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심야버스 타고, 오랜만에 차 안에서 둥근 달 싫컿 보았다.
새벽에 진주에 도착, 목욕을 한 후, 남강 다리 위를 혼자 산책 하였다.
내 진주를 떠날 때는 저 보름달이었건만, 이제는 70 노인.
저 강물에 떨어진 달빛처럼 애잔하고 외롭다.
강에는 유등이 뜨있다. 문득 어떤 시가 생각났다.
의 암
獨峭其巖 特立其女 (독초기암 특립기녀) 홀로 가파른 그 바위, 우뚝 선 그 여인
女非斯巖 焉得死所 (여비사암 언득사소) 저 여인, 이 바위 아니면 어디서 죽을 곳을 얻으며
巖非詐女 烏得義聲 (암비사녀 오득의성) 저 바위, 이 여인 아니면 어디서 의롭단 말 들으리
一江高巖 萬古芳貞 (일강고암 만고방정) 한 줄기 강, 높은 바위, 만고에 꽃다우리라.
정태수 총장님의 가계사수필에 소개된 시다.
내 일찌기 이태백 두보 왕유 소동파 등 내노라하는 시인의
시는 대략 외우고 다녀지만, 이런 멋떨어진 시가 진주
의암 옆 비각 속에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진주 사람들아 무슨 술레잡기 놀이 하나?
더이상 이 보물같은 시를 비각 속에 숨겨놓지 말길 바란다.
강물의 대형 유등 속에 이런 시를 붓글씨로 써서 띄우면..,
매난국죽 사군자도 좀 그려서 띄우고....,
이왕이면 강물에 몸 던진 논개 모습도 동양화로...
진주에 서예가 많겠다, 동양화 화가 많겠다.
개천예술제 제전위원장 조구배도 화가다, 그는 진고 내 동기다.
예술제 하는 밤 강물에 이왕 등 띄우는거..,
시서화 가득 묵향으로 덮는다고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기다 분명히 밝히고 싶다.
아침에 고종4촌형 빈소에 향 하나 사루고, 오후 4시에 행사장에 갔다.
거기 다정한 형님 누님같은 문우들, 그리고 동생 문우들 항그석 있다.
서너번 만나다 보니,낮도 익고 많이 친하다.
서로 손 잡고 반가워 죽것다고 한참 떠들었다.
맑고 하얀 향을 풍기는 꽃이 소심이다.
소심 김정희 여사는 내 동기 김두진 교수 숙모님이다.
나는 그 분의 시를 데기 좋아한다.
나는 그 분을 데기 사랑한다.
그 분은 새비리에 한옥을 세채나 지어놓고 있다.
진주 문인들에게 이런 좋은 찬스도 없다.
그 집을 진주 문인들이 쓰도록 제공할 의향도 있다.
내가 진주 살았다면....
<소심 김정희 문학 기념관> 간판 하나 달아드리고
당장 사용하자고 진주 문인들 설득하러 돌아당겼을 것이다.
출향 문인들 떼거리로 진주 가면 숙소로도...?
부산의 정재필 성종화 김상남 전임 회장 성님들.김덕남 누님.
최낙인 홍성실 강천형 정옥길...선배님...
그리고 나이는 거의 가장 쫄따구면서 남강문우회 회장으로
의욕적으로 일하는 왕양용교수, 뒤에서 소리없이 돕는 서창국 국장.
다 그리운 얼굴들이다.
강희근 교수님을 필두로 한 진주 문인들 대거 참석도 진일보한 발전.
서울은 한국 문인협회 고문 청다 이유식 선배님.
국악방송 그 바쁜 와중에도 꼭 내려오는 박준영 사장님.
현역 수필문학사 강석호 사장님 이자야 편집장님
그 성의도 알아줘야 한다.
안와서 못 봐서 섭섭한 분도 있다.
남강문우회 싸이트 카페지기 대구 김혜숙 교장선생님,
부산의 참기름 허일만선배님, 해운대 황소지 선배님.
창원 정목일, 합천 이영성, 해운대 양동근 못뵈서 섭섭했다.
행사진행으로 분위기 엎 시킨 분은 이숙례 시인.
미인 후배님 사회로 시와 수필이 우아하게 분위기 있게 낭송되고....
진주라 천리길 독창, 여류들의 합창도 나오고..
최낙인 선배님 제자 진주교대 총장님 인사말도 나오고,,,
이 중 이유식 문인협회 고문과 진주 최용호 선배님 축사가 압권.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자는 이유식 고문의 말씀
유등을 올해 처음 카나다에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는 소식 전해준
최용호 선배님.
참석 전회원에게 제일식당 점심 제공을 선언한 정봉화 선배님
그 말씀들 모두 진주 석쇠불고기처럼 맛 났다.
밤엔 지리산 연수원에서 자고 아침엔 중산리 둘러
남명선생 유허지 둘러보고, 제일식당 비빔밥 먹은 후
서장대 다시 보고 동방호텔 옆 터미날서 서울 부산 팀들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
'어이 김창현 교수,자네하고 그냥 헤어지기 너무 섭섭타!
둘이 이별주 한잔 하세.'
홍성실 선배님이 맥주 한 병 사서 버스에 올라온다. 둘이 나란히 않아
잔 비웠다. 그 따뜻한 맘 천리길 올라오는 내내 고마웠씁니다.
성실이 성님! 건강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