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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회 임시회 5분자유발언 | |
제 목 : 아이들의 미래는 모든 노동현장에 있습니다. | |
일 시 : 2019. 1. 28 | 기획행정위원회 이정화 의원 |
❍ 반갑습니다. 수영구 출신 기획행정위원회 이정화 의원입니다.
❍ 본 의원은 오늘 ‘미래를 함께여는 부산교육’ 이라는 기치 아래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근무현실과 그 분들의 목소리를 전해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 지난 해, 수영구 한 학생의 요청으로 시작 된 이야기입니다. 학교의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의 선거공약이 ‘급식시간에 학교에서 수저를 지급하겠다.’ 였습니다. 전교회장이 된 학생은 담당교사, 학교교장, 교육청에 개선을 요청해도 예산이 부족해서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당시 구의원이었던 저에게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 본 의원이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가 학교급식이 막 시작되던 때 였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학교급식이 안정화 되지 못했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지난 7월, 시의원이 된 후 교육청에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했고, 올 해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 그러나 연말이 되어 학교급식노동자들께선 근무조건 개선 없이 급식수저를 챙기는 업무까지 더해지면 감당할 수 있는 업무강도를 벗어난다며 본 의원을 찾아오셨습니다. 당시엔 급식수저 때문에 근무인원이 증원되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학비노조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울음바다인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례집의 일부 내용을 읽어드리겠습니다.
❍ “위생검사를 나온 교육청 직원은 우리보고 공무원이니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라고 한다. 내가 공무원이었나? 영양사 선생님은 우릴 보고 여사님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아줌마 또는 저기요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난 어떤 호칭으로도 불려본적 없다... 같은 학교 공간에서 일을 하나 우리는 투명인간이다. 태풍이 심하게 분 어느날 학교선생님과 학생들에게는 태풍에 의해 학교를 휴교한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누구도 문자하나 보내주지 않았고 결국은 태풍속에 출근 하여 김치를 담근 기억이 있다. 그때 언니들이 “말로는 공무원이라고 품위 지키라고 하면서 막상 이런 일이 생기면 연락해주는 사람 한사람 없고 우리는 사람도 아니고 투명인간이다. 라고 말했다. 난 1년짜리 기간제 계약직이다. 언니들이 수술하지 않는 이상 출근하라고 한다. 아프다고 결근하면 찍힌단다. 무기계약직이 안될 수도 있으니 늘 조심하고 실수하지 말라고 한다. 영양사 선생님 눈에 찍히면 괴로우니 말대꾸도 하지 말라고 한다. 급식실 언니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통증클리닉이나 병원을 다닌다. 너무 고된 노동에 몸이 성한 곳이 없다. 난 두렵다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이처럼 힘들지만 저임금으로 일을 하니 남자직원은 없다. 급식실의 연령대는 주로 50대이다. 엄청난 노동강도에 처음 한 달은 눈물로 보냈다. 밖에서 보는 급식실은 그냥 바쁘게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일을 한다. 노동은 아름다운 것이고 고귀한 것이라 배웠다. 그러나 피곤에 쩔어 집에 오면 꼼짝도 못하고 주말이면 아이와 놀아주지도 못한다. 월급의 많은 부분은 파스비 병원비로 쓰인다. 엄청난 노동강도를 견디면서 일을 하는 많은 선배님들께 존경의 마음이 든다. 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 본 의원의 부모님도 현장근무 노동자입니다. 어릴적 퇴근하고 오셔서 삭신이 쑤신다는 말씀에 일을 하면 원래 몸이 아픈건 줄 알았습니다. 그때는 어깨 주물러 드리면서 효도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러나 몸이 아플 정도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지금은,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부모님 어깨 주무르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을 지켜드려야 하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합다.
❍ 학교급식 노동자들은 그나마 노동조합이 있기에 토론회를 열었고 이렇게 5분 자유발언 주제가 되었습니다. 부산시와 교육청이 관계된 노동현장에서 노동조합도 만들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는 노동자들은 없는지 살피고, 아프고 힘들다고 울지 않아도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선행조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 아이들의 미래는 대한민국 모든 노동현장에 있습니다. 교육청 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힘 닿는 곳은 모두 함께 개선해 나가길 바라며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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