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있는 사이 손전화기에서 알림 음이 들려왔다. 마침 손전화기는 충전 중이었기에 손을 뻗어 충전선을 빼고 핀을 그렸다. 화면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앱이 혼재되어 있는 화면을 터치해 가며 접근하여 살폈다. 참 오랜만에 지인이 소식을 보내왔다. " 시간이 되시면 점심을 함께하시고 산보나 하실까요?" "참 오랜만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 그렇게 하시지요" 우선 서둘러 답을 한 후 잠시 후 " 이 지인과 점심약속 시간을 떠올려 보았다. 늘 13시였다. 복잡한 시간 12시를 벗어난 시간 선택을 하여 가끔 점심을 먹었기 때문이다. "13시까지 가겠습니다. 전철역에서 출발하면서 출발메시지를 보내겠으니 그 시간에 맞춰 나오시기 바랍니다" 하고 적어 보냈다. 다시 답이 왔다. "알겠습니다" 내가 출발할 역 전철시간표를 찾아보니 12시 37분 출발이 있었다. 이곳에서 지인 사는 역까지 15분이 소요된다. 그리고 3분 걸으면 지인의 아파트 정문이 나오고 그곳을 10분 지나 거슬러 오르면 우리들이 자주 찾는 식당가가 이어진다.
산보 시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려면은 우선 코스가 결정되어야 준비를 완벽하게 할 수가 있다. 가만히 산을 떠올리며 강가 언저리에서 출발하여 남으로 오르는 소나무 산능선을 떠올렸다. 대부분 코스 선택을 지인은 나에게 선택권을 주는 편이다. 신발은 트레킹화를 선택하고 긴바지와 긴 티셔츠를 입기로 하고 윈드재킷과 모자와 손수건, 행동식을 챙기고 생수 한 병을 넣으려다 그 코스에는 물 마시 좋기로 유명한 샘이 두 곳이 있어 생략하였다. 스틱도 제외시켰다. 짐을 넣는 배낭도 생략하고 어깨에 거는 손가방 종류를 선택하여 아주 간단하게 행장을 꾸렸다. 약속을 정한 후, 우리들의 산보라는 단어는 거의 등산 수준을 가름하는 이야기다. 긴 세월 가까이 해온 사람이라 일거일수족에 대하여 상세하게 알고 지내다 보니 지인의 입맛과 거의 공유하고 있는 편이라 출발하면서 연락을 취하면서 직화 불고기 집을 떠올리며 적어 보냈다. 금세 답이 떴다 "좋지요" 여섯 정거장 전철은 순간적으로 나를 이동시켜 주는 것 같다. 도착해 보니 메타세쿼이아 숲 길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을 잡고 악수 후 안부를 묻자 외국에 살고 있던 딸과 외손주가 엊그제 들어왔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좋은 소식을 듣고 인사로 적조하지 않아 좋으시겠군 하였더니 "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다고" 답을 한다. 완전 귀국이 아니고 왼손주가 국내 대학을 선호하여 대학입시 관련하여 들어왔다는 것이다. 우린 천천히 걸어 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우리가 오늘 찾는 식당은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는 식당으로 직화구이가 맛이 있고 쌈채를 직접 재배하여 식탁에 올려준다. 그리고 각종 찬들은 직접 얼마든지 갖다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점심, 저녁 찾는 손님들이 많은 식당이다. 우리는 습관대로 직화불고기를 시켜 놓고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후식까지 챙긴 후 산아래 마을을 지나 강을 넘어 다시 솟아 오른 산맥 끝을 걸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날씨였다. 손목시계에 내장된 기후 앱을 찾아 열어 한낮의 온도를 체크하자 30도를 육박하고 있었다. 걷는 길은 다행히도 출발지에서 300 능선 까지는 활엽수로 그리고 300 능선에서 400 능선은 소나무 밭으로 그리고 그 이상은 참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그늘길이라 걷기에는 좋은 길이다. 그리고 터진 능선마다 갈참나무로 긴 장의자를 만들어 놓아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한기를 느낄 정도로 잠시 장의자에 등을 대고 누워 있으면 본인도 모르게 쉽게 잠을 몰려오는 곳이다.
초반은 오르는 길이 참 힘겹다. 그늘진 길이라도 폭염 중 걷는 길이라 힘이 들었지만 0.5km 지나 1,5km 넘어서자 적응되어 걷는 컨디션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팔당댐 호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좋은 곳에 앉아 쉬어 가기로 하고 잠시 장의자에 눕자 어느새 깊은 오수에 빠져들었다. 한기를 느껴 뒤척이다 잠에서 깨어 시간을 보자 50분 정도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늘과 바람과 폭염에 시달리며 올랐던 고단함이 잠을 부른 모양이었다. 상쾌한 기분이 나를 근사한 마음으로 이끌고 있었다. 인적이 끊긴 산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남은 구간은 전부 오름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직선을 선택하여 암릉을 오르고 다시 돌아 오르며 샘에 도착하였다. 물을 떠 지인에게 주고 다시 떠 목을 적셨다. 물 한 모금의 청량감 갈증을 풀어내는 묘약처럼 다가왔다. 늘 산에 오르면 나를 기다리는 것은 한모금의 물과 정상이었다. 청량감과 상쾌함은 물과 바람의 도움 때문이다. 그리고 툭 터진 사방의 시야는 자유를 근거로 생명의 환희 심이기 때문에 내적으로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즈음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 참 정겹게 다가온다. 산 길을 걸으며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와 바람소리다. 그리고 바람이 부는 대로 펄럭이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또한 좋아한다. 보는 것으로 좋아하는 곳은 달과 빛 구름과 노을도 좋아한다. 소나무의 귀품도 빠질 수 없지~~~
목적을 이루고 하산 길을 절방향으로 잡았다. 절 계단 모서리에 맑은 샘이 하나 있는데, 물맛이 차고 달다 그 물로 오늘 걸음 여행의 노독을 풀어내면 오늘 여정의 모든 것이 완결되는 것이다. 벗을 만나 우정을 나누었고 안부를 챙겼으니 당분간 궁금한 것도 사라질 것이고 좋은 기분과 형편으로 걸었으니 심신에 좋은 기를 넣어 두었으니 활력이 나를 즐겁게 할 것이고 노년 시절에 지팡이도 없이 스스로 근력으로 오로고 내려왔으니 아직 건각이 살아 있어 중심을 잡고 다녔으니 얼마나 행복한 하루였던가 되새기며 친구와 헤어져 전철에 올랐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 오늘 마지막 일정인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한 후 귀가하여 모든 일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첫댓글 반갑습니다
리더님!
좋은 분과의 만남의
기쁨과 즐거움으로
함께 걷는 시간들
행복이 넘침니다.
산새소리와 함께
자연을 즐기면서~
그 하루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 었음을....
오래 오래
건강 하시고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용.
저도 오후엔 잣나무 숲
맑은공기와 상큼한 풀냄세가
친구되어
산책 합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반갑습니다. 평화와 선을 공유하며~~ 여름 건강 잘 살피셔서 최적의 컨디션으로 일상을 행복하게 엮어내시기를 응원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