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蜀相(촉상)(촉나라 재상)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승상의 사당을 어디 가 찾으리오?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숲 우거진 거기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축대에 비친 푸른 풀은 저절로 봄빛이고
隔葉黃鸝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는 무심히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삼고초려는 천하를 위한 계책이요
兩朝開濟老臣心(양조개제노신심) 두 조정을 구제함은 늙은 신하의 마음이었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출병하여 이기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길이 영웅으로 하여금 옷깃에 눈물 적시게 하는구나
*두보[杜甫, 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 동정호(둥팅호)에서 사망] 시인은 중국의 성당시대(盛唐時代)의 시인인데,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시선(詩仙)이라 불린 이백과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주로 낭만적이고 호방한 시를 쓴 이백과 달리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두보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현실을 반영한 서사시와 서정시를 주로 썼는데, 안녹산의 난 등으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과 산하를 노래하여 역사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시를 많이 쓰기도 하였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북정(北征)”,“추흥(秋興)” 등이 있습니다.
*두보는 비록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였지만 전란이 끝난 후 친구 엄무(嚴武)의 도움으로 사천성(쓰촨성) 성도(청두)에 완화초당을 짓고 농사지으며 전원생활을 하며 오랜만에 여유가 생기는 생활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위 시는 한문학계의 원로이신 손종섭 선생님의 “노래로 읽는 당시”와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시인이 오랜 방랑을 끝내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760년 무렵 지은 것으로 중국 삼국시대 촉의 승상 제갈량(諸葛亮: 181~231)의 사당을 찾아 그를 그리워하며 쓴 칠언절구의 시로 두보가 살았던 시대는 제갈량이 죽은 500년 후이다.
*蜀相(촉상) :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재상, 곧 제갈량諸葛亮을 가리킴
錦官城(금관성) : 성도(成都)
黃鸝(황리) : 꾀꼬리
三顧頻煩(삼고빈번) : 유비가 공명의 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 도와주기를 청한 일
兩朝(양조) : 두 조정, 곧 유비와 그 아들 유선의 조정
開濟(개제) : 어려움을 타개하여 구제함
出師(출사) : 출병出兵
未捷(미첩) : 이기기도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