이고자 안달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정말 카인의 후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웃집 소를 끊임없이 죽이기를 바라는 러시아의 못된 농부처럼 되어선 안 된다. 질투와 분노에 빠져 상대를 죽이려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세상에선 진실보다는 온갖 선전과 선동으로 정권을 장악하여 국민을 수렁으로 밀어 넣은 히틀러 같은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 세상은 합리적 비판의 언어는 사라지고 공격성의 발언만 난무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 능력과 인격의 성장을 위한 노력보다는 상대방 공격의 재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상대의 약점만 채굴하는데 몰입하게 되어 있다. 우리 사회가 상대를 공격하여 죽이기 위한 처절한 채굴사회가 아닌지 냉정하게 성찰해 보자.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분열되어 서로를 공격하는 병든 정치적 경쟁 사회, 그 빌미를 찾기 위해 채굴하고 방어만 하는 사회는 망한다. 강성했던 고구려도 그래서 망했고, 구한말도 그래서 망했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망하는 이유에는 가장 중심이 내부 분열 특히 정치적 분열이 있었다. 그리고 국민이 거기에 편을 갈라 싸웠다. 이제 우린 그 늪에서 빠져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정치적 확증편견으로부터 탈피하여 이성으로 정치적 세상을 보며 사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을 향한 정치의 눈을 떠야 하지 않을까?
역사상 많은 정치적 선각자들이 그 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치지도자들의 수준은 바로 국민의 수준이라고 역설하였다. 우리는 절대로 카인의 후예가 되어선 안 된다. 우린 절대로 이웃집 소를 죽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확증편견의 동굴에서 벗어나 합리적 비판의식과 ‘자기 다스림’ 특히 상대방을 비판하더라도 그의 장점을 인정할 줄 아는 질이불리(質而不俚)의 정신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질이불리(質而不俚)의 정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감쌀 줄 아는 정신이며, 질투는 하지만 분노가 아닌 상생을 향한 서로 인정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 質(바탕 질, 폐백 지)은 형성문자로 貭(질)의 본자(本字), 貭(질), 貭(지), 贄(지)와 통자(通字), 质(질), 质(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斦(은, 질)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斦(은, 질)은 날붙이를 두 개 가지런히 한 모양으로, 나무나 풀을 자르는 도구(道具)에서 잘라서 가지런히 하는 일을 뜻하고, 貝(패)는 돈이나 물건을 뜻한다. 質(질)은 물건과 비등한 돈을 빌리다, 인질(人質), 성질(性質)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質(질, 지)은 (1)타고 난 성질(性質) 됨됨이의 바탕 천성(天性) (2)어떤 사물의 유용성(有用性), 내용의 좋고 나쁨, 가치(價値), 등급(等級), 속성 따위의 총체 (3)어떤 사물 현상의 본질적인 특성과 속성의 유기적인 통일에 기초한, 그 사물 현상을 다른 대상과 구별하는 특색으로 되어 있는 것 양(量)에 대응하는 말임 (4)논리학(論理學)에서는, 판단이 근정 판단이냐 부정(否定) 판단이냐 하는 차별을 판단의 질이라 한다. 바탕, 바탈, 등의 뜻으로, ①바탕 ②본질(本質) ③품질(品質) ④성질(性質), 품성(稟性) ⑤저당물(抵當物), 저당품(抵當品) ⑥맹세(盟誓) ⑦모양 ⑧소박(素朴)하다, 질박(質樸)하다(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⑨대답하다 ⑩솔직하다 ⑪이루다 ⑫정(定)하다 ⑬저당(抵當)잡히다, 그리고 ⓐ폐백(幣帛)(지) ⓑ예물(禮物)(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성씨 박, 칠 복, 성씨 부(朴), 순박할 박, 나무 빽빽할 복(樸), 바를 정/정월 정(正), 본디 소/흴 소(素), 재물 자(資)이다. 용례로는 의문이나 이유를 캐 물음을 질문(質問), 의심나는 점을 물어서 밝힘을 질의(質疑), 갈피를 잡고 헤아려서 작정함을 질정(質定), 책망하여 바로잡음을 질책(質責), 겉으로 꾸미거나 공교로움이 없음을 질박(質樸), 재질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독특한 느낌을 질감(質感), 사리의 옳고 그름을 물어서 의논함을 질의(質議), 질박하고 예스러움을 질고(質古), 묻거나 따지거나 하여 바로잡음을 질정(質正), 물건의 본바탕을 물질(物質), 사람이나 동물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마음의 바탕을 성질(性質), 사물이나 현상에 내재하는 근본적인 성질을 본질(本質), 실상의 본바탕을 실질(實質), 물건의 성질과 바탕을 품질(品質), 질이 달라짐을 변질(變質),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을 자질(資質), 몸의 성질이나 몸의 바탕을 체질(體質), 재주와 타고난 바탕을 재질(才質), 바탕을 이루는 성질을 기질(氣質), 사람을 볼모로 잡아 두는 일을 인질(人質), 인질을 서로 바꿈을 교질(交質), 재목의 질을 재질(材質), 땅의 성질이나 흙의 성질을 토질(土質), 물건의 품질이 나쁜 상태에 있는 것 또는 그 질을 저질(低質), 개인의 개성을 특징 짓는 경향과 태도를 소질(素質), 사람으로서의 좋은 바탕이나 물품 따위의 좋은 질을 양질(良質), 부드럽고 연한 성질 또는 그러한 물질을 연질(軟質), 꾸밈없이 착실하고 심신이 건강함을 질실강건(質實剛健), 속은 양이고 거죽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거죽은 훌륭하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양질호피(羊質虎皮), 얼음같이 투명한 모습과 옥과 같이 뛰어난 바탕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남을 빙자옥질(氷姿玉質), 소나무와 잣나무는 서리를 맞고 더욱더 무성해 진다는 뜻으로 건강한 체질을 이르는 말을 송백지질(松栢之質), 외견이 좋고 내용이 충실하여 잘 조화를 이른 상태를 이름을 문질빈빈(文質彬彬),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일컫는 말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말을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俚(속될 리/이)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里(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俚(속될 리/이)는 ①속되다(俗--), 촌스럽다 ②부탁하다, 의뢰하다(依賴--) ③속요(俗謠: 민간에서 널리 떠도는 속된 노래) ④의뢰(依賴), 의지(依支) ⑤시골 ⑥종족(種族)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상스럽고 속됨을 이속(俚俗), 천한 여자 또는 시골에 사는 부인을 이부(俚婦), 입으로 전하여 세상에 널리 불리는 속된 노래를 이가(俚歌), 항간에 떠돌며 쓰이는 속된 말을 이어(俚語), 항간에 퍼져 있는 속담을 이언(俚諺), 속되고 천박함을 이천(俚淺), 항간에 떠돌며 쓰이는 속된 말을 이언(俚言), 항간에 유행하는 저속한 음악을 이음(俚音), 항간에서 보통 사람들이 쓰는 말을 이담(俚談), 속인의 귀 또는 풍류를 이해하지 못하는 귀를 이이(俚耳), 풍속이나 언어 따위가 속되고 촌스러움을 비리(鄙俚), 천하고 상스러움을 비리(卑俚), 속되고 천한 가사라는 뜻으로 고려 속요가 남녀의 성관계를 직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하여서 조선시대의 유생들이 이를 업신여겨 이르던 말을 비리지사(鄙俚之詞), 소박하나 촌스럽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질이불리(質而不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