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아주 저가 상품을 이용해서 그런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이용한 패키지 상품은 인당 799,000원이었습니다. 고급상품도 아니고... 정확히 여행경비가 얼마가 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지에서 다 욹어내야 이윤이 남을만큼의 상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구요...
그리고 제 글의 가장 큰 요지는... 가이드나 여행사가 현지에서 '남겨먹는' 옵션이나 쇼핑을 고발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패키지여행가면 옵션이나 쇼핑에서 차액을 남긴다는거 요즘 모르는 관광객도 있나요...
글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 그렇게 얌체같은 사람 아니고 어느정도 이용해줘야 여행사도 가이드도 이윤이 남는다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주객이 전도되서는 안된다는 거지요...
정말로 너무 불편하고 불쾌하고... 관광객들이 한시간... 하루도 아닌 5일내내 가이드 눈치를 보면서 다녀야 된다는건... 정말로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여행사에는 정식으로 항의를 한 상태구요... 무슨 보상같은거야 있지도 않겠지만 하다못해 사과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네요...
---------------------------------------------------------------------------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모여행사의 캄보디아 4박6일(항공내1박) 패키지여행을 다녀와서 몇자 적습니다.
요즘 여행사들간에 저가경쟁이 지나치다는 것도 다들 알고계시는 내용이고, 현지에서 가이드하시는 한국분들이 가이드팁과 관광객들이 옵션관광을 하면 남는 금액이나 쇼핑을 하면 받는 커미션이 주수입이라는 것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그.러.나 정말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도 들고... 정말 패키지관광의 폐해의 극단을 경험하고 나니 분노가 치밀어서 조용히 못넘어가겠네요.
우선 제 소개를 잠시 드리자면 저는 삼십대 직장인 남성으로 이번에 와이프, 처제와 함께 셋이서 캄보디아를 다녀왔구요... 특히 캄보디아만 저는 이번이 두번째 관광이었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 정말로 캄보디아를 사랑하고 열성적으로 해주시던 가이드분에게 한번 감동하고 앙코르유적지의 압도적인 광경에 두번째로 감동해서 고생하는 여행 싫다는 와이프와 처제를 설득하고 설득해서 다시 한번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목에도 적었듯이 가이드 한명 때문에 완전히 망친 여행이 되었습니다.
저 그렇게 얌체같은 여행객 아닙니다. 패키지여행보다 자유배낭여행을 더 좋아하지만 패키지로 가면 가이드분 생각해서 직접 가면 훨씬 쌀 옵션관광도 하나둘 정도 이용도 하고, 쇼핑도 하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뭐'이렇게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은 정말 너무하더군요... 이제부터 하나씩 말씀드리죠.
1. 호텔
우선 저희 일정은 수도인 프놈펜에서 1박하고 씨엠립으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놈펜에서의 호텔이 여행사의 공지와 다른데 더군요. 제 와이프는 캄보디아가 처음이라 나름대로 걱정이되서 공지된 호텔명보고 다녀오신 분들 블로그도 들어가보고 하면서 객실사진들도 보고 마음을 놓고 갔었습니다. 여행사공지에도 1등급 호텔이라고 나와있었구요...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캄보디아는 후진국입니다만 관광수입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호텔은 좋지는 못해도 깔끔하긴 한편입니다...
근데 공지도 없이 바뀐 이 호텔은 물도 제대로 안나오고 정말 지저분하기가... 저희 일행 중에 한 가족은 정말 너무 더러워서 옷도 못갈아입으시고 이불도 못덮고 주무셨답니다.
오해일지 몰라도... 가이드가 임의로 호텔을 바꾸고 그 차액을 인마이포켓했다고 밖에 안여겨지더군요...
2. 옵션관광
혹시나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 옵션관광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잠시 설명드리자면... 우리가 흔히 관광지라고 불리는 유명사원이나 유적지, 왕궁, 시내, 교각 등등의 유명한 장소를 보는 'sight-seeing'이 주된 일정이라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하고 일종의 '체험'을 하는 것이 옵션관광입니다. 캄보디아 여행의 경우는 마사지를 받는다거나 야간에 툭툭이라고 불리는 오토바이에 승객용 마차를 이어놓은 현지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서 돌아다니는 야간시티투어등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저만 그렇게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옵션관광은 말그대로 '옵션'입니다.
저도 패키지여행도 세네번 다녀봤습니다만 다들 가이드분들이 이동중이나 식사 중에 '오늘은 저녁 때 어떠어떠한 옵션관광이 진행될 예정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면 희망자들이 신청하고 비용지불해서 그날 주 일정이 끝난 다음에 모여서 나가는 겁니다. 이용안하는 사람들은 호텔에서 쉬거나 그냥 개인적으로 나가거나 하구요...
근데 이 가이드가 첫날부터 옵션관광을 제시하는데 내용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세가지 코스 개인당 $180, $150, $130짜리가 있는데 어떤걸 사용하시겠냐고 사람들한테 묻습디다.
딱 감이 오더군요. 즉! 패키지로 옵션관광을 묶어서 하는데 그것도 '필수'로 해야된다는 겁니다.
참고로 $130짜리는 전신마사지1회($40), 발마사지1회($30), 툭툭이야간투어($30), 평양 음식 및 전통공연관람($30) 이렇게 제시하더군요.
옵션관광의 항목은 여행사의 안내에도 나와있었고 저희는 원래 매일밤마다 시내투어를 나갈 마음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가 이렇게 '필수옵션'이라는 식으로 얘기하자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우리는 옵션관광 안하겠다고 했죠.
가이드가 조용히 저희 자리로 오더니 그러더군요.
'왜 안하시는데요?' 저희는 이런 식의 옵션은 못하겠다. 그리고 환전도 적게 해와서 개인당 130불씩 낼 돈도 없다 그랬죠.
'걱정마세요, 카드깡도 됩니다.'그러더군요. 그래도 안하겠다고 했더니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옵션관광 안하시면 정말 제 손해가 막심합니다.'이러더군요...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났습니다. 따졌죠. '아니... 우리가 여행상품에 지불하는 금액은 가이드한테 떨어지는게 없다는거 알고 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가이드팁이라는게 있지않냐..(참고로 가이드팁은 1인당 하루에 $10씩 저희일정같이 5일이면 개인당 $50씩을 가이드한테 줍니다.) 그런데 옵션관광이나 쇼핑은 말그대로 관광객에게는 '옵션'이고 가이드에게는 '부수입'인데 그걸 관광객한테 보전해달라는게 말이되냐'고 말이죠.
그 가이드 더이상 말안하고 가더군요. 더 웃긴건 다른 커플이 한쌍 있었는데 자기들은 옵션 중에 발마사지 하나만 빼달라고 했습니다. 하루는 자기들 자유시간 좀 갖고 싶다구요.
가이드가 그러더군요.'아, 제가 시키는데로 하시면 알아서 다 해드릴텐데 왜 그러세요?'
결국 그 커플 비용 다 지불했습니다.
아무튼 전원이 18명이었는데 저희팀과 다른 부부 한팀 이렇게 5명은 싸우고 싸우다 툭툭이 야간투어 하나만 개인당 $30불씩 내고 하기로 하고 나머지 13명은 $130씩 다 냈습니다.
그 다음의 분위기는 말안해도 아시겠죠...
가이드가 차안에서 마이크 잡고 대놓고 그러더군요... 옵션관광 제대로 안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쩌구... 싸게 관광왔으면 옵션이나 쇼핑도 이용해줘야 서로 윈윈이라는 둥 저쩌구...
뭐 좋습니다. 이제부터가 더 기막힌 내용이니까요...
저희가 밤에 저희끼리 시내에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현지 물가를 조사해보고 정말 기가 찼습니다.
우선 툭툭이 시내투어
저희가 지불한 금액은 $30 X 18(명) = $540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까 말씀드린 현지택시를 10대 불러서 시내를 왕복하고(여기서 각각 편도로 불러 이용했다는게 중요합니다.), 시내에 있는 까페에서 생맥주 마신게 다입니다.
다음날 저희끼리 나가면서 툭툭이를 불러봤습니다. 2시간 이상을 아예 데리고 다니면서 전속으로 쓰려면 툭툭이 한대에 $10을 달라더군요...
시내에서 저희끼리 까페에 갔더니 생맥주 500cc 한잔에 $0.75였습니다.
계산해볼까요?
걷힌돈 $540 - 툭툭이 약$60 - 맥주값 약$100 = $380 이네요...
※1. 툭툭이 : 10대를 불렀는데 편도는 $1~2 밖에 안합니다. 편도 $3로 계산해도 고작 이정도
말씀드렸다시피 2~3시간 풀로 빌리는데 $10 밖에 안합니다.
(그것도 관광객에게...)
가이드들은 더 싸게 빌리겠죠... 아마도???
※2. 맥주값 : 500cc에 $0.75... 20명이서 1000cc씩 마셔도 $30밖에 안합니다.
안주? 과일 몇조각이 다였는데 다른 분이 목격한 바로는 그나마 그것도 안내려다
가 종업원하고 시비가 붙더니 결국 $2인가 던져주고 나오더라네요...
사실 저희는 애들도 4명이나 있었고 18명이 실신하도록 마셔도 $100안나옵니다.
정말 최대로 드는 비용으로 계산했는데도 좀 많이 남기는것 같지 않습니까?
다음 마사지 한번 알아볼까요?
우선 옵션관광 비용 : 개인당 $70(전신$40, 발$30) X 13명 = $910
초등학생, 중학생 애들이 4명이 있엇는데 부모가 안시키겠다는데도 해야 된다고 하더군요.
근데 솔직히 애들이 정말 했는지 물어보지 않아서 빼고 계산해봐도 9명이니 $630...
저희끼리 나갔을 때 시내에서 마사지 샾 한 5군데를 들러 가격을 알아봤습니다.
얼마였을까요???
'Body and Foot Massage $6'이라고 가는데마다 큼지막하게 적혀있더군요...
물론 가이드는 이런거 안적혀있는 시내외곽에 (가이드와 이미 한통속인) 마사지샾으로 갑니다.
저는 '전신, 발마사지 합쳐서 $6'로 이해했습니다만... 제 영어실력이 일천해서 잘못 알아들었다치고... 각각 $6로 한번 계산해볼까요?
걷힌돈 최소 $630 - 전신$54 - 발$54 = $528이네요...
아 나머지 금액이 설마 다 가이드 인마이포켓입니까??? 오마이갓~
이외에 평양음식과 공연은 대체 얼마인지 몰라서 안적습니다만...
가이드팁과 쇼핑 커미션 빼고도 저희 한팀에 옵션관광과 호텔비, 밥값으로 남겨먹은게 족히 200만원은 될거 같지 않습니까??? 고작 4박5일짜리 한팀에서 말이죠...
저도 이쯤되니 심보가 고약해져서 저희 팀 가는데 가서 가격 물어봐도 저얼대로 안가르쳐 주더군요... 가격표는 당연히 없지요...
3. 쇼핑
뭐 말할것도 없습니다만.... 정말 짜증나는건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정말 한순간도 안쉬고 쇼핑압박을 주더군요... 적어도 제가 경험했던 다른 가이드 분들은 어디 쇼핑하는데 가면 겸언쩍어라도 합디다... 이 가이드는 상황버섯의 효능과 라텍스의 우수함, 유색보석에 대해 어찌나 줄줄이 꾀고 계시던지... 정말 캄보디아 얘기 별로 못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건 가이드의 인격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희팀에는 애들도 4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런애들이 다 듣는 앞에서 자기 아는 가이드가 49살인데 여기서 21살짜리 현지인 아가씨하고 얼마전에 결혼했다고... 여기 아버님들도 새로운 삶을 원하시면 언제라도 오시라고 하질 않나... 남녀공용 사우나 간 얘기를 하질 않나... 베트남 아가씨들이 날씬한데 그래도 나올건 다 나오고 들어갈건 다 들어갔어요... 여기 캄보디아 국민들은 가난해서 한방에서 다 같이 사는데 애기는 어떻게 만드는지 아세요???... 기타 등등...
프놈바켄이라고 일몰을 감상하는 나즈막한 산이 있습니다. 산에 올라가면 유적이 하나 있고 다시 거기를 올라가면 앙코르 유적지가 한눈에 다 보이지요...
가이드... 상황버섯 사는 사람이 없자 삐져서 거기 가지 말자고 하더군요... 안내에 거기는 일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죠... 저희 팀 18명이 그래도 가자고 그러자 그 밑에 내려주더니 알아서 올라가서 보고 내려오라고 하더군요... 비가 오는 저녁에... 산행인데 말이죠.
어쩔 수 없이 올라가는데 옆팀에 다른 가이드는 '올라가시면 후회 안하실 겁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그러면서 자기일행 들 격려해 주시더군요... 쩝
더 얘기하자면 끝도 없고... 넋두리는 이쯤하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결론은 다음 두가지입니다.
첫째, 앞으로 해외패키지여행,특히 캄보디아 가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얘기입니다.
이제 앙코르유적지로 유명한 씨엠립은 워낙 관광객도 많고 개발이 많이 되서 배낭여행으로 가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대중교통은 없지만 아까 말씀드린 툭툭이 아예 전세내서 일행끼리 재미있게 다니는게 훨씬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만 유적지는 역사적인 이해가 전제되어야 재미있으니 충분히 공부를 하시고 가셔야겠죠...
그래도 패키지 여행이 더 안심이 되신다 싶으시면 저희 같이 가이드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만약 저희같은 일이 있으시면 차라리 가이드한테 관광팀 전원이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하세요... 그 후에 한목소리로 가이드와 얘기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둘째,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여행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이번 가이드 뿐만 아니라 현지에 가서 보니 정말 교민들끼리 결속이 대단하시더군요...
'우리가 언제 너희들 다시 보겠냐'라는 마음가짐으로 동포여행객들 등쳐먹으려는 속내가 너무 들여다 보여 정말 불쾌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요즘 대한민국 관광객들 그렇게 무르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두번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후기도 쓰고, 정보도 공유합니다. 그리고 요즘 해외여행도 예전보다 손쉬워졌고 해외나가시는 분들 나름대로 다 현명하게 조사도 하시고 꼼꼼히 따져보고 나가십니다. 그리고 인심좋고, 양심적인 곳은 말씀 안하셔도 다 유명해지고 관광객들 많이 찾게 되어 있습니다.
'더러우면 네가 패키지여행 안가면 될거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예~ 저 이제 두번다시 패키지여행은 안다니기로.... 아무리 후진국을 가더라도 배낭여행으로 다니기로 와이프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캄보디아 여행이 두번째 였고 첫번째 여행은 가이드분을 잘만나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건 둘째치고 그분의 열의와 성의, 그리고 자기는 캄보디아를 너무 사랑하고 캄보디아의 순박한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맑게 웃으시며 하시던 말씀들... 거기에 너무 감명받아서 제 마음속에 한폭의 그림 같이 남아 있던 제 추억을 이렇게 산산히 부셔버리신 이번 가이드분이 솔직히 너무너무 밉습니다.
그리고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게 그 여행의 성패를 좌우한다는게 마치 비싼 돈들여 도박하는 것 같은 찝찝함이 들어 이제 두번다시 패키지여행은 안갈랍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