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이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나도 행복하고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지옥 같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흘러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전자인 경우는 속칭 행복 전도사, 종교인이라는 타이틀로 남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니면 정말 신의 경지까지 오른 사람으로서 본인 스스로를 컨트롤 하며 항상 행복바이러스를 뿜어내는 사람이거나.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일 것이다. 후자와 같은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고통을 끊임없이 호소하기 때문에 전자와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 거라고 확신한다. 하루라는 24시간 중에 걱정과 고민, 불만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51% 이상이라면 그것이야 말로 지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무리 사는 게 힘들다 하여 쉽게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에게 불을 갖다 주었다는 이유로 제우스의 노여움을 산 프로메테우 역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지만, 다음 날이면 그의 간은 새롭게 생성되어 있었다. 그는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겪게 되지만 절대 죽지는 않는다. 죽지 않는 게 아니라 죽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의 고통은 진행 중이다.
"사는 것 참 삐~ 같네."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지만 단 하루만큼은, 하루가 아니라면 잠시만이라도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고 싶고, 잊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욕망이 쌓이고 쌓여 폭발하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자우림의 [일탈]이란 노래에서도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오지 않는가.
할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 자우림의 일탈 中 -
늘 그러하듯 내일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들을 보고 좌절감에 빠질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훌쩍 떠나고 싶은 것이다. 일단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이라는 자세. 전혀 근본 없고 뜬금 없으며 어디서부터 나온 자신감인지 알 수 없는 무모한 자신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일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누구나 다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사는 것 참 삐~ 같다." -> "에라 모르겠다."
머릿속에서는 위와 같은 두 문장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일탈은 이루어진다. "에라 모르겠다."는 표현은 미래시점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완전히 배제한 표현이다. 지극히 현재시점을 중점으로 두고 있는 표현이다. 그렇기에 그에 따른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이 말 한마디로 지옥에서 바로 천국으로 직형열차를 타게 되는 것이다.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우중충하지도 않은,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릴 정도의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날, 책상머리에서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쥐어짜면서 돌리고 있었다면 이 말 한마디 외치고 무작정 밖으로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에라 모르겠다."
Daybreak - 에라 모르겠다
햇볕이 뽀송뽀송한 이불만큼 따스하단 말이죠
머릿속엔 할 일들이 태산만큼이나 많단 말이죠
지름길을 알고는 있지만 돌아가고 싶은 날이에요
이런 날엔 이런 날엔 정말 어떡해야 할까요
에라 모르겠다 집에 안 갈랜다
바람 속에 실려 온 이 기분을 맘껏 즐길랜다
에라 모르겠다 다 털어버린다
이런 날엔 이런 날엔 그럴랜다
헤드폰 볼륨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단 말이죠
살랑살랑 바람소리 반주삼아 노랠 흥얼거리죠
이 순간만큼은 사랑조차도 잊어버리게 된단 말이죠
이런 날엔 이런 날엔 정말 어떡해야 할까요
에라 모르겠다 집에 안 갈랜다
바람 속에 실려 온 이 기분을 맘껏 즐길랜다
에라 모르겠다 다 털어버린다
이런 날엔 이런 날엔 그럴랜다
에라 모르겠다 집에 안 갈랜다
바람 속에 실려온 이 기분을 맘껏 즐길란다
에라 모르겠다 다 털어버린다
이런 날엔 이런 날엔 그럴랜다
첫댓글 와 후기 멋져요!!
감사합니다~ ㅋㅋ 좋은 음악 많이 들으세요~ ㅋㅋ
사는 것 참 x같다..의 x가 바로 떠오르는 전 타락한건가요?ㅋ 암튼 후기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