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축구팬들은 국내 K리그에 대해 "경기가 느리고 박진감이 없다"는 불평, 불만을 자주 토로한다. 또 후스 히딩크 감독이나 세뇰 귀네슈 감독등이 K리그 경기를 관전하거나 직접 체험한 뒤 입에 담은 소감도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경기 템포가 느리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였다. 필자 역시도 유럽축구 전문 사이트에도 소속되어 있고, 또 어린 시절부터 K리그보다는 유럽축구를 즐겨 봐 왔다. 그 이뉴는 어린 필자의 눈에도 유럽리그 경기가 훨씬 더 빠르고 재밌게 비춰졌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K리그가 일반적인 유럽리그의 경기에 비해 느린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이를 이론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아마도 축구 경기의 스피드를 판가름 짓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일단 선수들의 개개인의 능력이란 측면에 초점을 맞춰보면 그 요인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1. 볼을 몰고 달리는 스피드. (물리적 스피드)
2. 패스를 이어나감으로써 볼을 빠르게 움직이는 스피드. (기술적 스피드)
3. 신속하게 플레이를 결정하고 위치를 잡는 스피드. (두뇌적 스피드)
이 부분에 대한 국내 지도자들이나 축구인들의 해석은 간단하면서도 일관적이다. 또, 이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우리 선수들이 달리기가 느려서 경기를 빠르게 못하는것이 아니에요. 다 기본기가 부족해서 그런거죠. 상대가 압박하기 전에 빨리빨리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전개해야 하는데 아무리 기술이 좀 투박하다 보니깐 경기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기도 그만큼 어려워질 수 밖에 없어요." 우리 선수들은 분명 1번 스피드에 비해 2번 스피드와 3번스피드가 평균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그 지겨운 레파토리를 꺼내들어야 한다. '유소년 시스템....이하 생략' 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들의 경기와 K리그 경기를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아무래도 전자 쪽이 더 빠른것 같다. 아무리 EPL하위권 팀에도 꽤 이름있는 선수들이 가세하고 있다지만, 이들과 국내선수들의 기술적 수준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긴 다소 어렵지 않을까?
여기에는 아무래도 전술적인 측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축구경기의 스피드는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적인 측면은 물론, 전술적인 측면에 의해서도 크고 작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전술적인 측면의 요인을 두가지로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다.
1. 수비☞ 공격으로의 전환속도. (공격 전환의 스피드)
2. 빌드업 과정에서의 이동거리와 속도. (공격 전개의 스피드) ....
이하생략...
K리그 팀들은 여전히 대인방어에 많은 비중을 두는 수비 방식을 채택해 왔다. 물론, 우리 K리그 팀들이 문제의 초점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비수들 대부분이 어린시절부터 대인방어에 훨씬 익숙해져 있는 만큼, 감독입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역방어로 상대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모험심' 이란 것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매 년 비슷한 수비 전술로 팀을 운영해온 감독들로서는 갑자기 그 방법에 변화를 주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프로는 결과로서 말해야 하고, 사람들은 좋았던 결과가 나빠지는 과정에서 감독이 어떠한 용기를 갖고 어떠한 도전을 감행했는지 쉽게 알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K리그도 공격적으로! 라는 슬로건과 함꼐 국내 감독들이 그 모험심이란 것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중략...
이러한 긍적적인 변화의 흐름과 관련, 오랜기간 동안 국내 K리그를 관심있게 지켜봐 온 장지션 해설위원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인터넷의 발달 및 해외축구 경기 중계의 활성화와 함께 이제 K리그도 유럽선진 축구의 흐름에 매우 민감해졌다. 국내 여려 감독들이 그 흐름을 연구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강한 압박과 빠른축구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90년대만 하더라도 쉽게 기대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이회택 감독이 벨기에를 상대로 고배를 들이킨 이후 유럽 팀들의 압박이 이렇게 강해졌는지, 경기템포가 이렇게 빨라졌는지 미처 몰랐다고 한숨을 쉬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한국축구는 98 월드컵까지도 그 연장선에 놓여있었지만, 이제는 선진축구의 흐름에 매우 민감해졌다. K리그가 달라지고 있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최근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조광래 감독의 경남을 비롯, 포항과 제주등이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팀인 것 같다. 이제 K리그는 다양한 전술이 공존하는 리그가 됐고, 대부분 팀들이 더욱 빠르고 역동적인 컬러로 변모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
만약 K리그 감독들이 스피드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을 '선수들의 기본기' 탓으로만 돌리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면, K리그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제자리 걸음만을 반복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것을 찾아야 하고, 지금 바꿀 수 있는것 붙터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K리그의 활성화',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대한 투자', '인프라의 구축' 과 같은 정해진 레파토리만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지금 현 시점에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전술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생산적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주도해야하는것은 당연히 언론이지만, 만약 언론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이번에는 주체성 있는 축구팬들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주체성 있는 축구팬들은 바로 '축구를 알고 보는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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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만한 글인것 같아서 한번 본문 그대로 타자로 쳐봤어요.
첫댓글 특히 직관하거나 tv보면 2번 빌드업 과정 속도 문제 제일 느꼈음
그래도 바뀌고 있다고 하니 다행..
이 책은 2009년때 발행된 책인데, 현재 K리그 감독들과 당시 감독들의 역량을 비교한다면..글쎄요. 그 당시에는 파리아스, 귀네슈, 조광래, 최강희 감독이 있었을때라....
뭐 큰 흐름으로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기다려야 되겠죠ㅋ
직관하면 느끼는게 1번 같은 공수 전환은 엄청빠른데(선수들의 물리적인 스피드는 원래부터 빠르니까) 2번 같은 빌드업 과정 속도는 느리다는 것을 느꼈음 다만 포항 대 수원전에서의 포항은 2번까지도 빠른 형태 였음 ㄷㄷㄷ
한편으로는 장기적인 흐름에서 볼때 충분히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유럽축구를 접하는 연령과 학원축구에서 클럽축구로의 이행, 잔디구장 등의 보급 등등... 이제 우리나라도 예전처럼 기본기가 없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압박으로 그 간극을 메우는 수준은 아니니까요.
요즘은 빠르다고 봅니다
그래도 몇몇 팀은 EPL못지 않게 빠른 축구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북이랑 얼마전 포항과 제주Utd가 그렇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