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백혈병) 투병 구백마흔일곱(947) 번째 날 편지, 3 (사회, 경제) - 2023년 4월 11일 화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4월 11일 화요일이란다.
오늘 편지 배경음악은 ‘주님과 함께하는 고요한 시간’을 올렸으니, 클릭해서 찬양을 들으면서 편지를 읽어 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개받은 남자의 월급이 세후 370만원이었다. 남자가 이 월급으로 여자를 만나러 왔다는 게….”라는 글이 관심을 끌었다는데, 글쓴이는 “소개팅남의 소득이 중하위권은 되는지, 아예 하위권인지 알고 싶다”고 했는데, 이 남성의 소득을 세전 연봉으로 역산해보면 5200만원, 월 433만원 정도나 세후 실수령액은 월 370만원으로 확 낮아진다네.
그가 여성에게 낮게 평가받은 데는 세전 소득과 실수령액의 차이, 즉 월급쟁이의 유리 지갑을 털어가는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가 있는데, 연봉 5200만원 직장인이지만 실수령액 보니…"눈물 납니다."라고 했다네.
○월급 370만원은 상위 몇 퍼센트?
여성의 질문에 대한 답부터 구해보면, 소개팅남의 소득 수준은 그렇게 낮은 편이 아니고, 오히려 중상위권에 속하는데도 낮게 보이는 이유가 는데, 왜 그럴까?
여성이 사연을 올린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세전 평균 월 소득은 320만원, 중위 월 소득은 242만원이라 여성은 남성의 나이가 40살이라고 했는데, 같은 해 40대 남성의 세전 평균 월급은 454만원이라네.
결론적으로 소개팅남의 소득은 그해 전체 근로자 중위 소득(242만원)보다 80%가량 많았고, 40대 남성의 평균 월급 수준(454만원)과 엇비슷한 수준이고, 통계청 조사에 빠져있는 자영업자와 소규모 농가 근로자 등까지 포함하면 소개팅남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에서 중상위권에 속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최근 통계인 2021년 근로자 평균 월급(333만원)과 비교해도 이 남성의 소득 수준은 낮다고 할 수 없다네.
○연봉 15~20%가 세금·사회보험료
그런데, 왜 소개팅남은 여성으로부터 월 433만원이 아니라 월 370만원 소득자로 평가받았을까?
여기에는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세금은 과연 얼마나 될까?
세전 연봉 5200만원에 식대 비과세를 최대치(연 240만원)로 적용하고, 부양가족이 없다고 가정하면, 근로소득세는 매월 21만1980원이 되는만큼 월급 실수령액에서 차감되고, 또 근로소득세의 10%인 2만1190원이 지방소득세로 빠져 나간다네.
이게 끝이 아니고, 사회보험 기금 부담금도 있는데, 봉급생활자들은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세전 소득의 4.5%를 국민연금으로 내고, 여기에다 건강보험료 3.545%가 부과되고, 건강보험료의 12.81%가 요양보험료로 추가되는데, 고용보험료 0.9%는 별도라네.
이런 식으로 공제되는 금액이 합쳐서 월 62만원. 결국 실수령액은 월 371만원, 연봉은 4450만원으로 줄어 세전 연봉의 84% 수준이라네..
연봉이 높아지면, 세전 연봉과 세후 실수령액의 격차도 커지는데, 연봉이 1억원인 근로소득자의 실수령액은 7920만원으로 세전 연봉의 80%가 안 되는데, 부양가족 공제 등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받으면 실수령액이 조금 늘어날 수 있지만, 작지 않은 금액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국가에 헌납하는 것이라네.
○국민 부담, 매년 급격히 증가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 외에 법인세, 부가가치세, 재산세 등 다른 세금도 많기 때문에 실제 국민부담은 이보다 큰데, 한 나라의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과 사회보험료의 총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가 국민부담률로, 세금 총액에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를 합한 금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눠 구하는데, 세금을 GDP로 나눈 조세부담률도 있다네.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선진국 평균에 비하면 낮은 편으로, 2021년 기준 2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4.1%보다 낮은데, 복지 선진국으로 불리는 덴마크(46.9%), 핀란드(43.0%), 스웨덴(42.6%)은 40%가 넘는다네.
그러나 한국은 국민부담률 증가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2000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9.0%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은 1.2%포인트 올랐다네.
스웨덴(-7.4%포인트), 핀란드(-2.8%포인트), 미국(-1.7%포인트)은 하락했고, 특히 2016년부터는 매년 1%포인트 정도씩 국민부담률이 높아지고 있고,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사회보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초저출산이 지속되는 최악의 경우 2070년엔 국민연금으로만 소득의 21%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해 우울한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소개팅 남녀가 상대의 소득 수준에 실망하는 일도 더 많아질 것이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4월 11일 화요일 오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