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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9월호 Theme ‘최인호와 청년문화’
■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이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최인호는 소설가이자 시나리오작가였으며, 작사가로 문학, 영화, 드라마 등 한국문화에 끼친 최인호 작가의 영향은 신선하고 거대하다.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 최인호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쿨투라는 ‘최인호와 청년문화’라는 테마로 그를 다시 호명한다. 생전 최인호 작가와 친분이 두터웠던 이장호·배창호 영화감독, 김규헌 변호사, 그리고 그의 작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연구해온 김홍준 영상자료원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홍창수 극작가를 좌담에 초대하여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에 대한 추억과 그의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누었다. 더불어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과 제1회 수상자 김애란 작가 선정에 대한 심사평,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최인호원작영화 특별상영회 등에 대한 의미도 좌담에서 나누었다.
테마 필자로는 이광호 문학평론가, 강유정 영화평론가, 홍창수 극작가, 임진모 음악평론가, 박소진 시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미처 몰랐던 최인호의 다양한 작품들을 조명해 보았다.
■ 갤러리에는 김범의 현대미술(강수미), 통영 전혁림미술관(김명해), 2023 키아프·프리즈(박영민) 리뷰와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을 노래한 장재선의 시별Ⅱ, 설재원 에디터가 다시 찾아간 조지아 ‘MFF 2023’,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 충남청년아트페스타 〈청충남많〉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선보인다.
그리고 〈나의 첫사랑이야기〉 공모전 당선작 발표와 대상 수상작(박정승)을 싣는다.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를 보내며,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작가정보
저자(글) 작가 편집부
목차
책 속으로
내가 주장하는 김범의 유일무이한 독창성은 그가 언어, 기호, 생각, 이미지, 텍스트, 논리, 물질, 사태, 뉘앙스를 서로 코를 꿰고 사이를 잇는 그물 형국으로 관계 지어 특이한 지대(zone)를 구현해낸다는 데 있다. 그 지대는 어렵고 어색한 표현이지만 ‘범주적으로 간극적인(categorically interstitial)’ 성질을 띤다. 이를테면 기성의 인식과 문화 관습이 구분해놓은 범주들의 극단들 사이를 김범의 작품은 실체화하는 것이다.
- 「강수미와 ‘함께 보는 미술’ | 범주적으로 간극적인: 김범의 현대미술」(강수미 교수, 미술비평가) 중에서, 본문 15쪽
전혁림미술관이 위치한 이곳 봉수골은 통영시가 지정한 ‘화가 전혁림 거리’이자 ‘봉수골의 아름다운 거리’라 불리고 있다. 제주의 ‘이중섭 거리’처럼 거리와 골목 곳곳에 전혁림 화가의 작품들이 담이나 시설물에 새겨져 있으며, 개성 넘치는 식당과 카페, 공방, 공예품가게들도 있다. 무엇보다 통영을 기반으로 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업공간이 이곳에 몰려 있다는 점이 흐뭇하다. 고요하고 한적한 골목 풍경에서 봉수골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발길 닿는 곳마다.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치는 동네이다.
- 「미술관 탐방 | 푸른 바다, 그 영원한 생명 - 통영 전혁림미술관」(김명해 화가) 중에서, 본문 27쪽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의 공동 개최는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한국이 지닌 가능성을 증명하는 무대였다. K-팝과 한국영화, 한국드라마 등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여실히 증명하였으며, 행사 기간 동안 엄청난 흥행몰이에 성공한 한국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영국의 프리즈가 프리즈 서울로 동시 개최되는 만큼 국내외 수준 높은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며 미술계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전 세계 미술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 「전시 | 전 세계 미술 교류의 장, 2023 키아프·프리즈」(박영민 기자) 중에서, 본문 29쪽
제도화된 주류문화와 지배적 이데올로기로부터 이탈하려는 문화적 욕망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부모 문화의 평균적이고 획일적인 문화에 대한 반역의 움직임은 동시대 문화의 불온성으로 남아있다. 그 불온성이 거대 문화산업에 의해 배제 혹은 포섭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지배적인 상징질서를 교란하는 예측할 수 없는 청년문화의 에너지는 문화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최인호라는 이름은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청년의 스타일로 남아있으며, 청년문화는 ‘다른 미래’를 사는 방식이다. 최인호는 그 규정할 수 없는 시간의 이름이며, 최인호라는 청년의 시간은 그렇게 지속된다.
- 「테마 – 최인호와 청년문화 | 최인호라는 청년의 시간」(이광호 문학평론가, 문학과지성사 대표) 중에서, 본문 55쪽
소설가. 최인호의 소설이 드러낸 건 결국 달라진 세계, 현대성의 감각과 정서 구조였다. 최인호 소설 원작영화 중 대표작으로 남은 작품들이 모두 신선한 감각과 정서로 환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인호 그리고 그의 소설 원작영화가 우리 문화에 선사한 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 감성과 정서였다. 최인호의 작품들이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정치, 문화, 사회적 맥락에서 재평가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인호는 한국적 현대성의 원형이자 원전이다.
- 「테마 –최인호와 청년문화 | 한국 대중 서사의 원형, 최인호」 (강유정 영화평론가, 강남대 교수) 중에서, 본문 59쪽
최인호의 연극은 작가의 인생에서 청년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창작한 세 편의 희곡 중 현전하는 두 편 〈달리는 바보들〉과 〈향기로운 잠〉. 현전하지 않지만 공연 정보가 남아 있는 〈가위 바위 보〉를 살피면, 청년 세대의 정체성이 확연히 느껴진다. 젊은 청년작가의 시선으로 한국 산업 사회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세속 세계를 비판과 풍자의 시선으로 극화하였다. 타락한 속물적 인간, 기성의 권위적인 예술, 사이비 종교, 전체주의적인 사회 등을 비판하고 풍자하며 자유와 순수, 꿈과 사랑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였다 .
- 「테마 – 최인호와 청년문화 | 소설가 최인호와 연극」(홍창수 극작가, 고려대 교수) 중에서, 본문 65쪽
청춘은 너도나도 통기타 구입과 연주에 몰입했다. 적어도 청년층에게는 통기타가 보편화되면서 그 결과물인 포크는 ‘음악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송창식 이장희 한대수 김정호 등 싱어송라이터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어떤 음악장르보다도 대중가요사를 불 밝힌 음악가들을 배출했다. 비록 유신체제의 긴급조치 9호에 의한 억압으로 침체기를 맞고, 대학생들을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대중문화가 그 시대에 ‘낭만적 저항’을 제공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낭만성이 어두웠던 시대에 세대의 대중성을 확보해주었다. 관련인물을 예로 들라면 우리는 무조건 소설 영화 음악의 3중주를 일궈낸 최인호를 호명해야 한다. 모든 발버둥을 내리누르는 짙은 어둠의 중심에 은은히 퍼졌던 한 줄기, 아니 세 줄기 빛.
- 「테마 – 최인호와 청년문화 | 70년대 통기타 음악과 대중가요」(임진모 음악평론가) 중에서, 본문 69쪽
청춘의 시간에는 단 하나의 희망, 유일한 구원, 새로운 욕망, 갑작스러운 광기가 자주 일어난다. 동시에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환영이 붉게 일렁인다. ‘한여름의 전염병 같은 것’(「위대한 유산」)같이 보이지 않는 지독한 것일지도 모른다. 외부의 싱싱한 자극, 몽환적인 열기, 하지만 진짜 그가 말하려는 청춘의 유산에는 공통점이 있다. 세대를 절대 잊지 않으려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전해주는 사랑과 희망이다. 서커스 경품을 기다리던 「위대한 유산」 속 ‘그’와 「달콤한 인생」(2001)에서 화차에 깔려 죽어간 엄마를 기억하고 기다린 ‘그’는 결국 각자의 뿌리인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희망을 본다. 시대의 청춘은 덩그런 섬이 아닌, 세대의 방식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질서 있는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물고기는 계속해서 옆선을 그리기로 한다. 그것은 세대를 이어온 청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 「테마 – 최인호와 청년문화 | 물고기는 옆선을 새겨 넣는다 - 서로의 관찰하는 청춘」(박소진 시인) 중에서, 본문 55쪽
최인호 선생님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현역’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 겨우 스무 해 남짓 글을 쓴 저는 창작자가 ‘평생 현역’으로 활동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그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한 작가가 일생 동안 구현한 삶의 자세고 분투의 결과일 테니까요. 무언가 오래 지속하는 일도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선생님은 그 두 가지 일을 모두 하신 걸로 압니다. 그 보폭과 힘을 배우고 싶습니다.
-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 | 수상소감」(김애란 작가) 중에서, 본문 77쪽
시 「허공이 그릇이다」는 순수한 창작물이 아니다. 가수 겸 화가이자 배우이며 방송 MC이고 무엇보다 자전거꾼인 김창완 선생의 말과 문자 메시지들을 재구성한 것에 불과하다. 누가 저작권을 문제 삼으면(김 선생께서 그럴 리가 없기 때문에) 술 한 잔 사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선생은 흔쾌히 좋다고 하실 것이다. 김 선생과 술자리를 한 사람들이 유쾌했다고 읊조리는 것을 수차례 들었다. 최근 서울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자리를 함께 한 후 나도 똑같이 읊조리게 됐다. 그의 ‘꽉 찬 허적(虛寂)’ 덕분이다. ‘자유는 인내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철학을 지닌 분이니 사유와 언행이 충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에겐 탈속의 도인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그 충실의 답답함을 꽤 풀어주며 주흥(酒興)을 돋운다.
- 「시로 만난 별 Ⅱ 허공이 그릇이다 - 가수·배우 김창완」(장재선 시인) 시작노트 중에서, 본문 81쪽
첫사랑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아카시아 꽃잎 같은 쓴맛이 아닌 아카시아 꽃잎, 그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사랑이 와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향이 되고 누군가에게 그리고 나의 인생에서 사랑이 실수하지 않게 인간적인 향으로 다져가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좌우명이 된 ‘살면서 사랑하기’처럼 첫사랑을 그리고 짝사랑을 배워간 나는 여전히 사랑에 목마르고 사랑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 「제6회 ‘나의 첫사랑이야기’ 공모전 대상 | 첫사랑은 아카시아 꽃잎을 씹는 것처럼」(박정승) 중에서, 본문 87쪽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다큐멘터리, 흑백 기록 영상으로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식 생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게 된 아파트는 1980년대 이후 우리 삶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재산목록이자 욕망의 목표가 되었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전세 사기와 관련된 모든 사회면 기사들의 출발과 끝에도 아파트가 있다.
- 「영화 월평 | 아파트 그리고 욕망 - 〈콘크리트 유토피아〉(강유정 교수, 영화평론가) 중에서, 본문 90쪽
드라마 〈무빙〉은 집단에서 개인으로, 사회와 시대의 아픔에서 개인의 삶과 슬픔으로의 ‘무빙’하며 ‘지금 여기’의 시대정신을 보여준다. ‘하룻밤’에 읽는 문화사의 흐름이랄까. 괜히 드라마 제목이 ‘무빙’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무빙’의 중심에는 ‘프랭크’가 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거룩한 사명이 아니라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을 글로벌 빌런 프랭크는 자신의 삶을 통해 폭로하듯 보여준다.
- 「드라마 월평 | 두 편으로 읽는 ‘하룻밤’ 경제사와 문화사 - 〈셀러브리티〉, 〈무빙〉」(김민정 교수) 중에서, 본문 97쪽
심사위원장 마틴 레너트는 “심사위원 다섯 명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함께 모여 치열하게 토론을 펼쳤고 지금의 결과를 냈다”며 “좋은 작품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고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고 밝혔다. 특히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스물 다섯 편의 작품이 스물 다섯 개의 서로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각기 작품에는 다양한 문화와 시선이 들어있었고, 그러한 점에서 함께 작품을 보고 다름을 공유한는 시간은 의미있었다”고 올해 영화제를 총평했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확실히 올해 초청된 작품들이 한층 수준이 높았다.
- 「MFF 2023 | 아름다운 메스티아산맥에서 영화로 하나되는 경험」(설재원 에디터) 중에서, 본문 109쪽
개막작은 올해 초 미국에서 개봉하여 화제를 모은 존어윈Jon Erwin 감독의 〈지저스 레볼루션Jesus Revolution〉이다. 영화는 1970년대 당시 히피였던 그렉 로리(조엘 코트니)가 히피 출신 설교자인 로니 프리스비(조나단 로미)를 만나 예수를 영접하고 수많은 젊은이와 함께 삶의 의미와 진리를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 개막작 〈지저스 레블루션〉은 물론 페막작 카나이 준이치 감독의 〈마이 대디My Daddy, マイ・ダディ〉도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상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젊은 청년세대들에게 잔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20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홍보대사는 리키 김 부부가 맡았다.
- 「SIAFF 2023 | 스무 살 성년을 맞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손희 에디터) 중에서, 본문 111-112쪽
전북 부안군(군수 권익현)이 주최·주관하고 전라북도가 후원한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은 장소와 어우러지는 영화를 야외상영으로 관람하고 감독·배우들과도 직접 만나는 복합문화공간행사로 영화 상영에만 머물지 않고 변산해수욕장을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기획·총감독한 전혜정 대표는 “부안을 시작으로 ‘팝업 시네마’는 전국의 아름다운 공간을 찾아 달려가는 영화 배달서비스”가 되겠다고 밝혔다
- 「부안 무빙 |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에 반하다」(해나 에디터) 중에서, 본문 117쪽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계명국 예술감독과의 만남으로 대략적인 아트페스타의 방향이 잡히고, 기획팀과 디자인팀이 꾸려져 업무와 일정이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2023 충청남도청년아트페스타의 명칭을 정했다.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청춘’과 ‘낭만’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충남의 이름을 대놓고 표현한 CN갤러리처럼 우리의 출신을 1차원적으로 드러내고 싶다는 의견도 수용하기로 했다. 우리의 축제에는 청춘과 낭만이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충남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충남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남 사람들이 뭔가 ‘많’이 하는 것이라 말하겠다 . 〈청충남많〉, 지어놓고 보니 희망이 보인다. 아주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 「충남청년아트페스타 〈청충남많 | 청춘과 낭만의 합작에 대한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고우리 시인) 중에서, 본문 121쪽
출판사 서평
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 최인호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이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최인호는 한국문학과 한국문화사에서 축복과도 같은 존재이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작가였으며, 작사가로 문학, 영화, 드라마 등 한국문화에 끼친 최인호 작가의 영향은 신선하고 거대하다.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최인호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쿨투라는 ‘최인호와 청년문화’라는 테마로 그를 다시 호명한다.
좌담 ‘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를 호출하다’
최인호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문화사를 새롭게 쓴 영원한 청년작가이다. 최인호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평소 그를 사랑하며, 함께했던 벗들과 문화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그의 업적을 기리는 ‘최인호청년문화상’을 제정 ‘제1회 시상식’과 ‘최인호 원작영화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기획·주관사인 쿨투라 손정순 발행인의 사회로 생전 최인호 작가와 친분이 두터웠던 이장호·배창호 영화감독, 김규헌 변호사, 그리고 그의 작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연구해온 김홍준 영상자료원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홍창수 극작가를 좌담에 초대하여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에 대한 추억과 그의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누었다. 더불어 최인호청년문화상 제1회 수상자 김애란 작가 선정에 대한 심사평,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최인호원작영화 특별상영회 등에 대한 의미도 좌담에서 나누었다.
이장호 감독은 “청년문화는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당시의 청년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그때 70년대 최인호의 ‘청년문화 선언’을 통해서 무척이나 긍지를 느꼈다. 그 이전에 외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를 갖고 있었던 관객들이 점점 한국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그런 모든 시초가 최인호의 청년문화 선언 이후에 생긴 거”라고 생각했고, “이번 최인호 10주기를 맞이하면서 ‘청년문화상’이라는 이름으로 제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에 대한 의미와 그간의 여정을 설명했다.
배창호 감독은 “최인호 선생님하고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무척 가까운 관계였다”며, “영화 18편 중에서 최인호 선배님의 원작이 6편”임을 밝혔다. “시나리오를 가르친 스승”이자 “많은 영향”을 준 “학교 대선배”인 최인호 작가가 “이제는 MZ세대나 또 문학청년들한테도 선배님이 많이 잊혀져 가는데 그분이 남기신 여러 문화의 영역, 소설뿐만이 아니라 연극, 희곡, 잡지 등 다방면의 문화적인 업적을 잘 기억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규헌 변호사는 “문화라는 개념을 다수의 어떤 특정 세대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생활양식 내지 하나의 상징체계라고 볼 때 최인호 작가가 1974년도에 이르러서 이러한 청년문화라는 개념을 우리에게 제시한 것은 지금까지도 생생히 살아있다고 생각”하며, “단지 한 개인의 혁명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50년간 우리를 관통해 온, 한국 사회를 관통해 온 청년문화라는 컨셉을 이 시대에 어떻게 다시 살려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라는 점”을 언급했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이신 홍창수 교수는 “청년문화는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당시의 청년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우리는 그때 70년대 최인호의 ‘청년문화 선언’을 통해서 무척이나 긍지를 느꼈다.”고 말한다. 즉 “한글문화 전용 세대가 가요라든지 뭐 연예계 쪽이라든지 영화라든지 이런 쪽으로 상당히 독특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그 이전에 외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를 갖고 있었던 관객들이 점점 한국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유성호 교수는 “심사는 최인호 선생께서 보여주신 세계가 여러 차원에 걸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시작되었”고, ‘그 분야 전문가들을 모두 모시고 심사를 진행“하였으며, “여러 논의를 거친 끝에 심사위원들은 최인호 선생의 청년문화 정신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또 스스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이룬 작가로 김애란 작가를 제1회 수상자로 선정하였다”고 심사경위를 밝혔다.
김홍준 영상자료원장은 “1980년 봄, 남산에 있던 영화진흥공사 시사실에서 이 영화의 복원판을 보면서 정말 충격을 받았”으며, 이는 “바로 70년대 이 영화를 개봉관에서 보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제대로 보고 느낀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 영화에 참여하셨던 정일성 촬영감독님을 비롯 여러분들을 제가 영화계에 들어온 다음에 거의 다 만나 뵈었는데 이분들에게도 〈바보들의 행진〉은 굉장히 특별한 영화였다”고 전하며, ‘최인호 원작영화 특별상영회’ 작품인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은 “요즘 청년문화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 또는 낭만 같은 것들에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호 Theme ‘최인호와 청년문화’
최인호는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그의 10주기를 맞아, 쿨투라는 ‘최인호와 청년문화’라는 이름으로 그를 다시 호명하였으며, 테마 필자로 이광호 문학평론가, 강유정 영화평론가, 홍창수 극작가, 임진모 음악평론가, 박소진 시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미처 몰랐던 최인호의 다양한 작품들을 조명해 보았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최인호라는 청년의 시간”을 호명한다. “청년문화의 상징으로서의 최인호의 위치는 그가 다만 ‘청년문화’를 주장했다는 데 머물지 않”으며, “그는 스스로 그 청년문화의 심벌이 되었으며, 그의 소설들과 〈별들의 고향〉을 비롯한 문화적 텍스트들은 그 청년문화 내부의 심층적인 욕망이 무엇인가를 드러내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최인호라는 이름은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청년의 스타일로 남아있으며, 청년문화는 ‘다른 미래’를 사는 방식”이며, “최인호는 그 규정할 수 없는 시간의 이름이며, 최인호라는 청년의 시간은 그렇게 지속된다”고 평한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한국 대중 서사의 원형, 최인호”를 언급한다. “최인호는 전설이다. 사실 최인호는 이미 전설이었다. 10대 시절 신춘문예에 입선했던 최인호는 문학사에 새로운 감수성을 선사”했으며, 1972년 당시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 『별들의 고향』은 신문을 보다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매일 연재되는 소설을 보기 위해 신문을 구독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홍창수 극작가는 “소설가 최인호와 연극”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나는 작가가 연극의 주체로서 희곡을 창작하고 연극 공연에 관여했던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의 원작 소설이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예술 작품으로 재창조되어 작가와 새롭게 관계를 맺게 되는 방식”이라며, “최인호 작가만큼 소위 OSMU의 방식으로 영화, TV드라마, 연극 등 매체 전이를 통해 많은 원작 소설이 재창조된 예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평한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70년대 통기타 음악과 대중가요”의 연관성을 언급한다. “그 시절의 통기타 음악문화를 논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동반되어 언급되는 것이 ‘최인호와 청년문화’와의 관련성이다. 최인호는 소설과 문학 분야에서의 위상, 영화 역사에서의 존재, 이 둘만으로도 거대함과 각별성을 내뿜지만 대중음악과도 접점을 갖는다는 점에서 한층 경이롭다. 1974년의 문제작 〈별들의 고향〉을 흔히 청년문화의 세 기수, 문학(최인호) 영화(이장호) 음악(이장희) 세 분야의 ‘영 건’이 엮어낸 산물이라는 통상적 규정은 정확하다. 단순히 셋을 나열한 것이 아닌, 내적 연관성을 간파한 수식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박소진 시인은 “물고기는 옆선을 새겨 넣는다”며, “서로의 관찰하는 청춘”을 시인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모든 물고기는 같은 위치에 하나의 선을 새겨 놓는다. 하나의 측선을 갖는다. 그것은 물체나 다른 생물을 관찰하거나, 물의 흐름의 변화를 감수하는 촉각기관이다. 그야말로 물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자신의 몸에 진동이 생기면서 곧 감각세포가 작동하면서 무엇인가를 느낀다는 것인데, 이런 옆줄을 가진 물고기가 떠다니듯 헤엄치는 것은 마치 최인호의 청춘들뿐만 아니라 시대라는 수류를 따라 지나온 모든 이들의 몸짓과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9월의 다양한 문화 리뷰들
강수미와 ‘함께 보는 미술’은 “범주적으로 간극적인: 김범의 현대미술”을 조명했다, 김명해 화가는 “푸른 바다, 그 영원한 생명”을 간직한 통영 전혁림미술관을 탐방했으며, 박영민 기자는 “전 세계 미술 교류의 장, 2023 키아프·프리즈”를 소개하며, 《2023 키아프 서울》에서 단독부스로 선보이는 장갑작가 정경연 전시를 프리뷰하였다.
장재선 시인의 ‘시로 만난 별Ⅱ’은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을 “허공이 그릇이다”라는 제목으로 노래하고, 이승하 박미자 시인의 ‘새 시집 속의 시’를 소개한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교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아파트 그리고 욕망”으로 분석하며, 드라마평론가 김민정 교수는 “두 편으로 읽는 ‘하룻밤’ 경제사와 문화사”로〈셀러브리티〉와 〈무빙〉을 평했다.
그리고 설재원 에디터가 작년에 이어 다시 초대받은 조지아 ‘MFF 2023’는 ’“아름다운 메스티아산맥에서 영화로 하나되는 경험”을 리얼하게 전한다. 이외에도 스무 살 성년을 맞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과 충남청년아트페스타 〈청충남많〉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선보인다.
더불어 〈나의 첫사랑이야기〉 공모전 당선작 발표와 대상 수상작(박정승) 「첫사랑은 아카시아 꽃잎을 씹는 것처럼」을 싣는다.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를 보내며,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기본정보
ISSN발행(출시)일자쪽수총권수
19750951 |
2023년 09월 06일 |
준비중 |
1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